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개 프로세서 장착된 슈퍼컴퓨터 필요따라

[Handelsblatt(2003.3.5)]=최근 IT 기업들 사이에는 컴퓨터로 의약품을 만드는 신약 디자인(drug design)이 화두가 되고 있다.
아직은 몇몇 소규모 업체들이 여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이 분야의 잠재성은 무한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히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컴퓨터 기업들이 이 분야의 저변확대를 노리고 있다.

신약 디자인에서 선구적인 모범을 보여준 것은 미국 샌디에이고의 Agouron사로 에이즈 약인 Viracept를 컴퓨터에서 만들어 유명해졌다. 독일에서는 현재 Akzo그룹의 Organon사가 CADD (Computer Aides Drug Design)에 주력하고 있다.
CADD를 이용하면 온도나 압력 등 분자 운동에 필요한 조건을 설정하고 해당 분자의 움직임을 모니터에 3차원으로 나타낼 수 있다. 즉 분자 모델링을 통해 여기에 대응하는 여러 가지 유용한 작용 물질을 구성해낼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그러나 고성능 컴퓨터라야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있다. 과제의 정도에 따라 수백 개의 프로세서가 장착된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 바로 여기에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신약 디자인 그리고 생물공학에는 현재의 컴퓨터 기술이나 용량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과제들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의학적으로, 중요한 분자 중에 그 공간적 구조가 너무 복잡해서 약학적인 대응효소를 밝혀내는 것이 힘든 것이 많다.

특히 인체 단백질에는 결정체(crystal)가 형성되지 않으므로 최대한 가상 근사치를 구해야 하는데 이 작업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실용단계에 이르기까지는 게놈 프로젝트처럼 몇 년의 시간이 덜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IBM은 지금까지 나온 어떤 모델보다 뛰어난 슈퍼컴퓨터를 설계하고 있다. "Blue Gene"으로 명명되는 이 모델은 1백만 개의 프로세서로 돌아가고 초당 1,000조 번의 부동 소수점 연산을 수행하는 Peta-Flop급이다.
이것은 현존 세계 최고의 컴퓨터보다 성능이 300배 앞선다고 한다.
그럼에도 IBM 연구소측이 인정하듯이 "Blue Gene"는 아직 첫 걸음에 지나지 않을 만큼 생물공학이나 신약설계 영역은 복잡하고 방대하다. 즉, 이 슈퍼컴퓨터를 이용해도 단백질 하나의 공간 구조를 적시에 산정하기 어렵다.

신약설계의 발전은 새로운 수요처를 찾던 하드웨어 제조사들에 큰 매력과 도전이 되고 있다. 실제로 IBM 뿐만 아니라 Sun, SGI, HP, Fujitsu-Siemens 등도 32개 프로세서 이상의 고성능 컴퓨터를 출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들 컴퓨터 기업들은 모두 향후 슈퍼컴퓨터의 새로운 시장으로 제약산업의 신약설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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