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주사제 도전하는 대웅·종근당…유효성 확인 중
나보타, 탈모 치료에 효과보여…보툴리눔톡신 적응증 확대되나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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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경구용 제제 이외에 주사제(injection)가 탈모 치료에도 효과를 보일 수 있을까

불치·난치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탈모치료에 다양한 치료제들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기존에 잘 알려진 경구용 제제뿐만 아니라 팔에 맞는 주사제, 두피 국소부위에 투여하는 방식의 보툴리눔톡신을 가지고 안정성·유효성을 검증하는 다양한 임상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투여 방식의 전환이 기존 경구용 제제 혹은 바르는 치료제가 갖고 있는 미충족 수요를 극복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개발만 되면 시장 선점 가능...주사제로 탈모치료 가능할까

국내에서 허가 받은 탈모치료제로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 계열 경구용 제제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그리고 두피에 국소적으로 바르는 미녹시딜 성분 등이 있다.

최근에는 릴리의 JAK 억제제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성인 원형탈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올루미언트는 FDA의 승인을 받은 첫 원형탈모 전신 치료제다.

다만, 경구용 제제의 경우 정해진 양을 매일 꾸준히 복용해야하고 즉각적인 효과 발현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바르는 탈모 치료제도 마찬가지다.

이에 이 같은 복약순응도 개선을 위한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들이 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투약하면 매일 경구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은 물론, 병원을 방문해 투약하는 제제 특성상 오·남용과 부작용의 위험도 더 적다는 평가다.

대웅제약은과 위더스제약, 인벤티지랩은 최근 호주에서 피나스테리드 성분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임상1상을 완료했다.

이번에 진행된 임상1상에서는 약물 체내 동태와 내약성 검토를 통해 안정적인 혈중 약물 농도 유지 및 탈모를 촉진시킨다고 알려진 혈중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농도 억제 등을 확인했다.

IVL3001은 기존 장기지속형 주사제들의 최대 리스크인 초기과다방출(initial burst) 현상이 발견되지 않고 1달 이상 장기간 안정적으로 혈중에 일정한 농도로 노출됐다.

투약 직후 혈중 약물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초기과다방출 현상은 잠재적 부작용 발생의 위험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중요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항목이다.

특히 수개월마다 지속적으로 접종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초기에 약물이 많이 나와 부작용 생길 가능성이 높다.

임상시험에서 IVL3001은 혈액 속 약물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탈모 원인으로 여겨지는 DHT 수치를 떨어뜨린다는 게 확인됐다.

탈모 치료 주사제가 사람 대상으로 유효성을 입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종근당은 탈모치료 주사제 CKD-843에 대한 임상1상을 진행 중에 있다. 탈모치료 성분 두타스테리드를 주사제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후보물질 CKD-843의 임상1상을 승인 받아, 현재 세브란스병원 박민수 교수(임상약리학과)가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약동·약력학적 특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무작위배정, 공개, 평행설계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현재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고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라며 “해당 후보물질은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고 있어 경과 관찰 등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주사제의 장점인 빠른 흡수를 통한 즉각적인 효과 발현과 복약편의성까지 개선할 수 있어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며 “개발에 성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된다면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팔색조 보툴리눔톡신…탈모 억제에도 효과보여

주름개선뿐만 아니라 근육경직, 편두통, 방광염 등에 효과를 보이고 있는 보툴리눔톡신이 탈모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툴리눔톡신은 상처 예방 등에 효과를 보이는 변형성장인자 베타1(TGF-β1)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는데, 모낭의 휴지기 및 모발 성장을 억제하는 데도 TGF-β1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를 막기 위한 원리이다.

지난 2020년 단국대병원 박병철 교수(피부과) 연구팀은 이 같은 기전에 초점을 맞춰 대웅제약 나보타를 이용한 남성형탈모증(AGA)에 대한 유효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보툴리눔톡신을 두피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 된 연구는 평균 연령 49세, 22명의 남성 환자로 구성됐다.

유효성 평가는 기저시점 대비 12, 24주차에 단위 면적당 모발 수의 변화, 그리고 그 변화를 사진을 통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추적 관찰 결과, 모발의 수는 12주차까지는 증가하지 않았지만, 24주차부터 유의하게 증가했다(p=0.012). 심각한 부작용이나 매개변수의 변화는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보툴리눔 독소의 피내 주사가 모낭에서 TGF-β1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AGA 치료에 가능한 옵션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요법이 그 안전성이 보장될 수 있는 지, 여성형 탈모에 효과를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대웅제약은 여러 심포지엄과 웨비나를 통해 탈모치료를 위한 나보타의 치료 사례 및 시술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하는 등 적응증 확대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까지 새롭게 결과가 도출된 것은 없지만 나보타에 대한 탈모치료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며 “적응증 확대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에스테틱 전문기업 멀츠도 최근 자사 제품 보툴리눔톡신 제제 제오민을 통해 탈모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미국 임상2상에 돌입했다.

제오민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수입 보툴리눔톡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품목으로, 순수한 신경독소만 담아 내성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한 보툴리눔 제제이다.

멀츠는 제오민을 가지고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에 대한 유효성을 입증하는 임상 진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임상에는 남성과 여성 모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개발된다면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탈모를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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