이달 1일부터 항우울제 SSRI 계열 의약품, 횟수 제한없이 처방 가능
렉사프로∙졸로푸트∙듀미록스 등 주요 SSRI 매출 상승 기대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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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여전히 우울증 환자들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는 가운데 우울증 치료제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가 정신건강의학과 이외에 내과, 신경과 등도 반복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개발사, 환자 모두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SSRI 항우울제 급여기준 관련 질의 및 응답’을 통해 변경된 SSRI 처방 기준을 발표하며 이달 1일부터 기준을 완화했다. 

이에 국내에서 시장 강자로 분류되는 룬드벡 렉사프로(성분명 에스시탈로프람) 외에도 비아트리스 졸로푸트(설트랄린), JW중외제약 듀미록스(플루복사민) 등도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국내서 시장 규모 높은 SSRI

처방 기준 완화로 매출 상승 가능성 ↑

SSRI는 항우울 효과가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재흡수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신경세포말단에서 세로토닌 작용을 증강시키는 약제로, 우울증, 공황장애 등 불안장애에 쓰이고 있다. 

SSRI 계열 치료제는 1988년 릴리가 프로작(플루옥세틴)을 출시하며 시장에 처음 등장했다. 그 후 CNS 전문회사로 분류되는 룬드벡이 셀렉사(시탈로프람), 셀렉사의 S-이성질체 렉사프로를 개발하며 시장 장악에 성공했다. SSRI는 지금도 항우울제 시장 절반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은 정신과 전문의 외에 우울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2개월 내 1회 정량만을 처방할 수 있었지만 정신과 자문 없이 처방할 수 있게 되며 환자와 개발사 모두 만족하고 있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정신건강의학과 등 관련 학회와 'SSRI 항우울제 처방'지침 개선 논의를 지속 진행해왔다. 특히 지난 10월 열린 보건복지부 대상 국정감사에서도 SSRI 처방 제한이 완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보건복지부는 관련 업계의 의견 수렴을 통해 처방 관련 지침을 질의‧응답 형태로 공개하고 이달 1일부터 처방 기준 완화를 결정했다. 단, 기간은 기존처럼 1회 처방 시 60일 범위 이내다.

이는 경증 우울증을 앓는 환자들이 약제 접근성을 키워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신과 방문을 기피하는 우리나라 정서상 접근성이 좋은 1차 의료기관에서 항우울제를 처방받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환영의 목소리가 크다는 분석이다. 

SSRI를 처방받는 한 한자는 “약을 처방 받을 시기에 맞춰 정신과에 방문하면, 다른 환자들도 많고 증상을 호소하는 것을 보면서 다시금 불안해지기도 한다”며 “약이 필요할 때 마다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처방받을 수 있어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SSRI 개발사들도 매출 상승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룬드백 외에도 JW중외제약, 비아트리스, GSK 등이 SSRI 계열 치료제를 판매하고 있다. 또 다양한 정신질환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는 환인제약 등이 반사 이익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SSRI 계열 매출은 렉사프로가 268억원을 기록했고 졸로푸트(65억원), 팍실(파록세틴)이 44억원을 올리며 그 뒤를 이었다. 환인제약 에프람(에스시탈로프람)은 제네릭임에도 불구하고 77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CNS 전문회사의 위용을 보여줬다. 

물론 SSRI 처방이 상대적으로 쉬워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SSRI 부작용이 우려돼 항불안제로 치료제를 바꾸는 경우도 있어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과 처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SSRI 치료제에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CNS 치료제는 처방은 신중히 진행돼야 해야한다”며 “다만, 환자의 약제 및 1차 의료기관 접근성 측면으로 비춰봤을 때 혜택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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