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인주 교수

 

부산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인주 교수
부산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인주 교수

50세 이상에서 골다공증 유병률은 22.4%, 골감소증 유병률은 47.9%이며 여성의 경우 10세 단위로 연령이 증가할 때마다 골다공증이 2배씩 증가해 70세 이상의 여성에서 골다공증 유병률은 68.5%에 이른다(대한골대사학회/국민건강보험공단 fact sheet 2019).

이와 관련해 김인주 교수(부산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척추나 대퇴골 골절은 자칫 사망에 이를만큼 치명적이므로 골다공증, 골감소증 등 뼈 건강을 미리 체크해 골절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골다공증, 골감소증 환자가 늘고 있지만 치료율은 높지 않다. 이유가 뭔가
골다공증은 ‘소리 없는 도둑’이라고 할 만큼 증상이 없다. 골절이 나타나야 비로소 자신의 골감소 상태를 체크하기 때문이다. 의료 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면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 검사나 치료를 선뜻 시도하기 곤란한 분위기도 문제가 된다.

검사 측면에서 보면, 현재 국가 검진에서 만 54세와 66세의 여성에게 골밀도 검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尹 당선자가 60세와 72세를 추가하여 총 4회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점은 그래도 고무적이지만 충분하지는 않으며, 아울러 남성 골다공증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치료면에서는 보험급여 기준이 개선되고 있지만 일정한 골밀도 T 점수보다 높으면 약물치료의 보험급여가 인정되지 않는 제한점으로 인해 골절의 예방과 특히 ‘골절을 경험한 환자들의 재골절 방지’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효과적이며 지속적인 치료를 시행하기 힘든 실태를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T-score가 –2.0~-2.5 사이에 해당하는 환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골밀도 검사 결과 T-score가 골다공증의 기준이 되는 –2.5보다 낮을 때 골절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골절은 골다공증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T-score -2.0부터 골절의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골다공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골다공증이 아니라도 T-score –2.0~-2.5 사이의 골감소증이라면 골밀도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철저히 노력해야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 

-폐경기 이후 여성에서 골감소증, 골다공증 환자의 비중이 높다
폐경 후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고 그 작용도 감소됨에 따라 뼈 건강이 약해질 뿐 아니라 혈당⋅혈압⋅콜레스테롤이 올라가고 만성 질환 위험도가 큰 폭으로 증가한다.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 치료에 랄록시펜 등 SERM(selective estrogen receptor modulator;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조절제)이 사용되는 이유가 궁금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폐경 후 뼈가 급속도로 약해지는 이유는 주로 여성호르몬 부족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성호르몬을 보충해 주면 뼈가 더 약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런데 폐경후 여성에게 장기간 여성호르몬제를 투여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심혈관 질환이나 유방암 발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조기 치료 여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중 에스트로겐만 사용했는지에 따라 양상은 다름).

심혈관 및 유방 조직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뼈에는 여성호르몬의 좋은 작용을 나타내는 약물로 개발된 것이 SERM이다. SERM은 골다공증 치료제로서 좋은 효과를 보이는 한편 장기적인 골다공증의 치료에서 제기되는 특정 부위의 골괴사, 비전형 대퇴골 골절 등의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므로 폐경 전후의 젊은 여성들에게 최적화된 약이다. 대퇴골 골절 예방에 대한 정확한 임상시험의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골다공증 치료제로서 필수 조건인 척추골절 예방에 대한 근거는 충분하여 골다공증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보험급여가 아닌 경우에도 진입 문턱이 낮은 약물이라고 생각된다.

요컨대 폐경후부터 60대 연령의 여성에서 아주 강력한 치료가 요구되지 않는 경우의 초기 치료제 또는 예방 목적으로 치료를 지속해야 하는데 보험급여 조건이 안 되는 경우, 환자 본인 부담으로 치료를 계속할 때 편리하게 적용해 볼 수 있는 여러 장점을 가진 약물이라고 생각한다. 

-에비스타 플러스를 위시한 랄록시펜+비타민D 복합제 사용이 갖는 이점은? 
비타민D와 칼슘은 뼈 건강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영양소다. 골다공증 치료에 있어서도 랄록시펜을 단독으로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 비타민D, 칼슘이 적절히 섭취해야 유의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랄록시펜과 비타민D+칼슘 보충제를 따로 먹을 경우 칼슘에 의한 위장 장애 때문에 비타민D 섭취, 더 나아가 랄록시펜의 복약순응도까지 감소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랄록시펜+비타민D 복합제를 통해 복약순응도를 높이고, 식사를 통해 칼슘을 잘 섭취하도록 하면 칼슘제로 인한 위장장애 부담 없이 뼈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일반적인 골감소 환자에게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의 선택 기준이 궁금하다
골감소증 상태에서도 골절로 고생하는 환자가 많으므로 골절의 위험이 높은 상태를 파악하여 적극적으로 약물치료를 해주는 것이 골절예방에 중요하다. WHO에서 개발한 골절 위험도 예측 프로그램인 FRAX(Fracture Risk Assessment Tool)를 이용해 골절 위험률을 산정하는데, 골절 경험⋅가족력⋅동반 질병의 유무 등 임상적인 소견과 골밀도 결과 등을 적용해 골절률을 예측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이용해 골절 위험률이 높은 경우에는 골감소증에서도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골절위험이 높은 대표적인 경우로는 고령, 어머니가 다발성 척추골절로 고생했다거나, 본인의 체질량지수(BMI)가 18.5 미만이거나, 다른 질병으로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복용하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골감소증에서 골절의 위험이 크지 않다면 비타민D+칼슘 보충제와 운동을 통해 골감소의 악화를 막는 것도 가능하다. 

-골절을 한 번 경험한 이후 재발의 위험성은 
한 번 골절을 경험했던 분들에게 2차, 3차 골절이 더 쉽게 일어나고 결과도 훨씬 심각해진다.  한 쪽의 고관절 골절을 당한 노인에게 반대쪽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는 일은 매우 흔하다. 골절로 거동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심혈관 합병증, 폐렴 등의 감염 질환이 동반될 위험이 증가하고, 근감소증이 초래되어 쉽게 넘어지고 다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대퇴골 골절은 사망 위험이 높기 때문에 한 번 골절이 온 사람은 재골절 예방에 더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한골대사학회에서도 골절/재골절 예방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골다공증, 언제부터 관심을 가져야 하나
‘뼈 건강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챙기는 것’이라고 할 만큼,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 다이어트, 폐경 등의 이슈로 뼈 건강에 불리한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크기 때문에 20~30대에 형성되는 자신의 최대 골량을 충분히 높게 만들어야 한다.

폐경기 즈음부터 뼈 건강을 찾기 시작하는 것은 사후 약방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골절 경험이 없고 골밀도 검사에서 골감소가 심하지 않더라도 방심하지 말고 미리미리 뼈 건강을 챙기시라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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