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문원진 교수팀, 맥락얼기 부피 클수록 인지 기능 저하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문원진 교수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문원진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국내 연구팀이 뇌 MRI 상의 맥락얼기 부피가 클수록 기억력과 자기통제, 계획 등 인지 기능이 저하됐으며, 이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관련성이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맥락얼기 또는 맥락막총(脈絡膜叢, choroid plexus)은 뇌실(ventricle)에서 발견되는 혈관과 세포의 네트워크로 뇌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하며, 혈액-뇌척수액 장벽 (blood-cerebrospinal fluid barrier)을 형성한다.

즉, 맥락얼기는 혈액에서 뇌로 가는 면역세포에 대해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하고,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CSF)을 생산하는 주요 장소로 뇌세포에서 노폐물과 독성 단백질을 제거한다.

한편, 맥락얼기 안의 혈관들은 뇌 안의 혈관과 달리 혈액뇌장벽이 없어, 영양분은 뇌 내로 공급하고, 노폐물이나 독성단백질은 외부로 유출해 청소(clearance) 기능을 하는 통로가 된다.

건국대병원 문원진 교수(영상의학과)팀이 인지저하가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3Tesla 뇌 MRI 사진을 얻었다.

연구에는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최종덕 전공의가 1저자, 신경과 문연실 교수, 중앙대병원 영상의학과 임영희 교수,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 및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이수빈 박사후연구원이 공저자로 참여했다.

총 532명의 참가자 중 147명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었다. 또 132명은 역동적조영증강영상(DEC 영상)을 이용해 투과도 영상을 얻었다.

맥락얼기 부피, 인지장애의 독립적 연과 관계 있어

연구 결과, 알츠하이머 치매 스펙트럼 환자에서, 뇌 MRI상의 맥락얼기 부피가 인지장애 정도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맥락얼기 부피는 정상인보다 더 컸으며, 맥락얼기의 부피가 클수록 기억력과 자기통제, 기억력을 관장하는 광범위한 정신능력인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뇌 영상에서 맥락얼기의 부피(빨간색)가 치매가 진행함에 따라 더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뇌 영상에서 맥락얼기의 부피(빨간색)가 치매가 진행함에 따라 더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맥락얼기의 투과성은 경도인지장애에 비해, 알츠하이머에서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문원진 교수는 “맥락얼기 부피가 인지장애 정도와 독립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것은 명확히 밝힐 수 있었다”고 의의를 말했다.

뇌 깊은 곳에는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hippocampus)’라 불리는 구조물이 존재하는데, 현재까지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에 있어 MRI의 역할은 신경퇴화(neurodegeneration)의 일환으로 해마의 위축을 보여주거나, 혈관성 병변을 감지하는 데 국한돼 있다.

문원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맥락얼기의 이상(혈액-뇌척수액장벽의 이상)을 MR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연구는 청소 장애나 신경염증에 대한 새로운 표적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면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문원진 교수는 “선별 검사 단계에서 맥락얼기 부피와 해마 부피를 함께 평가한다면, 알츠하이머 치매에 ‘더 취약한 환자’와 ‘덜 취약한 환자’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병이 진행됨에 따라 맥락얼기의 부피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종단연구(longitudinal study)를 진행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5월 영상의학과 분야 최상위 SCI 저널인 ‘RADIOLOGY(IF=11.105)’ 온라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의약학단 중견연구과제의 연구비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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