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태호 교수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태호 교수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태호 교수

임상상 및 소견

조기 위암 병변의 치료에서, 크기가 2 cm 이하이고 조직 분화도가 좋으며 궤양이 없고 점막에 국한된 위암은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 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 의 절대 적응증으로 인정된다. 한편, 병변의 크기가 2 cm 보다 크고 궤양이 없거나 3 cm 이하면서 분화도가 좋은 점막에 국한된 위암, 분화도는 좋지 않으나 2 cm 이하로 궤양이 없는 점막에 국한된 위암도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의 확대 적응증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ESD의 경우 약 3.5%~7%에서 시술 관련 의미 있는 출혈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술 후 발생하는 출혈에 대한 대책이 매우 중요하다. 2020년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발표 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연출혈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해 시술 직후 절제 궤양면에서 관찰되는 혈관을 예방적으로 지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또한 시술로 인한 궤양과 연관된 증상과 합병증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프로톤펌프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고령 환자들이 뇌혈관 및 심혈관 질환을 동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항혈소판제나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어 출혈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국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ESD와 같은 초고위험 내시경 시술의 경우 약제의 종류에 따라 48시간-7일 동안 시술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환자들은 다른 환자들에 비해 출혈 의 위험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본 환자의 경우, 심방세동 및 당뇨병, 고혈압 등의 기저질 환으로 와파린을 포함한 여러 약물을 복용 중이었으며, 시술 3일 전부터 와파린 복용을 중단한 후 ESD를 시행받았다. 시술 후 시술 당일 시술 부위에 지연 출혈이 발생하였고, 헤모클립을 이용한 내시경적 지혈술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출혈량이 많고 범위가 넓어 지혈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 지 않았다(그림 2).

그림 2. 헤모클립을 이용한 내시경적 지혈술
그림 2. 헤모클립을 이용한 내시경적 지혈술

이에 추가 지혈 치료로 피브린 글루(그린플라스트® 큐)를 병변의 표면에 전용 카테터를 이용하여 도포하였다(그림 3).

그림 3. 피브린 글루(그린플라스트® 큐)를 시술 부위에 도포하여 추가적인 지혈 치료를 시행
그림 3. 피브린 글루(그린플라스트® 큐)를 시술 부위에 도포하여 추가적인 지혈 치료를 시행

지혈 치료의 확인 및 필요시 추가적인 지 혈 치료를 위해 혈관조영술을 시행하였으며 추가적인 출혈 이 보이지 않아 프로톤펌프억제제를 투여하며 경과를 관찰 하였다. 시술 1주째에 시행한 추적 내시경 검사에서 시술 부 위에 추가 출혈은 관찰되지 않았고 내시경 지혈 시 사용하 였던 헤모클립의 일부가 관찰되었다. 환자는 이후 추가 출혈 없이 퇴원하여 추적 관찰 중이다.

사용상 주의사항

본 증례에 사용한 피브린글루(그린플라스트®큐)는 human fibrinogen과 aprotinin이 들어있는 syringe 1과 thrombin 및 calcium chloride가 들어 있는 syringe 2의 내용물이 전용 내시경 카테터를 통해 동시에 주입되어 지혈 작용을 하는 것으로, 냉동보관 상태로부터 해동 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실온에서는 30-50분, 37℃ 이하의 멸균된 따뜻한 물에서는 5분 정도의 해동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의 해야 한다.

해동 후 72시간은 실온 보관하여 사용할 수 있으나, 해동 후 재냉동 시엔 단백질 변성으로 응고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해동 후 재냉동은 금해야 한다. 내시경으로 피브린 글루(그린플라스트® 큐)를 도포할 때는 액체 상태로 도포되므로 중력의 영향을 고려하여 도포 방향을 결정하여야 한다.

또한 혈관 내로 주입되는 경우 혈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혈관 내로 주입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결론

상부 위장관 출혈의 경우, 비정맥류 상부 위장관 출혈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헤모클립이나 전기소작술 등을 이용한 내시경적 지혈 치료 및 경우에 따라 에피네프린 국소 주입요법의 추가 사용을 표준 치료로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표준 치료에도 불구하고 출혈이 지속되는 경우 혈관 조영술이나 수술적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2021년에 발표 된 최신의 European Society of Gastrointestinal Endoscopy (ESGE) Guideline에 따르면 국소 지혈제를 이용한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아직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나, 피브린 글루를 상부 위장관 출혈의 치료, 재출혈 및 시술 후 지연출혈의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이를 통 해 시술 관련 합병증 및 사망률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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