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경험평가 결과 94.13점으로 2017년 86.4점보다 월등히 높아져
이상덕 회장, 비용 부담 커지만 관리료·의료질평가지원원금 수가 미흡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전문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지만, 정작 환자들이 내원할 수 있는 곳이 적어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문병원 운영을 위한 의료기관평가인증에 따른 시설, 인력, 장비 등 비용 부담이 큰 반면, 전문병원관리료 및 의료질평가지원금 등 수가 수준이 미흡해 전문병원의 수가 정체되고 있다.

대한전문병원협회 이상덕 회장은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순천향대 함명일 교수팀이 진행한 전문병원 환자경험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병원협회는 올해 초 함 교수팀에게 전문병원 환자경험평가 조사를 의뢰한 바 있으며, 환자경험평가는 의사와 간호사 서비스 부문 등 총 6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제4기 대한전문병원협회 이상덕 회장.
제4기 대한전문병원협회 이상덕 회장.

평가 결과에 따르면, 종합점수는 94.13점으로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행한 환자경험평가 조사 당시 86.44점보다 7.69점이 올랐다.

지난 5년 사이 전문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진 것.

함 교수팀은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17개 분야 중 15개 분야 35개 전문병원에 입원했던 환자 1177명을 대상으로 환자경험평가를 진행했다.

외래환자 및 장기입원환자 중심의 알코올 전문병원과 대부분이 신생아 환자인 주산기 전문병원 등은 조사에 제외됐다.

함 교수팀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환자만족도를 측정하는 환자경험평가와 환자들의 의료기관 선택요인 두 가지를 조사했다.

2017년과 2019년 각각 실시된 1, 2차 환자경험평가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일반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종합점수 83.94점과 82.72점보다 10점 이상 높게 나타났다.

조사된 6개 항목중 간호사 서비스 점수는 95.87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환자권리보장 점수는 94.91점으로 뒤를 이었다.

또 투약 및 치료과정 점수와 병원환경 점수는 94점을 넘겼다. 전문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전문병원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 부문에 만족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국민들 전문병원에 대한 신뢰와 의사실력 믿음 높아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요인으로는 전문병원 여부와 주위 사람의 추천이 1순위로 꼽혔다.

2017년 조사에서 18.2%에 불과했던 '주위사람의 추천을 받아서'는 이번 조사에서 33.6%로 2배 이상 높아져 전문병원을 경험했던 환자들의 적극적인 추천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사가 진단한 결과에 대한 신뢰, 의사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1, 2위로 나타나 전문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을 좌우하는 것으로 입증됐다.

전문병원을 많이 이용하는 환자는 의사와 의료기관의 신뢰성 이외 병원의 시설과 편의성, 병원의 인지도 및 명성도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함명일 교수는 "의료전달체계상 전문병원들의 중요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재정적 인센티브 수준이 낮다"며 "인센티브 지급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런 환자만족도가 높은 전문병원들이지만, 국민들이 전문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전문병원제도가 시행돼 10년이 흘렀지만 제4기 전문병원은 17개 전문분야 107개 병원만이 운영 중이다.

4기 전문병원들은 1기 지정보다 8% 증가하는데 그쳐 전문병원 수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상덕 회장은 "전문병원의 의료 질과 시설, 의료비 등을 환자들이 직접 몸으로 느끼고 있어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며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지난 2016년부터 분기별 환자만족도를 조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34차례 조사를 진행했으며, 평균 10점 만점에 9점 이상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병원 최소 300~400개 수준돼야 전국 분포 및 접근성 높아져

이 회장은 "전문병원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됐지만, 전문병원 수는 제자리 걸음"이라며 "지역별로 다양하게 분포되려면 최소 300~400개 전문병원이 필요하다. 그래야 국민들의 전문병원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전문병원 수 정체현상의 원인으로 높은 전문병원 진입장벽과 전문병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투자 대비 낮은 수가 보전체계를 꼽았다.

일반 중소병원에서 전문병원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평가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인증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중소병원계의 입장이다.

이 회장은 "의료기관평가인증을 받기 위해 시설, 인력, 장비 등을 위한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투자를 한 만큼의 당근책이 미흡하다. 당근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병원에 의무화된 의료기관평가인증에 따른 비용부담이 크다"며 "하지만, 전문병원관리료와 의료질평가지원금 등 전문병원 수가는 기대치에 못미쳐 전문병원 수가 정체돼 있다"고 적절한 수가보상을 촉구했다.

일반 중소병원에 비해 병상당 고용창출 효과가 높고, 상급종합병원보다 낮은 진료비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전문병원에 대한 인센티브가 적어 중소병원들이 전문병원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政, 수가인상 및 필수의료인력 확보 노력·지원 확대 필요

이상덕 회장을 비롯한 4기 전문병원협회 집행부는 최근 복지부와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인력부족 해소 방안 모색을 요구했다.

이 회장은 "아산병원 간호사 죽음으로 인해 필수의료 인력부족 문제가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며 "전문병원계에도 사회적 필수의료 분야가 있다. 화상, 수지접합, 알코올, 소아청소년, 외과, 산부인과, 주산기 등 7개 진료과 및 분야가 해당된다"고 전했다.

이어, "전문병원협회와 복지부는 전문병원 발전협의체를 구성해 7개 진료과 및 분야에 대한 필수의료 인력 확보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복지부에 필수의료인력의 부족이 없도록 지원을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병원협회는 오는 9월 30일 K-HOSPITAL FAIR 기간 동안 제11회 정기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날 학술세미나는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고형우 과장이 '전문병원 정책방향'을 설명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혁신실 관계자가 '분석심사 현황과 방향'에 대해 강의한다.

또,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는 '디지털 시대 미래의료'에 대해 조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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