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서호석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서호석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서호석 교수

임상상 및 소견

서혜부 탈장 수술은 이집트 파피루스에도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그 역사가 매우 길다. 20세기에 들어서 Eduardo Bassini, Henry Orlando Marcy, Chester McVay, Earle Shouldice 등 여러 의사들에 의하여 각자의 이름을 딴 여러 가지 수술 방법이 개발되었다.

대부분의 방법들은 탈장낭을 봉합하여 복강내로 환원시킨 뒤, 복벽의 구조물을 이용하여 후벽의 보강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20세기 후반에는 Francis Cowgil Usher와 Irving Lichtenstein에 의하여 인공막을 이용한 무긴장 탈장교정술(tension-free repair)이 개발되었고, 이후 복강경을 이용한 후복벽 접근 방법이 개발되면서 널리 시행되었다.

현재는 접근 방법(절개/복강경/로봇)과 인공막 사용 유무에 따른 다양한 방법들이 각각의 장단점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

이 글에서 각 수술 방법의 장단점에 대하여는 논하지 않을 것이며,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그리고 많이 시행되고 있는 인공막을 사용하는 복강경 혹은 로봇을 이용한 후복벽 접근 방법에 대하여 알아본다.

복강경 혹은 로봇을 이용한 후복벽 접근 방법은 접근 경로에 따라서 복강내 접근법(trans abdominal preperitoneal approach, TAPP)과 복막외 접근법(totally extraperitoneal approach, TEP)으로 나뉘며, 투관침의 개수에 따라 단일공(single-port) 접근법과 다중공(multi-port) 접근법으로 나눌 수 있으나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인공막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탈장수술에서 인공막의 장점은 긴장을 적게 유지함으로써 수술 후 통증을 줄여주며 합병증 및 재발률을 감소시킨다는 것이고, 단점은 감염이 발생할 경우 재수술을 통하여 제거해야 하며, 드물지만 만성 통증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복강경 혹은 로봇을 이용한 후복벽 접근 방법에서 인공막을 삽입하는 경우, 시술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인공막의 위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하여 인공막을 복벽내 구조물에 고정하는 경우가 있다. 인공막의 고정 여부와 고정 방법에 대하여 많은 문헌에서 고찰하였고, 주요 문헌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Tack을 이용한 고정 방법
- 고정하지 않는 방법과 비교하여 재발률에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 고정하지 않는 방법과 비교하여 수술 후 통증이 더 심하였다.

2. Glue를 이용한 고정 방법
- 재발률은 tack을 이용한 고정 방법과 고정을 하지 않는 방법에서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 수술 후 통증 측면에 있어 tack을 이용한 고정 방법보다 우월하였고, 고정을 하지 않는 방법과는 의미있는 차이는 없었다.

문헌에서 볼 수 있듯이 인공막의 고정은 필수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한탈장학회에서 진행했던 조사에 의하면 다수가 인공막을 사용하여 고정하는 것을 선호하였고, tack을 이용한 방법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tack에 의한 수술 후 통증과 관련된 연구가 보고되면서 glue를 이용한 방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단일공 복강경 혹은 로봇을 이용한 복막외 접근법을 선호한다. 비록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으나, 수술이 간단하고 통증이 적으며 재발률이 낮기 때문이다. 총 수술 시간은 환자의 상태, 탈장낭과 주변 조직의 유착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20-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배꼽을 절개하여 복직근의 뒤쪽 근막까지 접근한 후 다중 채널 단일공 포트를 삽입한 후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이용하여 탈장 부위까지 박리하며 접근한다. 직/간접 탈장을 확인한 후 탈장낭을 주변 조직에서 박리하여 고위결찰술(high ligation)을 시행한다.

주변 조직을 확실히 박리한 후(parietalization) 인공막을 삽입한다. 필자는 fibrin glue (그린플라스트®큐)를 이용한 인공막 고정 방법을 선호하는데, 사용이 간편하고 수술 후 통증의 위험이 적으며 박리된 조직 주변에서 미세하게 발생한 출혈 등을 같이 해결할 수도 있어 접착제와 지혈제의 효과를 동시에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삽입한 인공막 위에 그린플라스트®큐를 적용한 이후 카메라로 수술 부위를 관찰하면서 가스를 배출시키고 배꼽을 봉합한 뒤 수술을 마치게 된다 <그림 1>.

그림 1. 인공막 위에 그린플라스트®큐를 적용한이후의 수술 부위
그림 1. 인공막 위에 그린플라스트®큐를 적용한이후의 수술 부위

본 증례의 경우, 많은 기저 질환과 항혈전제의 복용으로 인하여 수술 후 출혈의 가능성이 높았다. 이런 경우 그린플라스트®큐의 적용이 지혈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용상 주의사항

양이 적고 잘 흐르기 때문에 인공막 주변의 적절한 위치(탈장낭을 박리한 주변 등)에 정확히 적용해야 한다. 양이 많은 출혈에는 지혈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확실한 지혈 이후 적용해야 한다.

결론 및 고찰

탈장 수술에 있어 접근 방법과 인공막의 사용 여부 및 고정 여부에 따라서는 아직도 논의가 진행 중이다. 향후 잘 계획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현재 가장 널리 시행되고 있는 복강경 혹은 로봇을 이용한 접근법에서 인공막을 고정할 경우에는 glue를 이용한 방법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이때 그린플라스트®큐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은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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