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갈 수록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궁금한 건강정보를 직접 "검색"해 볼 수 있는 환경까지 마련돼 있는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명한(?) 질병에 대한 정보들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의사가 아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일반인들이 알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고, 질병에 대한 심각성이나 치료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지못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쉽게 간과하곤 한다. 많은 학회들이 질병에 대해 "○○○의 날" 또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이유다.  

캠페인을 통해 학회들이 얻고자 하는 결과는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이에 학회들은 주로 무료 건강강좌 및 건강검진 등 행사를 통해 질환의 날 행사 및 질환에 대한 인식도를 높이려고 하고 있다. 대한뇌졸중학회가 10월 29일 세계뇌졸중의 날을 맞아 "뇌졸중 갑자기 5가지 캠페인"을 통해 뇌졸중 예방을 위한 5가지 위험증상을 건강강좌 등을 통해 알린 것,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가 11월 6일 "폐의 날"을 맞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기 위해 폐기능 무료검사를 시행한 것 등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건강강좌를 넘어, 건강문화 행사로  

하지만 건강검진과 무료강좌를 통한 학회 질환의 날 행사는 병원에서 주최하는 행사들로 인해 영향력이 감소될 가능성을 안고있다. 각 병원들은 병원에 대한 홍보와 함께 국민건강증진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또는 산발적으로 건강강좌·무료검진들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학회들은 국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다른 방향의 캠페인 진행을 모색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대한류마티스학회의 "여류사랑캠페인"을 꼽을 수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70~80%가 여성이라는 점에 착안해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전후로 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2회를 맞는 이 캠페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여성의 날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 아니다. 쉽게 볼 수 있는 건강강좌, 무료 진단이 아닌 환자체험행사, 사진전, 음악회 등 문화행사를 진행,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류마티스 환우인 구족화가 김성애 화백의 시연 행사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어려움을 직접 이해할 수 있는 계기임과 동시에 불치병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 또 10월 2째주에 진행한 "류마티스 1, 2, 3 캠페인"의 시작 전 행사로 실시한 류마티스 환자였던 화가 "르누아르전" 관람권 이벤트가 성황리에 종료돼 문화행사와의 접목 효과를 보여줬다.

▲일상 속으로 한 발 더  

그런가하면 행사가 아니라 국민들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학회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결핵의 경우 3월 24일 세계 결핵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가족부 전재희 장관이 직접 출연한 홍보 동영상을 미디어와 지하철 등에서 방영했다. 에이즈(AIDS), 도박중독의 경우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시행되고있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학회 차원에서도 국민의 일상에 다가가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대한우울조울병학회는 5월 15일부터 6월 5일까지 진행한 "조울병의 날 - 둥근 사회 캠페인"의 일환으로 라디오를 통한 홍보 방송을 통해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에 대한 국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대한류마티스학회도 10월 한 달 동안 라디오 방송을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의 조기 진단 및 치료의 중요성을 알렸다.

▲치국(治國) 이전에 제가(濟家)부터  

일부 학회들은 질환의 날을 통해 국민들이 아니라 의료계의 인식을 먼저 고취시키기도 한다. 대한청력학회는 "귀의 날"인 9월 9일을 맞아 올해의 주제인 "어지럼증"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는 것을 목표로 진행했지만 대외적인 인식을 높이기 보다는 학회 내부적으로 어지럼증에 관심을 갖자는 의도가 더 강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도 4월 4일 "정신건강의 날"을 통해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게 아닌 정신질환에 관련된 의료진 및 기타 직업군을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 정신질환자 관리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 역시 최근 학회 차원에서 양극성 장애에 대한 동영상을 발표, 양극성 장애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전국 200여개 병원에 배포하고, 일반인들도 볼 수 있도록 학회 홈페이지(http://www.ksdb.or.kr)에 게시했다. 이 동영상은 5월 캠페인 때부터 정신과 전문의들이 참여해 논의 및 제작됐다.

▲캠페인, 효과는 있는가  

환경과 생활습관이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관심이 높아져가는 만큼 캠페인·질환의 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각 학회들이 가지고 있는 주요 질환 및 관심사가 다르고 연구회들이나 세부 학회들도 그들의 영역에서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금연연구회는 12월 3일을 "담배 끊는 날"로 선포하고 금연을 적극 권장하고 있고, 대한남성과학회와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는 11월 23~27일을 "남성건강주간"으로 정하고 조루와 발기부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과연 이런 캠페인들이 효과는 있는 것일까.

대한류마티스학회 최정윤 홍보이사(대구가톨릭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캠페인을 통한 환자의 증가는 크게 눈에띄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5년부터 "류마티스 1, 2, 3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만큼 환자는 물론 환자 가족들, 사회적으로도 인식이 높아져 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단발성이 아닌 지속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질환의 날 캠페인이 연이어 시도되고 있는 지금 단순히 질환 및 건강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전달과 함께 국민들의 인식을 고취시키는 행사차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국민들과의 거리를 줄이고 지속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체계적인 방법 구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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