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유원상 교수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으로 관찰한 혈당 변동 특성

내원 초기, 환자는 점심 외식이 잦아 탄수화물 섭취가 많았고, 연속혈당측정에서 뚜렷한 ‘점심 식후 고혈당’이 나타났다. 저녁 식후에 혈당이 상승했고 야식으로 한번 더 혈당 상승이 나타나 새벽 2시까지 평균 180 ㎎/dL 이상의 고혈당이 지속됐다<그림 1>.

연속혈당측정기 사용 후 조치 및 경과

점심 식사 시 탄수화물이 적은 음식을 먹도록 설득하였다. 또한 야식 중단을 권유하였으나 환자가 어려움을 호소하여, 토마토, 달걀, 연두부 등 저탄수화물 간식으로 대체할 것을 권하였다. 이러한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당화혈색소 수치가 개선되는 등 혈당 조절에 긍정적인 변화를 관찰할 수 있었다<그림 2>.

고찰

장기간(6년)의 당뇨병 유병기간과 비만을 동반한 환자로, sulfonylurea계 약제를 포함한 경구혈당강하제 3제 병용요법으로 혈당을 조절하고 있었다. 실제 진료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으로, 경구혈당강하제 3제요법에도 불구하고 당화혈색소가 9.2%나 되어 경구 약제 투여만으로는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었다. 

이 환자는 식사량이 많은 데다 야식을 섭취하는 등 혈당 조절을 위한 식생활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수년간 환자에게 식생활 개선을 권유했지만, 환자는 매번 식탐을 참을 수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이런 경우 인슐린 치료로 전환해도 혈당 개선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환자가 객관적인 혈당 지표를 실제로 보고 스스로 자각할 수 있도록 연속혈당측정기(CGM)인 프리스타일 리브레TM 사용을 권유하였다. 

환자는 프리스타일 리브레TM 사용으로 혈당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혈당 변동을 체감했고, 심각성을 깨닫게 되면서 식탐을 경계하게 되었다. 환자 스스로 ‘혈당 수치를 보고 나면 깜짝 놀라게 되어 간식을 먹을 수 없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구혈당강하제를 사용하는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생활습관을 교정하기 위한 연속혈당측정기의 사용은 현재 권고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 증례처럼 의지가 약한 환자도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자신의 혈당치를 직시하게 되면 스스로 생활습관 교정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효과적인 혈당 조절을 위해서는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습관 교정이 필수적인 만큼, 약물 치료로 혈당 교정이 어려운 환자라면 프리스타일 리브레TM 사용을 통해 생활습관 교정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다. 

3개월 연장해 한차례 더 CGM을 사용한 후 점심 식후 혈당과 야식으로 인한 혈당 상승이 이전보다 감소했고, 당화혈색소가 7.2%로 저하됐다.


 Expert’s comments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원종철 교수

외래에서 흔히 접하지만 치료가 용이하지 않은 증례로, 환자는 아침 식사를 자주 거르고, 대신 점심과 저녁에 식사량이 많은 데다 저혈당 발생 위험이 있는 sulfonylurea계인 glimepiride를 비교적 고용량인 4 ㎎ 용량으로 복용하고 있고, 3제요법에 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SGLT2) 억제제인 dapagliflozin이 포함돼 있어 ‘대상성 과식증(compensatory hyperphagia)’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 식습관 교정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침 결식과 점심, 저녁의 과식증으로 인해 일시적인 고탄수화물의 과다한 섭취로 이어지고 혈당 조절이 매우 불량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혈당 관리에서 환자의 식생활 개선은 필수적인 만큼이나 어려운 과제이다. 다행히 이 환자는 연속혈당측정기 사용 이후 자가적인 식습관 조율 효과를 보였고 치료 약제의 추가 없이 HbA1c 1.7% (9.2→7.5%)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즉 연속혈당측정기의 사용은 소위 ‘백문불여일견’의 효과로, 혈당 관리에서 환자의 생활습관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이 확실시된다. 2019년 기준 한국인 10명 중 약 3명은 아침 식사를 하지 않으며(만성질환건강통계, 질병관리청, 2021년), 많은 연구에서 아침 결식은 비만, 대사증후군, 관상동맥질환뿐만 아니라 당뇨병 환자에서 불량한 혈당 조절과 높은 혈당변동성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현재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연속혈당측정은 인슐린 주사 치료를 하는 경우에만 권고되지만, 연속혈당측정은 환자의 87%에서 식습관을 개선시키고 약 90%에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Clinical Diabetes, 2020). 또한 REPLACE 연구는 65세 미만,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연속혈당측정기의 사용이 당화혈색소를 약 0.33% 유의하게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증례는 3제요법에도 불구하고 혈당 조절이 불량한 경우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해 식습관 변화를 통한 혈당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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