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코픽트라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에서 사망 위험 증가 경고
보령제약, PI3K+DNA-PK 억제제 개발 중..."한계 극복"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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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을 받아온 PI3K 억제제 코픽트라(성분명 두벨리십)가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환자의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보령제약이 수혜를 입을지 관심이 모인다.

코픽트라는 PI3K 델타와 감마를 이중 억제하는 최초의 약물로 시장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2018년 FDA로부터 최소 2회 이상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CLL 또는 소림프구성 림프종(SLL) 성인 환자 치료제로 승인된 바 있다.

 

FDA "코픽트라, CLL 환자서 심각한 부작용 위험 높아"

최근 FDA에 따르면 코픽트라는 임상3상 DUO 연구의 5년 관찰 결과에서 백혈병 및 림프종 치료에 사용되는 다른 약물에 비해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63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CLL 또는 SLL 환자 319명의 5년 전체생존(OS) 중앙값은 코픽트라 투여군 52.3개월이었던 반면에 단클론항체 아르제라(오파투무맙) 투여군은 63.3개월로 집계, 코픽트라의 사망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나타났다(HR 1.09; 95% CI 0.79~1.15).

특히 사망 위험 이외에 이상반응으로 인한 사망을 비롯해 심각한 이상반응, 3등급 이상 이상반응,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변경 발생률도 코픽트라 투여군에서 더 흔하게 나타났다.

FDA는 "코픽트라는 감염, 설사, 장과 폐의 염증, 피부 반응, 혈액 내 높은 간 효소 수치를 포함한 심각한 부작용 위험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은 의료진과 코픽트라 투여의 위험과 이점을 두고 가능한 대체 치료법을 포함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PI3K 억제제 악재, 보령에 호재되나

코픽트라의 안전성 평가 결과는 올해 4월 FDA가 시행한 다른 PI3K 억제제 계열 약물에서 나타난 결과와 유사하다.

지난달 FDA는 코픽트라와 같은 PI3K 억제제 계열 약물인 유코닉(엄브라리십)의 승인을 철회한 바 있다.

유코닉은 이전에 최소 1회의 치료를 받은 성인 재발성 또는 불응성 변연부 림프종과 이전에 3회 이상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여포성 림프종 치료제로 작년 2월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3상 UNITY-CLL 연구에서 안전성 우려가 발생했다.

이에 FDA는 유코닉 치료의 유익성이 위험성보다 적다고 판단, 허가를 취소했다.

이와 함께 FDA로부터 가속 승인을 받은 길리어드 자이델릭(이델라리시브)도 사망 등을 포함한 부작용 가능성에 승인을 자진 철회했다.

이런 가운데 보령제약이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BR2002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BR2002는 암 세포의 주요 성장·조절인자인 PI3K와 DNA-PK를 동시 저해하는 기전으로, 두 인자를 동시 타깃하는 유일한 저분자 화합물이다.

BR2002는 PI3K와 DNA-PK를 동시 저해함으로써 기존 PI3K 계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실제 PI3K 저해제와 DNA-PK 저해제는 각각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항암제로 개발되는 약물 계열이다.

특히 PI3K 저해제는 상업화된 약물이 다수 존재하지만, DNA-PK 저해제는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게다가 PI3K 저해제와 DNA-PK 모두를 타깃하는 기전은 BR2002가 유일해 다중 기전을 통한 기존 단일 기전 물질의 항암제 내성을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보령제약은 전임상을 통해 간독성 부작용이 적다는 점을 확인한 이후 2020년부터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1a상을 진행해왔다.

지난해에는 미국혈액학회(ASH 2021)에서 BR2002의 임상1a상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는 말초 T세포 림프종(PTCL) 환자 9명,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 2명, 변연부 B세포 림프종 환자 1명 등 총 12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BR2002는 12명의 환자 중 1명이 투여 9개월째 완전관해(CR)이 관찰됐고, 2명의 환자는 투여 2개월째 부분관해(PR)가 나타나면서 전체반응률(ORR)은 25%를 기록했다.

특히 PTCL 환자 9명 중 9명은 질병이 악화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질병통제율(DCR)은 88.9%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코픽트라는 PI3K 델타와 감마를 이중 저해하는 최초 기전으로, 상용화된 PI3K 저해제 중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그러나 FDA로부터 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지적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BR2002는 비록 초기 임상 단계지만 4등급 이상 부작용이 없었고, T세포 림프종에서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기존 제품의 한계를 극복할 삼중 저해 기전이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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