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김수열 박사팀, 정상세포와 달리 지방산 사용 확인
"기존 항암 치료법 한계 돌파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

▲(좌부터) 국립암센터 암대사 연구팀 김수열, 이호, 우상명, 장현철 박사.
▲(좌부터) 국립암센터 암대사 연구팀 김수열, 이호, 우상명, 장현철 박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암세포 에너지대사는 지방산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 따라 암 연구 패러다임이 변화해 새로운 항암전략의 포문이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립암센터 암대사 연구팀(이호, 우상명, 장현철, 김수열 박사)은 모든 암세포가 대사 과정에서 정상세포와 달리 지방산을 사용하는 것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번 결과는 암세포 특이적 대사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고 신규 항암제 개발의 근거를 마련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에너지 대사 과정에서 주로 포도당을 사용하는 정상세포와 달리 전적으로 지방산을 사용하고 미토콘드리아에서 산소를 이용해 아데노신 삼인산(ATP)을 만든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포도당이 있는 상황에서 지방산 사용을 막으면 ATP가 급격히 떨어져 암세포만 죽는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이와 함께 마우스 암 모델을 활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총 칼로리는 동일한 칼로리 균형 식이에서 고지방 식이 조건에서의 암 성장이 저지방 식이(고탄수화물 식이) 조건에서의 성장보다 5배 더 높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번 결과는 암 대사의 근간인 '와버그 효과(Warburg effect)'와 비교되는 연구성과로 '킴 효과(Kim effect)'라고 명명됐다. 

▲킴 효과(Kim effect).
▲킴 효과(Kim effect).

 

암대사 근간이 되는 학설인 와버그 효과가 동화대사에만 국한됐지만, 이번 연구는 암 이화대사는 절대적으로 지방산에만 의존한다는 것을 발견해 기존 학설과 차이가 있다.

김수열 박사(암분자생물학연구과 최고연구원)는 "암세포 대사가 정상세포와 다른 기전임을 증명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방 연소를 차단하는 것이 암 치료에 임상적 이점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기존 항암 치료법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임상적용이 가능하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이번 연구 성과가 지방 대사를 조절하는 새로운 항암제 및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Seminars in Cancer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한편 연구팀은 췌장암을 대상으로 지방산 산화를 억제하는 항암전략에 대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또 다음 달 5일 미국에서 개최되는 키스톤 심포지아(Keystone Symposia)에 구연 발표자로 초청받아 이번 연구 성과 및 임상연구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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