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12월 중 일차의료 심층상담 시범사업 추진 계획
임현택 회장 "숨통은 트이겠지만 근본 해결 안 돼"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고사 직전인 소아청소년과가 새로운 시범사업 추진으로 심폐소생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소청과 회생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협의체 운영을 통해 일차의료 심층상담 시범사업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이들 단체는 오는 12월 중 일차의료 심층상담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에 따라 시점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일차의료 심층상담 시범사업을 위해 최근 '아동 건강전담의 건강보험 시범사업 모형개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소청과는 저출산으로 인한 소아 인구 감소와 코로나19(COVID-19) 장기화에 따라 아동의 감염성 질환 진료 감소 및 병의원 방문 기피로 진료량이 급감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소청과 의원 개설은 연평균 1.6% 증가했지만, 폐업은 14.6% 증가했다. 또 전공의 지원도 감소하는 등 진료 인프라가 붕괴 직전인 상황이다. 

아동 건강전담의 건강보험 시범사업은 소청과 일차의원 의사가 아동의 건강전담의로서, 감염병 등 질환 중심의 진료를 넘어 맞춤형 육아상담, 질병 예방,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해 생애주기별 아동의 건강 예방관리와 건강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시범사업 수가 심층 교육·상담료 5만원 선

시범사업 대상자는 보호자 만족도를 높이고, 보호자 필요도가 높은 만 0세부터 만 2세 아동이 포함된다.

시범사업 참여 대상기관은 소청과 의원과 타 진료과목 의원에 근무하는 소청과 전문의, 병원급 의료기관 근무 소청과 전문의, 영유아 건강검진기관 근무 의사 등으로 제한했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기관은 건강보험 재정 상황을 고려해 소청과 전문의 1인당 진료 담당 아동을 연간 150~250명 선으로 설계됐다.

시범사업 서비스 수가는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진료수가를 적용하되, 제도 지속 실행을 위해 등록 아동 1인당 인두제 방시과 행위별 수가를 혼합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가칭)심층 교육·상담료는 아동에게 기본진찰 외 사업의 표준화된 프로토콜에 따라 전문적이고 맞춤형 교육·상담을 제공하며, 최소 20분 이상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 신청이 가능하다.

(가칭)추가 교육·상담료는 심층 이후 추가적인 교육·상담이 필요한 경우 실시하고, 최소 15분 이상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 신청 가능하다는 것이다.

시범사업 수가 수준은 의료계 의견수렴과 유사 시범사업 수가 검토 등을 통해 소청과 의사가 아동 진료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가칭)심층 교육·상담료는 5만원, 추가 교육·상담료는 2만 5000원으로 산정됐다.

연구진은 시범사업 지속 가능성과 본사업 전환을 위해서는 평가 필요성도 제안했다.

연구진은 "지속적 평가를 통해 시범사업의 지속, 확대, 중단여부 등을 결정하는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며 "시범사업 평가는 사업 시행 1, 2년간은 사업 성과에 대한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마지막 3년차는 사업에 대한 효과성 평가를 실시하는 평가체계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소청과醫, 숨통은 트이지만 수가 매우 낮아 근본 해결 안 돼 

이런 정부 측 연구결과에 대해 소청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소청과 개원가에 어느 정도 숨통은 트일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미 소청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 비전문가들도 육아상담 및 질병 예방 등 상담 등으로 30만원 대 비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심층 교육·상담료 5만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시범사업 수가가 너무 적다"며 "비전문가들도 육아 상담 등으로 최소 30만원 이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청과의사회는 매년 2회씩 회원들을 대상으로 연수강좌를 통해 육아 및 질병예방, 생애주기별 아동 건강관리에 대해 교육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수가가 없는 상황에 대해 회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소청과 의사들의 육아 상담 등에 보호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의사들은 사명감만으로 수가도 없이 이제까지 부모들에게 교육 상담과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일차의료 심층상담 시범사업이 소청과 개원가에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미흡하다며, 파격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청과 위기를 타개하려면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임현택 회장은 지적했다.

영유아 및 아동, 청소년의 건강관리와 진료 인프라 붕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정책 수가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일본은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정부차원에서 소청과의 인프라 유지를 위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원했다"며 "우리 정부도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과정에서 정책 수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이유로 위기의 소청과의 대폭적 지원이 어렵다면 정부가 일반 회계예산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임 회장은 주장이다.

복지부 보험급여과 관계자는 "일차의료 심층상담 시범사업 추진과 관련해 11월 초 건정심에 상정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건정심을 통과할 경우 12월 중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일차의료 심층상담 시범사업과 필수의료 확충 계획이 맞물려 있어 필수의료 확충 계획 여부를 봐가면서 시기를 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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