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가톨릭의대  박원명 교수(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좌장 전북의대  양종철 교수(전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좌장 가톨릭의대 박원명 교수(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좌장 전북의대 양종철 교수(전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근 ‘조현병 및 양극성 장애 치료에서 olanzapine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2022 런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정구 교수(인제의대), 정영은 교수(제주의대)의 강의가 진행된 후 박원명 교수(가톨릭의대), 양종철 교수(전북의대)를 좌장으로 실제 임상사례를 바탕으로 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본지는 이날의 강연 및 토의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Effectiveness of Olanzapine in the Treatment of Psychiatric Illness
 

연자 인제의대 이정구 교수(해운대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신병 치료 영역에서 오랜 기간 수많은 임상 데이터를 통해 입증된 olanzapine의 효능에 더해 이번 강연에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olanzapine의 연구 결과를 중점적으로 다루어 보고자 한다. 

조현병의 평생 유병률은 0.3~0.7%로 병전 단계(premorbid stage), 전구기(prodrome)를 거쳐 복합적 증상이 발현되며 만성적으로 진행되어 신경퇴행(neurodegeneration)으로 이어진다. 조현병은 양성 증상, 음성 증상 및 인지 기능의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그중에서도 최근 상대적으로 치료가 쉽지 않은 인지 관련 증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환자의 인지 기능이 저하될수록 치료순응도가 낮아져 결과적으로 신경 퇴화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조현병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 뇌 신경세포의 전반적 기능 저하 및 구조적 퇴화가 확인되는데 이러한 질환의 진행을 막는 것이 조현병의 치료 목표이다. 

조현병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점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모체 내 태아가 유전적 발달 과정을 거칠 때부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기점으로 점차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20세 초반 또는 젊은 성인이 되면 망상, 환청, 인지 기능 저하 등의 증상이 발현된다.

즉 증상 발현 초기에 환자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예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미 이 단계에서는 병이 충분히 진행된 상태이므로 치료가 쉽지 않다. 이론적으로는 유전자 맞춤 치료를 시도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키기 위한 적절한 약물요법이 최선이라 할 수 있다.

200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Arvid Carlsson, Paul Greengard, Eric Kandel 연구로 도파민 조절과 항염증 작용이 조현병 치료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정립되기 시작했다. 정상 뇌에서는 중뇌-변연계 경로와 중뇌-피질계 경로를 매개하는 도파민의 양이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조현병이 발현된 뇌에서는 중뇌-변연계 경로의 도파민 양이 증가하고 중뇌-피질계 경로의 도파민 양은 감소한다. 따라서 도파민 양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조현병 중재의 중요한 목표다. 

도파민 의존성 행동은 글리코겐 합성효소 키나아제-3 (glycogen synthase kinase-3, GSK-3)에 의해 조절된다. Beaulieu JM 연구진은 마우스에 도파민 효능제인 amphetamine을 처리해 과잉행동을 유도했을 때, GSK-3가 결핍된 마우스에서 과잉행동이 더 적게 관찰됐다고 보고했다. 특히 GSK-3β가 과활성화되면 신경세포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적절한 기능을 상실하여 사멸하게 되는데, 비전형 항정신병약물인 olanzapine은 신경세포 내 GSK-3β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을 발휘한다.

Kim NR 연구진은 혈청을 제거하여 세포자멸사(apoptosis)를 유도한 환경에서 인간 신경모세포종 세포에 olanzapine 또는 haloperidol을 처리하여 배양한 결과, haloperidol과 달리 olanzapine은 GSK-3β의 인산화를 증가시켜 불활성화시켰고, 신경보호물질인 β-catenin 수치를 농도의존적으로 높여 세포 생존율을 유의하게 증가시켰다고 보고했다<그림 1>.

그림 1. 세포 사멸 유도 환경(혈청 제거)에서 olanzapine (좌) 또는 haloperidol (우) 투여 시 상대적 세포 생존율

Lee JG 연구진은 olanzapine이 뇌유래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 유전자 발현을 농도의존적으로 증가시켰다고 보고하여 olanzapine의 항염증 효과를 뒷받침했다.

한편 olanzapine은 포유류 라파마이신 표적 단백질 복합체-1(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complex-1, mTORC1)을 활성화하여 간에서는 글리코겐 분해를 통해 혈당을 증가시키고, 뇌에서는 신경세포의 생성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 밖에도 olanzapine은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환자들의 항구토 요법에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항정신병약의 기전, 효과 및 부작용은 항암제와 상당히 유사하며, olanzapine이 항구토 효과뿐만 아니라 항암치료의 효과를 높인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Sanomachi T, et al. 2017; Avendaño-Félix M, et al. 2020).  

요컨대 olanzapine은 효과적인 조현병 약물로 기존의 도파민 조절 효과 이외에도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이 지니고 있지 않는 다양한 기전에 의해 신경보호효과 및 항염증 효과 등을 나타낸다. 이에 비추어 정신과 질환의 다양한 영역에서 olanzapine의 활용 가능성을 기대해 본다. 

Better Choice for Bipolar Disorder

연자 제주의대 정영은 교수(제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는 여러 임상적 특징을 지닌 질환으로 다양한 병기 또는 삽화에 대한 약물의 치료 반응이 보고되고 있다. 2011년 Cipriani A 연구진이 양극성 장애 조증 치료에 대한 무작위대조연구 68건에 포함된 약물 13개를 메타분석한 결과, 항정신병 약물인 olanzapine, haloperidol, risperidone의 효능이 기분안정제(mood stabilizer) 대비 우수하였다. 

2021년 Kishi T 연구진도 유사한 연구 디자인으로 무작위대조연구 72건에 포함된 약물 23개를 메타분석했다. 10년 전에 비해 새로이 개발된 다수의 약제들이 분석에 추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olanzapine은 risperidone, haloperidol 등과 함께 여전히 우수한 반응률과 조증평가척도점수를 나타냈다.

특히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약물중단율은 olanzapine이 가장 낮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Samara MT 연구진은 양극성 장애 I형의 초기 증상 중증도가 심할수록 olanzapine의 효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실제 임상에서도 급성 조증 환자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증상을 나타내며 증상이 심할수록 olanzapine의 효능은 더욱 우수했다. 

양극성 장애의 우울증에 관한 메타분석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50건의 연구에 포함된 급성 양극성 우울증 치료에 사용된 약물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olanzapine은 양극성 우울증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된 lamotrigine에 상응할 만한 수준의 우수한 반응률을 나타냈으며, 위약 대비 우수한 관해율을 나타냈다.

또한 이상반응으로 인한 중도탈락률에 대해서도 aripiprazole과 달리 olanzapine은 위약 대비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아 뛰어난 약물 치료 순응도를 확인했다(Bahji A, et al. 2020). 

혼재성 상태는 양극성 장애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임상적 상태이다. 세계생물정신의학회(The World Federation of Societies of Biological Psychiatry) 2018 가이드라인에서는 급성 혼재성 조증의 치료에서 olanzapine, olanzapine+valproate를 높은 수준(2등급: category A evidence and moderate risk-benefit ratio)으로 권고했으며, 재발 예방을 위한 유지요법에도 olanzapine을 권고했다(3등급: caterogy B evidence).

또한 olanzapine은 단기 치료에 대한 대규모 관찰연구, 사후 분석 연구 또는 특정 연령층에 대한 추가적인 근거(further evidence, FE) 수준 평가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다.   

양극성 장애 유지요법에 대한 22건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연구 결과, 단일요법 기준 olanzapine의 오즈비(odd ratio)는 aripiprazole, risperidone, quetiapine 보다 낮았다. 재발 예방을 위해 치료가 필요한 환자수(number needed to treat, NNT)도 olanzapine은 단독요법 시 3.2, 단독요법 및 보조요법 시 3.3으로 항정신병 약물뿐만 아니라 기분안정제를 포함해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내 양극성 장애 재발 방지 약물로서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다(Nestsiarovich A, et al. 2022).

불안 증상을 동반한 양극성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13건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연구 결과에서 olanzapine 단독요법 또는 olanzapine과 fluoxetine의 병용요법이 위약 대비 두드러지게 불안 증상을 감소시켰다고 보고됐다(Cullen C, et al. 2021). 급성 초조 증상을 나타내는 양극성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17건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에서 olanzapine은 60분째 비교 시 haloperidol 대비, 120분째 비교 시 lorazepam 대비 효과적으로 초조 증상을 조절했다고 보고했다(Dundar Y, et al. 2016).

별도로 opioid 수용체 길항제인 samidorphan을 olanzapine에 병용했을 때 체중 증가 발생이 현저하게 감소됐다는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2021년 9월 FDA는 olanzapine과 samidorphan의 병용요법을 승인했다. 

종합해 볼 때 양극성 장애 치료에서 olanzapine은 최신 메타분석 연구들을 통해 우수한 유효성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 대한정신약물학회 및 대한우울조울병학회는 ‘한국형 양극성 장애 약물치료 지침서 2022’를 발간하여 조증 삽화뿐만 아니라 우울 삽화, 혼재성 삽화, 급속 순환, 유지요법에 효과적인 약물로 olanzapine을 제시했다.

이에 새로운 시각으로 양극성 장애에 대한 효과가 조명되고 있는 olanzapine을 실제 임상에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Q&A  

 

- Olanzapine과 타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 간 차이점은?

 이정구 교수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에는 olanzapine을 비롯해 aripiprazole, quetiapine, ziprasidone 등이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에서 수행한 연구에 의하면 olanzapine과 quetiapine은 유사하게 BDNF 및 mTORC를 증가시켰으며, aripiprazole도 BDNF를 증가시키긴 했지만 olanzapine 효과의 60% 정도였습니다.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 중 olanzapine이 신경세포 보호와 신경 가소성에 대한 직접적인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보입니다. 

 박원명 교수   
국내에서 olanzapine은 양극성 장애의 조증 및 우울증 모두에 적응증을 지닌 약물로서 조증, 혼재성 상태, 우울증, 유지요법 전반에 걸쳐 유용하게 처방할 수 있는 약물입니다. 오늘 강연을 통해 양극성 장애 치료의 다양한 영역에서 olanzapine의 역할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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