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일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 춘계학술대회 온라인 개최
미래에셋증권 김충현 부장 "시장의 언멧니즈를 파악하라"
카카오벤처스 김치원 상무 "환자 아웃컴에 영향을 미치는 진료 뒷단계를 공략하라"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의료 인공지능(AI)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어떤 전략이 구사해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내놓은 답은 하이테크보다 실용성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는 것과 AI를 하드웨어에 결합하라는 것이었다.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가 20~21일 온라인으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20일 학술대회에서 미래에셋증권 김충현 부장은 의료 AI 회사들이 시장에서 원하는 실용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20일 열린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에서 미래에셋증권 김충현 부장은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AI로 만들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20일 열린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에서 미래에셋증권 김충현 부장은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AI로 만들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김 부장은 "AI 시장에서 원하는 것은 하이테크가 아니라 고객이 돈을 지불하고 살만한 것인가다"라며 "기준이 되는 것은 누구의 제품이 더 좋으냐가 아니라, 누가 고객의 언멧니즈를 더 잘 해결하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 AI를 만드는 회사라 힘든 것이 아니라 의료기기나 소프트웨어 산업은 시장에 뿌리내리기 어렵다"며 "하지만 제약산업과 다르게 의료 AI 는 한번 뿌리내리면 빠지지 않는다. 따라서 고객의 업무 플로우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의 업무 플로우를 바꿀 수 있어야 

AI를 다루지만 시장의 언멧니즈를 잘 녹여낸 예로 치과용 의료기기를 만드는 회사인 메디트(MEDIT)의 구강 스캐너를 예로 들었다. 

김충현 부장은 의사의 업무 플로우를 바꿀 수 있는 AI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고무를 이용해 환자의 구강 상태를 파악했는데, 정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불쾌한 경험을 주기 쉽상이었다.

그런데 메디트가 AI가 장착된 3차원 스캐너로 구강을 정확하게 구현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900억원, 영업이익 54%를 달성했다.

미국 민간보험사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도 시장의 니즈를 정확하게 분석한 사례로 꼽았다.

미국 병원들이 환자를 진료한 후 비용을 보험사에 청구하는데, 이 과정이 길어지거나 삭감됐을 때를 대비하는 것을 '수익주기관리(Revenue Cycle Mangement)'라고 한다.

김 부장은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내부의 옥텀 인사이트(Optum Insight)를 설치하고 AI를 이용해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며 "옥텀의 사업 비중은 3% 정도지만 영업이익 12%, 마진 25%를 달성했을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디트와 옥텀 모두 시장에서 원했던 제품을 만들고, 여기에 AI를 추가해 의료수가와 무관하게 성공했다"며 "요즘처럼 무형자산 가치에 대한 평가가 박해질 때는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존 의료기기 회사들이 강자로 부상

의료 AI 분야에서 디바이스를 보유한 기존 업체들의 부상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게 김 부장의 생각이다. 

상황이 좋지 않은 주식시장에서 웨어러블과 의료복합체가 버티는 것이 이를 방증하는 것이라 분석했다.

특히 올해 세계 최대 ICT 가전 전시회 CES에서 최초로 헬스케어 키노트 스피커로 에보트 래버러토리스(ABT)가 뽑힌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송 부장은 "ABT는 심장리듬, 당뇨병 등 디지털화할 수 있는 분야가 전체 사업의 60%를 차지한다"며 "이는 인체삽입형 의료기기와 연동해 원격처방이 가능한 원격진료 플랫폼으로 사용할 수 있다. 디바이스를 보유하고 있고, AI 적용할 때 강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뇨병 시장에서 인공췌장 디바이스 업체와 덱스콤과 애보트 등 연속혈당 측정기 회사가 연결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업체가 서로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단에 강점이 있는 로슈진단도 디지털 전환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지멘스도 이미징 장비를 축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송 부장은 "최근 지멘스가 항암치료를 하는 장비인 VARIAN을 인수했다. 이는 환자의 영상을 받고, 수술 계획을 세우고 여기에 AI가 탑재된  수술 장비까지 들어가 있다"며 "또 심장에 카테터를 삽입하는 사업을 갖고 있는데, 여기에 이미징과 AI를 결합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기기에 AI를 추가하는 것이 수월

두번째 발표자로 나선 카카오벤처스 김치원 상무는 AI를 만든 기업들이 가치를 입증받으려면 하드웨어에 결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순수한 소프트웨어만으로도 수가를 받을 수 있지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의료기기에 인공지능을 추가하는 것이 수월하다는 얘기다. 

김치원 상무는 의료기기와 AI를 결합하는 방법이 가치 입증이 수월하다고 발표했다.
김치원 상무는 의료기기와 AI를 결합하는 방법이 가치 입증이 수월하다고 발표했다.

김 상무는 "하드웨어로 된 의료기기는 이미 보험수가 트랙이 잘 닦여져 있다. 따라서 기기를 통해 보험 수가를 받고, 여기에 AI로 수가를 받는 트랙으로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예로 든 것이 루닛이었다. 루닛은 영상판독 보조로 시작해 최근 동반진단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김 상무는 "비싼 항암제를 써야 하는 환자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꼭 사용해야 하는 환자를 발굴한다는 점에서는 제약사에 도움이 되고, 반면 필요하지 않는 환자를 찾는다는 점은 정부에 혜택이 있다"며 "동반진단은 AI 가치 입증이 쉽고, 연구 단계부터 보험 영역까지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쓴 것이 동반진단으로 인정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것은 선례가 없어 함부로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진료 플로우 뒷단계에 영향을 주라

김치원 상무는 수가를 받기 위해 환자 아웃컴에 영향을 주는 진료 뒷단계를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김치원 상무는 수가를 받기 위해 환자 아웃컴에 영향을 주는 진료 뒷단계를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진료는 대부분 검진, 검사, 진료, 수술 등의 일반적 플로우를 갖는다.

회사들이 의료 AI로 수가를 받으려면 진료 플로우 중 뒷단계 즉 수술보조나 수술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계를 공략해야 한다는 게 김 상무의 생각이다.

정부가 수가 적용을 위해 항상 환자 아웃컴 근거를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상무는 "영상진단에 사용하는 AI는 의사에게 도움을 주지만 이를 아웃컴으로 입증하기 쉽지 않다. 의사의 판독보조만으로 수가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뜻"이라며 "그런데 AI를 이용해 방사선 치료를 고도화한다면 가치 입증이 훨씬 수월하다. 진료의 뒷단계를 공략하는 것이 가치 입증과 수가를 받기 쉬운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의료 AI는 영상 영역에 너무 쏠려 있다"며 "생체신호, 뇌파, 방사선종양학에 쓰이는 AI 등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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