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지침서 '병원 매출 전략' 펴낸 GF소아청소년과 김우성 대표원장

GF소아청소년과 김우성 대표원장
GF소아청소년과 김우성 대표원장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아주 오래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GF소아청소년과 김우성 대표원장을 처음 만났을 때 흔치 않은 생각을 하는 의사라는 인상을 받았다. 

병원이 성장하는 기반에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병원 직원 등 모두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개원가에서 생각할 수 없는 파격적 휴가를 제공하고, 대학에 가도록 격려하고, 비용까지 지원하는 등 그의 행보는 예사롭지 않았다. 

관찰자 입장에서 그의 철학에 가까운 이런 행동들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궁금했다. 마음 한편에는 그가 이런 다짐을 깨지 않고 지속해주길 하는 바람이 생겼다. 

드넓은 바다도 빗물 한 방울에서 시작하듯 그의 생각이 개원가에서 서서히 스며들었으면 하는 오지랖 넓은 생각도 있었다.

더 넓어지고 따뜻해지다 

최근 그가 경영전략가인 제원우씨, 필로메디 손병극 대표 등과 '병원 매출 전략'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병원 경영자들이 어떻게 하면 병원 매출을 올릴 수 있느냐를 다룬 책이다. 그동안 그가 발간해온 '피터드러커가 살린 의사들' 시리즈와 맥을 같이 하는 책이다. 

세월이 흘렀고, 그의 생각의 변화가 궁금했다. 그래서 점심 시간에 그를 찾아갔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의 생각은 더 견고해졌고, 간결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 병원을 찾는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 넓어지고 따뜻해진 것 같기도 했다. 

이번 책에서 그는 "환자는 치료 대상이 아니다. 병을 같이 치료하는 주체다"라고 주장한다. 대한민국에 이렇게 얘기하는 의사가 몇 명이나 될까!

그는 "의료 서비스 본질이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라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치료 대상은 환자가 아니라 병"이라며 "환자를 의료진과 공동으로 병을 치료하는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 이런 시각의 차이는 치료방법, 의료상담 등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치료 주체라는 주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환자의 병만 보지 말고 전인적 치료(포괄적 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자가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에 왔을 때 예방접종만 하지 말고, 혈압이나 속쓰림, 당뇨병 등에 관해 물어보고 상담해주라는 것이다. 

병원을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경험했겠지만, 요즘은 진료과가 너무 세분화돼 있어 의사들이 자신이 진료하는 질병 이외에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는 "진료과가 세분화되면서 환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병으로만 보는 문제가 생겼다. 환자 존중이 사라진 것"이라며 "미국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진을 가정의학과 의사가 먼저 진료한다. 이후 환자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다학제진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문화로 가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환자를 존중하는 진료가 자리 잡으려면 국내총생산(GDP)이 더 올라가야 가능하고, 그래야 환자들의 진료 요구도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직원들은 소중하다

최근 김우성 대표원장 등이 1차 의료기관의 병원 경영을 담은 '병원 매출 전략'을 발간했다.
최근 김우성 대표원장 등이 1차 의료기관의 병원 경영을 담은 '병원 매출 전략'을 발간했다.

여전히 직원들에게 장기 휴가를 주고, 학습할 기회를 주는지 물었다. 그는 "그렇다"라고 싱긋 웃는다. 

개원가에서 일부 원장은 간호조무사나 직원들이 자신을 돕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에 그는 입장을 달리 한다. 개원가에서 의사가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는 거의 비슷하고, 차이를 만드는 것은 간호조무사 등 직원이란 게 그의 주장이다.

그래서 동네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개원가에서 직원이 계속 바뀌면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좋은 직원이 병원을 성장시킨다. 따라서 원장은 직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개원가의 인건비 비중은 10~15%지만 대학병원은 50~60%를 차지한다. 개원가는 인건비 비중을 더 높이고, 이를 통해 좋은 직원을 확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자는 병원 데이터를 다룰 수 있어야"

그는 환자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어야 병원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초진, 재진, 급여와 비급여 구분, 매출 등을 파악하고, 환자가 어느 곳에서 방문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또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병원 방향성을 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많은 원장이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심지어 통계 프로그램도 다룰 줄 모른다"며 "데이터 즉 근거가 있어야 병원 리소스를 조정할 수 있고, 성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병원과 관련된 모든 문제에 해답을 갖고 있을 것 같은 그도 고민이 있다고 했다.

저출산, 코로나19(COVID-19), GF소아청소년과가 있는 방배동 근처에 아파트 재개발까지 그를 괴롭히고 있다는 것. 

그는 "당분간 다운사이징을 하면서 이 시간을 잘 견뎌보겠다"며 "나의 꿈은 나와 가족, 동료와 병원 직원들이 모두 행복한 것이다. 이 꿈을 어떻게 실현할까 고민할 것"이락 말했다.

행복의 범주에 동료와 직원들의 행복까지 포함하는 그의 꿈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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