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문화분과위원회 발표, ’범부처 바이오 데이터 축적 플랫폼 구축’
공염불 우려 목소리도…“공약 이행 지켜봐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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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제약업계의 숙원사업이었던 컨트롤 타워 설립이 현실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는 바이오 대전환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R&D 혁신 기술의 선제적 조치를 피력하며 K-바이오 한류시대 개막을 목표로 한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보건 및 제약바이오 부문 정책 공약 중 하나인 ‘국무총리 직속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 설치’ 공약 이행의 일환이다.

윤 당선자는 후보시절 '보건안보 확립과 국부창출'을 모토로 △국무총리 직속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 설치 △글로벌 허브 구축 위한 국가 R&D지원 △제약바이오산업 핵심인재 양성 및 일자리 창출 생태계 조성 등의 공약을 통해 제약바이오 강국 도약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새 정부는 기초 연구진, 병원, 기업과 관련 부처가 협업하는 바이오헬스 컨트롤 타워를 구축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이 기술 수출에 머무르던 한계에서 벗어나 주도적으로 혁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메가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의사 과학자, 인공지능(AI) 핵심 인력을 적극 양성하고, 바이오헬스 분야 규제를 상시 개선하기 위한 규제 샌드박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5일 경기도 성남시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를 방문해 연구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출처 :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5일 경기도 성남시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를 방문해 연구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출처 :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인수위는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대한민국을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 국가로 지정한 것에 발맞춰,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를 조성하고 국제 협력을 추진해 K-바이오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100만명 규모 바이오 빅데이터를 만들어 민간에 개방하고, 주요 병원들이 참여하는 임상 네트워크를 통해 의료 기술 개발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의료 마이데이터 플랫폼도 본격적으로 구축한다. 의료기관, 국민건강보험공단, 민간 보험사에 흩어진 건강정보를 한 곳에 모으겠다는 의도다.

이렇게 되면 이용자는 자신의 건강정보에 손쉽게 접근해 주도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여당의 지원 움직임도 포착됐다.

지난 4월 국민의 힘 서정숙 의원은 혁신위 설치에 대한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서 의원은 "글로벌 신약강국으로 탈바꿈하려면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바이오헬스 거버넌스를 재정비, 강화해야 한다"며 “혁신위는 컨트롤 타워 및 정책 코디네이터로서 역할을 수행해 K-바이오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 환영 목소리

기대되는 건 사실이지만 더 지켜봐야

인수위에서 혁신위를 공식화하자, 업계는 기대감이 감도는 모습이다.

앞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속적으로 제약바이오 컨트롤 타워 설치 중요성에 대해 피력해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은 2022년 신년사에서 “올해는 K-제약바이오 대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며 “대도약을 위해서는 산업계의 총력과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2021년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작년 기준 국내 제약사들은 자체 개발 신약 4개를 허가 받았고, 25개사가 총 13조원대 기술수출을 일궈냈다.

대웅제약 펙스클루, 한미약품 롤론티스, 셀트리온 렉키로나, 유한양행 렉라자 등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도 염두한 글로벌 신약이다.

혁신위 탄생은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R&D 먹거리를 찾고있는 국내 제약사에게 신약 개발 및 경쟁력 확보에 탄력을 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와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AI 플랫폼 전문회사 크리스탈파이와 공동연구 계약을 맺고 항암 신약 개발에 나섰다.

기존 소화기 치료 신약 펙스클루뿐만 아니라 항암제 파이프라인 포트폴리오 추가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한미약품은 작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등이 후원하는 국가신약개발사업에 항암 신약 HM97662가 선정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개발 1호 백신 코로나19(COVID-19) 스카이코비원의 허가를 지난달 30일 완료했다.

한 국내사 관계자는 “국내사의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진행,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다”며 “혁신위 차원에서 국산 신약 약가에 우호적으로 정책을 펼친다면, R&D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 더 적극적으로 신약 개발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까지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의 열악한 실정은 개선되지 못한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당시 제약바이오산업을 키우겠다고 공언했지만, 오히려 R&D지원은 대폭 감소했다.

2019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제출 자료를 보면, 혁신형 제약기업 지원은 2018년 103건, 922억 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122건, 1142억원에 비해 20% 줄어든 수치다.

올해 정부 R&D 예산 역시 15조 7000억 중 바이오가 차지하는 비중은 11.4%다. 미국 30%, 벨기에 40%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업계는 제약바이오 산업 만의 컨트롤 타워 구축을 통해 안정적이고 섬세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며, 이는 혁신 신약 개발, AI, 디지털 치료제 등 R&D 개발 부분에 윤활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바이오 업계 담당자는 ”컨트롤 타워 설치와 그 필요성은 지난 정부에서도 꾸준히 언급됐지만 잘 이행되지 않았다”며 “인수위의 구체적 언급으로 기대가 되는 건 사실이지만, 공약이 실제로 잘 이행 될지는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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