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의료기관 시점의 실질적인 고혈압 이슈 및 관리전략]
단일제형 복합제 통한 순응도 관리도 신경써야
류재춘(류재춘내과 원장·대한임상순환기학회 교육부회장)

1. 젊은 연령층 고혈압을 조기 발견하고 노인 고혈압을 적극적으로 치료하자.

고혈압은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 90mmHg 이상으로, 정상혈압은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이 모두 120mmHg와 80mmHg 미만일 때로 정의한다.

2021년 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20세 이상 고혈압 유병자 중 인지율은 70%, 치료율은 66%, 조절률은 48%로, 2009년까지는 관리 수준이 빠르게 향상됐으나 이후 향상 속도가 둔화됐고, 특히 고령 여성의 고혈압 관리 수준은 최근 오히려 저하되는 추세다.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고혈압 발병 나이가 점차 어려지고 있으나 20~30대 인지율은 22%, 치료율은 16%로 평균에 비해 현저히 낮아 젊은 연령층의 고혈압 조기발견과 치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노인 고혈압은 노화에 따른 생리적 현상이 아니라 혈관의 탄력성 감소에 의한 이차적인 병적 현상임을 인식하고 치료해야 한다. 노인 고혈압의 치료는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및 사망률을 감소시키고, 수축기단독고혈압 환자에서도 고혈압 치료에 대한 이득이 관찰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노인 고혈압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노인 고혈압은 수축기혈압과 맥압이 증가하고, 일중 혈압변동이 심하고, 기립성 저혈압과 식후 저혈압도 잘 동반되므로 약물치료 시 고려해야 한다.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노인 환자에서 수축기혈압을 140mmHg 미만으로 조절할 것을 고려하고, 노쇠한 노인 또는 80세 이상의 노인은 수축기혈압 160mmHg 이상인 경우 생활요법과 함께 약물치료를 권고한다.

노인 고혈압 약물치료의 초기 용량은 1/2 용량에서 시작하고 서서히 증량하며 다른 동반질환이 없는 고혈압 환자의 경우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 칼슘차단제, 이뇨제를 일차약제로 선택하고 주기적으로 기립 혈압을 측정한다. 수축기혈압이 110mmHg, 이완기혈압이 70mmHg 미만으로 감소할 경우 사망률, 관상동맥질환의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이완기혈압을 가능하면 70mmHg 미만으로 낮추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 고혈압환자 진료에 가정혈압을 적극 활용하자.

가정혈압은 고혈압으로 인한 장기 손상과 심혈관계 질환의 예후를 예측하는 유용한 도구이다. 가정혈압은 의료인이 측정할 경우 불안감을 유발해 혈압이 상승하게 되는 백의 효과를 배제할 수 있고, 고혈압에 관한 관심과 치료에 대한 순응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노인의 경우엔 이완기혈압 측정에 있어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어, 반드시 공인 인증기관에서 인증된 가정용 혈압계를 사용하고 표준적인 방법으로 측정하도록 교육해야 한다(표1).

진료실혈압 측정은 백의고혈압, 가면고혈압, 아침고혈압, 야간혈압의 형태 등에 대한 진단이 불가능하므로 가정혈압 측정이 이용된다. 가정혈압 기준으로의 고혈압은 135/85mmHg 이상으로 정의하며 백의고혈압은 진료실혈압이 140/90mmHg 이상이고, 가정혈압 또는 주간활동혈압이 135/85mmHg 미만인 경우로 정의한다. 백의고혈압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약물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약물치료 시작 전 가정혈압 측정을 권장한다. 백의고혈압 환자에게는 생활요법을 권하고 있으나, 진성고혈압으로 이환 될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어 주기적인 혈압 측정을 권고한다.

가면고혈압은 진료실혈압이 140/90 mmHg 미만이나, 가정혈압 또는 주간활동혈압은 고혈압인 경우로 정의한다. 남성, 흡연, 알코올 섭취와 관련성이 높고, 직업적 스트레스가 높은 환자에게서 더욱 흔하며, 혈압의 변동이 큰 환자들에서 그 발생 위험도가 높다. 특히, 가면고혈압은 백의고혈압에 비해 심뇌혈관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아, 철저한 약물치료가 고려된다.

3. 환자의 순응도 향상을 위해 기전이 서로 다른 단일제형 복합제를 고려해 보자.

혈압이 160/100mmHg 이상이거나 목표혈압보다 20/10mmHg 이상 높은 고위험군에서는 2가지 이상의 약제 성분이 단일 제형에 포함된 단일제형 복합제를 처음부터 투여할 수 있다. 용량을 증량하기 보다는 기전이 다른 두 가지 약을 병용하는 것이 강압 효과와 순응도를 동시에 높이면서 부작용은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표2).

고혈압 환자의 2/3 이상에서 혈압치료가 장기화될수록, 임상적 위험도가 높거나 목표혈압이 낮은 환자일수록 목표혈압에 도달하기 위해 2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가 필요하다. 한국인 고혈압치료 현황에서도 치료환자 60%가 2제이상 복용하고 60%가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와 칼슘차단제 2제요법 사용하고 있다.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와 칼슘차단제, 이뇨제 중에서 2가지 약을 병용투여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으며 베타차단제와 이뇨제의 병용요법은 당뇨병 및 대사장애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칼슘차단제는 혈압변동성을 줄이는데 탁월하며 디하이드로피리딘(dihydropyridine)계 칼슘차단제에서 빈맥, 발목 부종, 두통 및 안면홍조가 흔하며 부종은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를 병용하면 줄일 수 있다.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는 임신부에게는 금기이며 치료 시작 첫 2개월 내에는 혈청 크레아티닌이 상승할 수 있으나, 기저치 대비 30% 이내로 상승하고 혈중 칼륨이 5.5mEq/L 이상 증가하지 않으면 약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

4. 병용요법 치료시 목표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면 이뇨제를 적극 사용하자.

이뇨제를 포함하여 작용기전이 다른 고혈압약을 3가지(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와  칼슘차단제, 이뇨제)이상 병용 투여하고 각각의 약의 용량을 최적 용량으로 투여하여도 혈압이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를 '저항성 고혈압'이라 한다.

저항성 고혈압은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먼저 복용약 순응도를 확인하고, 가정혈압이나 활동혈압을 측정해 백의고혈압을 배제한 후 치료에 저항하는 다양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혈압 조절이 안되는데 표적장기 손상이 없고, 약물증가 시 저혈압 증상을 호소하면, 먼저 가성 저항성 고혈압이 아닌지 의심하고 부적절한 혈압측정을 확인한다. 저항성 고혈압의 발생 원인은 이차성 고혈압, 부적절한 혈압측정, 처방 용량이 적거나 부적절한 병용요법등 다양하지만 고혈압약 복용을 지시대로 따르지 않는 환자의 순응도 부족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그리고 감기약,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부신피질 스테로이드, 피임약, 과도한 소금 섭취, 과음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서로 다른 기전의 3가지 약을 충분한 용량으로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이뇨제 용량을 증량 또는 교체하거나, 콩팥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티아지드계 이뇨제 대신 루프 이뇨제를 사용한다. 티아지드계 이뇨제는 고용량을 투여하면 저칼륨혈증, 내당능 저하, 요산 증가, 부정맥, 지질 대사장애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저용량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아 1일 25mg까지 처방한다. 클로르탈리돈(chlorthalidone), 인다파미드(indapamide)와 같은 티아지드 유사 이뇨제가 강압 효과가 더 우수하고 반감기가 길며 장기적으로 사용시 말초혈관저항을 감소시킨다. 푸로세미드(furosemide), 토르세미드(torsemide)와 같은 루프 이뇨제는 울혈성 심부전 혹은 사구체여과율이 30mL/min/1.73㎡ 미만으로 저하된 경우에 사용한다. 스피로놀락톤(spironolactone)은 저항성 고혈압의 추가요법에서 우수한 혈압강하 효과가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