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최종영 교수팀, 간이식 후 10년 경과 환자 혈액·장내균총 분석
건강한 사람보다 기능성 장내균총 부족…유익균인 '페칼리박테리움' 가장 감소

▲(좌부터)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최종영 교수,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 가톨릭의대 의생명과학교실 조미라 교수, 전주연 연구교수.
▲(좌부터)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최종영 교수,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 가톨릭의대 의생명과학교실 조미라 교수, 전주연 연구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간이식 환자 면역상태에 영향을 주는 기능성 장내균총을 규명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최종영(공동 교신저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공동 제1저자) 교수팀이 간이식 후 평균 10년 이상 지난 환자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건강한 사람에 비해 기능성 장내균총이 부족했다. 그중에서도 면역력을 높이는 장내 유익균인 페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이 가장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 이식 환자의 면역상태와 장내균총(microbiomes)의 상관관계를 본 이번 연구는 가톨릭의대 의생명과학교실 조미라 교수(공동 교신저자), 전주연 연구교수(공동 제1저자)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이번 연구는 간이식 후 장기간 지난 뒤 사람의 장에 존재하는 전체 미생물 집단인 장내균총을 분석, 기능성 장내균총이 환자의 면역상태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증명한 첫 연구다.

연구팀은 간이식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환자 27명과 건강한 대조군 20명의 혈액 및 장내균총을 조사했다. 간이식 환자 모두 혈액검사 결과 간 기능이 정상으로 유지됐다. 그중 22명은 여전히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5명은 면역억제제를 중단한 면역관용 환자였다.

혈액 면역세포 분석 결과, 간이식 환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면역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조절T세포(regulatory T cell)가 감소했고 염증성 세포인 T 도움 17세포(T helper 17 cell)는 증가했다.

장내균총 분석에서 간이식 환자들은 이식 후 장기간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대조군에 비해 장내균총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균총 구성이 다른 것을 확인했다.

▲간이식 환자와 건강한 대조군의 혈액 및 장내균총 분석 결과. 간이식 환자(LT patients)와 건강한 대조군(Healthy) 사이의 혈액 내 면역세포 및 장내균총을 분석했다. 간이식 후 장기간 지난 간이식 환자에서 여전히 면역 불균형이 있고, 대조군에 비해 장내균총의 다양성이 떨어졌으며 유익균인 페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은 감소했다. 페칼리박테리움의 면역조절 기능은 실험 및 면역관용환자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재확인했다.
▲간이식 환자와 건강한 대조군의 혈액 및 장내균총 분석 결과. 간이식 환자(LT patients)와 건강한 대조군(Healthy) 사이의 혈액 내 면역세포 및 장내균총을 분석했다. 간이식 후 장기간 지난 간이식 환자에서 여전히 면역 불균형이 있고, 대조군에 비해 장내균총의 다양성이 떨어졌으며 유익균인 페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은 감소했다. 페칼리박테리움의 면역조절 기능은 실험 및 면역관용환자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재확인했다.

이어 구성 차이가 나는 세부 균총과 면역상태(면역항상성)에 영향을 주는 균총을 규명하고자 세부분석을 시행했다. 상세분석을 통해 그중에서도 페칼리박테리움이 가장 감소됐음을 확인했다. 즉, 간이식 환자의 페칼리박테리움 감소와 불안정한 면역상태가 연관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간이식 환자의 혈액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페칼리박테리움 혹은 그 대사산물인 부티르산을 투여했을 때 감소됐던 조절T세포가 회복(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간이식 환자들과 면역억제제를 중단하고도 면역상태를 잘 유지하는 면역관용 환자들과 비교했을 때, 페칼리박테리움과 조절 T세포가 회복돼 규명한 기능성 장내균총의 역할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순규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기능성 장내균총을 규명할 수 있었다"며 "이는 간이식 환자의 면역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및 면역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약제 개발을 위한 타깃으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종영 교수는 "간 이식은 이식 수술 후 새로운 간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결과로 기능성 장내균총을 이용한 신약이 개발된다면 간 이식 환자가 이식 후 면역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Gut Microbes 8월 11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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