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USPSTF '심혈관질환·암 예방 위한 비타민·미네랄·종합비타민 보충제' 성명 발표
비타민E·베타카로틴 보충제, 심혈관질환·암 예방 목적 복용 비권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혈관질환 또는 암을 예방하기 위해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제를 먹어야 한다는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전문가 의견이 모였다.

미국질병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USPSTF)는 심혈관질환, 암을 예방하기 위해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제를 먹도록 권고하거나 반대할만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단, 비타민E와 베타카로틴(β-carotene)은 예외다. 두 가지 보충제는 심혈관질환 또는 암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을 비권고했다.

USPSTF는 이 같은 권고안을 담은 '심혈관질환·암 예방 위한 비타민·미네랄·종합비타민 보충제' 성명을 JAMA 6월 21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이번 성명은 2014년에 이어 8년 만에 업데이트됐다.

美성인 2명 중 1명 식이 보충제 최소 1개 복용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52%는 30일 이내 최소 1개의 식이 보충제를 먹었고 31%는 비타민/미네랄 종합 보충제를 섭취했다. 보충제를 먹는 이유는 건강을 개선하고 식단에서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기 위해서다. 

심혈관질환 또는 암 발생에는 염증과 산화스트레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이 보충제는 항염증 및 항산화효과가 있어 심혈관질환 또는 암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USPSTF는 총 84건의 연구를 검토해 식이 보충제가 심혈관질환 또는 암을 예방할 수 있는지와 위험을 조사했다.

2014년 당시 검토했던 연구에 더해 32개의 새로운 무작위 연구, 2개 코호트 연구가 이번 성명 개발을 위한 분석에 포함됐고, 대부분 비타민D 보충제 관련 연구였다. 

베타카로틴 보충제, 혜택보다 위험 커 비권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결과적으로 USPSTF는 비타민E와 베타카로틴 등 두 가지를 제외하고 심혈관질환 또는 암 예방을 위해 비타민 보충제를 먹어야 한다는 충분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

현재 혜택과 위험을 판단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심혈관질환 또는 암 예방을 위해 비타민 보충제를 먹어야 하는지 결정하기 위해선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비타민E 보충제는 중등도 수준의 확실성을 갖고 심혈관질환 또는 암 예방에 대한 순 혜택이 없어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을 비권고했다. 

베타카로틴 보충제도 심혈관질환 또는 암 예방 효과보다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복용을 권장하지 않았다. 흡연자와 직업상 석면에 노출되는 사람 등이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먹으면 폐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근거 때문이다. 

종합비타민은 심혈관질환 또는 암 예방에 대한 혜택 및 위험을 판단하기엔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게 USPSTF 입장이다. 그러나 암 발생 위험은 조금 낮출 수 있다고 평가했다.

종합비타민 관련 건강 예후를 조사한 9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검토한 결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9% 낮추는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가장 큰 대규모 연구인 COSMOS 연구 역시 추적관찰 3.6년(중앙값) 동안 종합비타민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7% 낮추는 경향만 관찰됐다.

그러나 네 가지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종합비타민은 정도가 크진 않지만 암 발생 위험을 7% 의미 있게 낮췄다.

하지만 종합비타민이 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고 시사한 연구 중 세 가지는 결과를 일반화하기엔 한계가 있다. 

먼저 COSMOS 연구는 추적관찰 기간이 암 예방 효과를 평가하기엔 길지 않다. 또 다른 연구는 항산화제만 사용했고, 나머지 연구는 미국 남성 의료진만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USPSTF는 종합비타민의 심각한 위험을 확인하지 못했을지라도 혜택에 대한 충분한 확신을 갖지 못해 권고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성명 대상군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임신하지 않은 성인이다. 소아청소년, 임신부, 임신 예정인 여성, 만성질환 환자, 입원환자, 영양결핍 환자 등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보충제 섭취보단 건강한 식단·운동 등 중요

이번 성명에 대해 종합비타민이 건강에 미치는 혜택이 없음을 입증하는 것은 어렵지만, 현재로서 사망 위험 감소에 잠재적 이득이 적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Jenny Jia 교수는 논평을 통해 "예로 9년 추정 사망 위험이 약 8%인 건강한 65세 이상 성인 여성은 5~10년 동안 종합비타민을 먹으면 그 위험을 7.5%로 줄일 수 있다"며 "작은 잠재적 이득에 더해 이 같은 추정치는 완전하지 않은 근거를 기반으로 하며 데이터 분석법에 따라 민감도가 높다. 또 분석 가능한 근거는 추적관찰 기간이 짧고 종합비타민 간 이질성이 있으며 연구 대상군이 다양하지 않다는 제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선 생활습관 상담에 더불어 과일 및 채소가 많이 포함된 식이요법을 진행하고 신체활동을 늘리는 중재에 중점을 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Jia 교수는 "식이 보충제의 실질적 위험은 의약품만큼 광범위하게 연구되지 않았다. 많은 환자가 식이 보충제 섭취를 의료진에게 알리지 않아 임상에서는 환자와 안전성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면서 "식이 보충제에 비용과 시간, 관심을 집중하는 것보단 위험이 낮고 이득이 큰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식단, 운동, 건강 체중 유지, 금연 등 예방활동을 장려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