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30일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 개최
보라매병원 오범조 교수 "TMAO·SCFA, 중요한 역할 하는 것으로 분석"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오범조 교수는 29~30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5th APCMS CONGRESS)'에서 'Gut Microbiome and Cardiovascular Disease'를 주제로 발표했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오범조 교수는 4월 29~30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5th APCMS CONGRESS)'에서 'Gut Microbiome and Cardiovascular Disease'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 염증성 장질환, 2형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과 연관됐음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가 활기를 띠는 가운데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에도 학계의 관심이 모인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오범조 교수(가정의학과)는 4월 29~30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5th APCMS CONGRESS)'에서 'Gut Microbiome and Cardiovascular Disease'를 주제로 발표하며 심혈관질환 발생 및 진행에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되는 장내 미생물 대사체를 제시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내 미생물군집을 의미하는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유전체를 뜻하는 게놈(Genome)의 합성어로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의 유전정보 전체를 의미한다. 

서구화된 식습관이 TMAO 생성 유도해 CVD 위험 높여

심혈관질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는 장내 미생물 대사체는 트릴메틸아민-N-산화물(trimethylamine-N-oxide, TMAO)와 짧은사슬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s, SCFA)이다.

두 가지 대사체는 장내 미생물의 균형상태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차이가 있다면 TMAO는 심혈관에 부정적, SCFA는 긍정적 영향을 준다. 

TMAO는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소고기, 돼지고기 등 식품에 함유된 콜린, 베타딘, 엘-카르니틴 등이 트리메틸아민(trimethylamine, TMA)으로 분해된 후 간에서 산화되는 과정을 통해 최종 생성된다.

SCFA는 장내 미생물이 섬유질을 발효시킬 때 만들어진다. 장내 pH를 낮춰 유해균을 감소시키고 암모니아 흡수를 저해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발표된 연구를 리뷰한 결과에 의하면, 이들 대사체는 죽상동맥경화증, 심부전, 심방세동, 심근경색, 고혈압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Life Sci 2018;214:153~157).

특히 TMAO는 심혈관질환 발생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사체로 꼽힌다. TMAO는 서구화된 식단을 통해 풍부한 영양소를 섭취한 뒤 형성된다는 점에서, 서구화된 식습관이 TMAO 생성을 유도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기전적 측면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오타 구성 성분 변화가 심혈관질환과 관련됐다. 즉, 특정 미생물종에 의해 심혈관질환이 발생하진 않는다.

또 장누수(gut leakiness)의 다양한 메커니즘이 심혈관질환 발생 민감성을 조절하는 마이크로바이옴과 병태생리학적 과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장내 환경 변화가 나타나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오 교수는 "결국 심혈관질환 발생에 두 가지 기전이 맞물려 있다"며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좋지 않다고 추정되는 물질이 장으로 흡수되면서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과정에서 담즙산(bile acid)이 중요한 조절자 역할을 하게 된다. SCFA는 혈압강하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Circ Res 2020;127(4):553~570). 

밝혀지지 않은 인과관계…연구 어려운 이유는?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오범조 교수.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오범조 교수.

TMAO와 SCFA가 심혈관질환 발생에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되지만 아직 장내 미생물과 심혈관질환 간 인과관계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진행된 대다수 연구가 동물실험이라는 점이 인과관계 규명의 발목을 잡는다. 

오 교수는 "심혈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는 드물다. 대다수가 무균 마우스를 이용한 연구로, 실험적 조건을 통제했을 때 긍정적 결과를 확인한 것"이라며 "염증성 장질환 등 소화기질환이나 표현형이 분명한 자폐증 등은 항생제 복용에 따라 치료군과 대조군을 비교할 수 있다. 그러나 심혈관질환 환자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학계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건강한 사람이 특정 미생물로 인해 심혈관질환이 발생하는지 또는 특정 방법으로 환자의 장내 미생물을 변화시키면 심혈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쉽지 않은 이유는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는 대사체들이 식습관과 관련됐기 때문이다. 식습관을 통제할 수 있는 환경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를 실현하기란 어렵다. 

오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TMAO와 SCFA가 심혈관질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식습관 통제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한 확실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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