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억제제에서 장운동촉진제·헬리코박터·항우울제까지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 기능성 소화불량증 임상 진료지침 2020]

최근 전세계적으로, 특히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여겨졌던 아시아 지역에서 과민성장증후군(IBS)을 위시한 기능성 장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이제 국내에서도 흔히 발병하는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식생활습관의 서구화와 함께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회고령화가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유병률을 급격히 끌어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울산의대 정훈용 교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에 따르면, 고령화로 인한 위장관 기능저하가 소화불량증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첨단화된 사회로 인해 생활방식이 변화하고 사회적인 스트레스가 많아진 것도 소화불량증 발생률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이에 국내의 소화기 연관학회 또한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는데,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가 발표한 ‘기능성 소화불량증 임상 진료지침 2020’이 대표적 사례다.

2020 진료지침 개정판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는 지난해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임상 진료지침 개정안 2020’ 제목의 가이드라인을 대한내과학회지에 게재, 소화불량증 관련 최신의 근거들을 반영해 진단과 치료전략을 업데이트한 바 있다. 학회는 지난 2005년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2011년에는 “실제 임상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해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치료에 대한 진료지침을 개정했다”고 공표했다.

이번 2020 진료지침 개정판은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치료에 대한 체계적인 문헌검색과 근거평가를 통해 최신의 임상근거와 경험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특히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만성적 증상, 진단 시 내시경,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 pylori) 선별검사 등에 무게를 둬 권고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하위분류에 따른 치료전략 구분과 함께 새롭게 추가된 치료전략도 눈에 띈다.

학회는 가이드라인에서 “프로톤펌프억제제(PPI)의 효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의 유용성,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 TCA)의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을 실시해 근거를 반영했으며,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아형(EPS, PDS)에 따른 권고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소화불량 호전에 미치는 효과를 서양과 동양에서 시행된 연구를 구분해 메타분석을 실시했고, 위장관 운동촉진제의 효과뿐 아니라 부작용에 대한 권고안을 통해 실제 임상에서 주의할 사항을 제시했다”고 부연했다.

진단

진단과 관련해서는 여러 연구에서 소화불량증 환자의 증상관리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검사 및 치료 접근전략과 초기의 상부위장관 내시경 전략이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된 가운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진단·치료 전략이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기 내시경과 경험적 위산억제제 치료전략도 유사한 아웃컴을 보였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에서는 대부분 연구들이 서양에서 진행됐고 위암 유병률이 높으며 기능성 소화불량증 호발연령이 더 어리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에서 내시경검사를 받은 소화불량증 환자 1만 41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회귀분석 연구에서는 경고증상(alarm symptom; 체중감소, 연하곤란, 위장관출혈, 철분결핍성 빈혈, 지속적인 구토 등)이 없었던 45세 이상 환자에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을 시행한 결과 72.2%의 위암 발생을 예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만에서 내시경검사를 받은 원인불명 소화불량증 환자 1만 789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향적인 연구에서는 45세 이하에서 경고증상이 없는 이들에서 5.3%의 위암 발생률이 보고됐다.

내시경

이에 이 연구에서는 40세가 원인불명 소화불량증에서 내시경검사 시행에 대한  역가가 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즉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보다 내시경검사의 혜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메타분석 검토결과에서 45세 이하의 위암 유병률은 17.8%, 35에 이하에서는 3.0%로 나타난 가운데 40세 이상 소화불량증 환자들은 위암 등 기질적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해 조기에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병인 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은 위점막에 염증을 야기하고 이는 위의 분비와 운동기능 장애를 야기하고 궁극적으로 소화불량증 증상으로 이어진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 중 50.0%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양상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17개 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RCT)에서 3500여명의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의 경우 위암 위험이 10.0%(95% CI 6.0-1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1건 치료를 위해 치료가 필요한 환자수는 14명으로 나타났다. 또 영국에서 진행된 브리스톨 헬리코박터 프로젝트에서는 60세 이상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양성인 환자들을 제균치료군과 위약군으로 분류해 관찰한 결과, 소폭이지만 제균치료군에서 유의하게 소화불량증 불편감의 수치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률은 2005년 59.6%에서 2015년 51.0%로 감소경향을 보이고 있고, 젊은 연령대에서 변화가 더 두드러진다. 이에 반해 서양국가에서는 젊은 연령대는 20.0%, 고연령대에서는 40.0%로 나타난다. 특히 위암 발생률은 아시아에서 높고,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더 높다. 이러한 동서양의 차이를 고려했을 때 가이드라인에서는 1차치료 전략으로 장기간 경험적 약물요법 시행을 권고하지 않았다.

40세 이상 소화불량증 환자에서는 위암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경고증상이 없는 40세 이하 소화불량증 성인환자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경우 검사 후 치료하는 전략을 권고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검사전략으로는 요소 호기검사와 대변항원 검사를 제시했다.

경고증상

진료지침에 따르면,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전형적인 증상 유무와 위암 등 기질적인 질환 배제를 퉁해 진단한다. 이에 따라 여러 가이드라인에서는 기질적인 원인에 대한 경고증상 평가를 권고하고 있다. 여기에는 체중감소, 출혈, 진행성 연하장애, 지속적 구토, 비스테로이드성항염증제(NSAID)·항응고제·항혈소판제 사용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최근 통합분석에서는 경고증상으로 기질적인 병인들을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에 최근의 서양 가이드라인에서는 60세 이상이면서 경고증상 또는 췌장 또는 담도 관련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추가적인 평가를 진행한다는 내용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회는 동양과 서양 간에 기질적 질환의 역학적 차이는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는 남·여 모두 35~50세에서 위암이 호발하는 가운데 아시아 환자 대상 분석연구에서는 경고증상이 유의한 진단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는 경고증상이 있는 소화불량증 환자에서는 연령에 상관없이 상부위장관 내시경 등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하도록 했다. 단 경고증상이 없는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추가적인 평가가 임상적 혜택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단서는 달았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지속적으로 소화불량증 증상이 지속될 경우 재평가를 시행하고 지속되는 증상의 종류와 증상의 경감을 잘 확인하도록 안내했다. 임상적으로 증상이 확인될 경우 소화불량증을 야기할 수 있는 기질 질환 확인을 시행해야 한다.

철분결핍성 빈혈의 경우 병인학적 위장관질환 진단에 대한 주요한 인자 중 하나로 꼽힌다. 철분결핍 환자 중 23.0%에서 위장관질환, 1.0%에서 위암이 진단된다. 특히 고령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를 고려해 가이드라인에는 철분결핍이 있는 환자에서 위장관내시경 평가를 시행해 빈혈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추가적으로 빈혈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과 연관성이 있을 수도 있다. 15개 사례분석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환자에서 철분결핍성 빈혈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HR 2.2, 95% CI .1.5-3.2). 이에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철분결핍성 성인 환자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한편 경험적 약물요법에도 반응이 없는 환자에게는 전혈 검사, 혈액화학 구성성분 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할 경우 상복부초음파 또는 복부CT를 통해 간암 또는 췌장암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위산분비억제제

진료지침에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십이지장내 산 청소능 감소로 인해 산 노출이 증가하고 내장과민성이 증가하며 위 운동장애를 초래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PPI가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주요 치료전략이지만, 효과가 아주 크지는 않고 사용에 대한 논란도 있다.

PPI의 치료효과를 평가한 새로운 메타분석에서는 8개 RCT를 대상으로 2216명의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PPI와 위약 간 증상 정도를 비교했다. 치료기간은 2~8주였다. 분석결과 PPI는 위약보다 뛰어난 증상개선을 보였다. 증상개선율은 PPI군에서 36.0%, 위약군에서 30.0%였다(RR 1.41, 95% CI 1.07-1.87).

하지만 연구별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하위분석 연구에서 PPI는 증상완화에 효과를 보였고(RR 1.44, 95% CI 1.03-2.01), 완전한 증상완화(global symptom)에도 효과를 나타냈다(RR 1.26, 95% CI 1.07-1.49). 또 치료기간에 따라 하위분석한 결과, 3개 RCT에서 PPI 8주치료 후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상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RR 1.24, 95% CI 1.03-1.49). 하지만 4주 미만 치료군에서는 위약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RR 1.40, 95% CI 0.99-1.97).

한편 PPI는 궤양이나 역류 유사 증상을 보이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간주돼 왔고, 여러 가이드라인에서는 PPI를 기능성 소화불량증 하위분류에 따라 처방할 것을 제시했다. Rome Ⅲ 분류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명치통증증후군(EPS)과 식후스트레스증후군(PDS)으로 분류했지만, 실제 소화불량증은 EPS와 PDS의 증상들이 중복된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상복부 통증(epigastric pain)이나 흉통(burning)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PPI의 효과를 평가한 4개의 무작위대조군임상시험을 확인한 결과, PPI는 일관되게 위약보다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였다(RR 1.22. 95% CI 1.04-1.44). 단 식후 포만감이나 초기 포만감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2개의 RCT에서는 위약 대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RR 1.56, 95% CI 0.91-2.70). 이를 종합해 가이드라인에서는 EPS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 PPI를 1차 치료전략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2RA

H₂수용체길항제(H2RA)도 산억제제로서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비궤양성 환자 2456명을 대상으로 한 12개 RCT에 대한 코크레인 메타분석에서는 해당 계열의 위산억제제가 지속적으로 증상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에서는 전반적인 근거의 질이 낮았고 Rome Ⅲ 기준이 도입되기 전에 시행된 연구들이라고 언급했다.

PPI와 비교한 7개 RCT에 대한 메타분석에서도 증상완화에 유사한 효과를 보였지만, PPI에서 증상완화 폭이 더 큰 경향을 보였다. 게다가 H₂수용체길항제는 투여에 따른 급격한 내성이나 내약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 치료효과가 반감된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급성 내성(tachphylaxis)은 H₂수용체길항제의 유지치료 전략으로의 역량을 제한하게 된다.

H₂수용체길항제가 안전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아나필락시스 등 유해약물반응 위험도 있다. 특히 H₂수용체길항제 중 하나인 라니티딘의 유해반을을 평가한 결과 아나필락시스도 높은 비율로 관찰됐다. 이에 H₂수용체길항제의 단기간 사용은 기능성 소화불량증 관리에 적용할 수 있지만,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위장관운동촉진제

진료지침에서 위장관운동촉진제는 기전에 따라 도파민 D₂수용체길항제, 세로토닌 4형(5-HT₄)수용체작용제, 모틸린작용제로 분류된다. D₂수용체길항제의 대표적인 약물인 돔페리돈은 메타분석에서 2~4주 사용했을 때 위약 대비 복부팽만과 조기 포만감 증상에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메토클로프로마이드, 레보설프라이드, 돔페리돈은 추체외로 증상을 야기할 수 있고 한국에서 용량에 제한이 있다.

또 이토프라이드는 말초에 작용해 중앙 수용체 관련 추체외로 부작용은 피할 수 있고 프로락틴 호르몬 수치의 최소상승으로 이어진다. 이에 국제 증상 개선, 식후 포만감, 초기 포만에 위약 대비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이토프라이드의 경우 미국 또는 영국에서 사용할 수 없지만,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있다.

5-HT₄수용체길항제 중 시사프라이드와 테가세로드는 부정맥과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돼 시장에서 퇴출됐고, 모사프라이드는 부정맥을 유발하지 않고 위장관 운동 및 위배출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연구에서 위약 대비 우위성은 보이지 못했지만, 하나의 연구에서는 삶의 질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메타분석 연구에서 상반된 결과들이 제시된 가운데 가이드라인에서는 모사프라이드를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대한 유용한 치료전략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게다가 서방형 1일 1회 제형도 개발돼 기존 모사프라이드와 유사한 효과를 보임과 동시에 순응도를 개선시켰다는 점도 덧붙였다.

추가적으로 DA-9701(모티리톤)도 위장운동촉진제로 이름을 올렸다. 견우자와 현호색(Pharbitidis semen and Corydalis tuber) 추출물인 DA-9701은 단독요법군, PPI 치료병력군, DA-9701 + PPI 병용치료군 모두에서 소화불량증 증상 및 삶의 질 개선에 효과를 보였다. 추가적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는 위장운동촉진제의 용량을 높이거나 메토클로프라마이드, 돔페리돈 등 다른 종류의 위장운동촉진제를 병용하도록 했다.

Rome Ⅳ 분류에서는 대부분의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가 PDS(기능성 소화불량증 아형 중 식후고통증후군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PDS는 식후에 불편함이 느껴지거나 조기 포만감을 느껴지는 경우로 정의된다. 일본에서 진행된 모사프라이드 관련 대규모 연구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는 위정체 증상(gastric stasis symptom)군과 EPS군으로 분류됐다. 이에 모사프라이드는 위배출 지연 증상 환자에서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테프레논 대조군에서도 증상개선이 나타났다.

또 서방형 모사프라이드 연구에서는 PDS 환자의 위장관 증상 점수 개선에 차이가 없었다. 메타분석에서 이토프라이드는 돔페리돈보다 식후 포만감과 초기 포만감에 개선효과를 보였지만 위약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아코티아마이드는 위장관운동 활동을 촉진시키는 약물로 신경계와 아세틸콜린에스테라아제 활동억제에 연관된 M₁, M₂ 무스칼린 수용체 길항을 통해 아세틸콜린 분비를 촉진시킨다. 위약과 비교했을 때 증상 중증도와 식이 관련 증상 완화에 효과를 보였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위적응과 위배출에 대한 혜택이 34.8%의 환자에서 나타났다.

또 7개 무작위대조군임상시험에 대한 메타분석 PDS 관련 증상에 효과를 보였다. PDS 환자와 EPS 환자 모두에서 효과가 나타났지만, 하위분석에서는 PDS 환자에서 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단 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다른 위장운동촉진제를 사용한 연구도 부족하다. 에리스로마이신은 모틸린수용체작용제로 위배출에 효과를 보였고, 복부팽만 관련 증상개선 효과를 보였다. 단 RCT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편 진료지침에서 “위약 대비 효과가 증명된 대부분의 위장관운동촉진제는 D₂수용체길항제”라고 명시돼 있다. 이 중 메토클로프라마이드는 신경에 작용하는 D₂수용체길항제다. 이는 추체외로 증상을 야기할 수 있고 24~48시간에 급성 근이상 반응을 보인다. 추체외로 부작용은 치료 기간과 축적 용량에 영향을 받는다. 이 부작용은 비가역적이고 청소년 환자에서 흔하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이에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단기간(최대 5일 이내)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는 설명이 추가됐다.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는 2개의 RCT에 대한 메타분석에서 장기간 적용 시 소폭이지만 유의한 혜택을 보였다(6~12개월). 하지만 단기간(3개월)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14개 RCT가 포함된 메타분석에서는 소화불량증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른 25개 RCT에 대한 메타분석에서는 반대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또 삶의 질에는 차이가 없었고, 부작용은 높았다.

유럽, 미국, 캐나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를 소화불량증에 대한 1차 치료전략으로 권고했다. 국내에서는 1997년 1월~2017년 12월의 18개 RCT를 대상으로 메타분석한 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를 장기간 시행한 결과 소화불량증 증상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RR 1.18, 95% CI 1.07-1.31).

하지만 연구들 간 차이는 있었다. 지역별 하위그룹 분석에서 아시아 외 연구에서는 일관되게 혜택이 확인됐지만, 아시아 연구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혜택이 없었다. 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호발하는 지역에서는 제균치료에서 비용 및 부작용 증가와 연관성이 있다. 내성 박테리아, 재감염 위험도 높다.

이를 고려해 가이드라인에서는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의 효과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유병률이 높은 지역에서 제균치료의 혜택과 위험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에 근거해 이번 지침에서는 약한 권고를 선택했다고 부연했다.

위기저부이완제

진료지침에서는 식후 근위부의 이완장애와 관련해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의 약 40%에서 나타나며 조기 만복감, 체중감소 등의 증상과 관련 있는 병태생리 기전”이라 밝히고 있다. 약제와 관련해서는 “5-HT₁ 수용체길항제인 부스피론과 탄도스피론이 위 기저부의 이완효과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부스피론은 4주치료 후 위적응을 유의하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식후 포만감, 초기 포만감, 복부팽만을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됐다. 또다른 연구에서 탄도스피론은 소화불량증 환자의 복부증상과 상복부통증 감소에 효과를 보였다.

항우울제

삼환계항우울제(TCA)는 임상적으로 기능성 위장관장애 환자의 증상을 개선시켜주는 것으로 진료지침에서 언급됐다. 4개의 RCT에 대한 메타분석에서 TCA는 위약 대비 유의한 증상개선 효과가 없었고(RR 0.76, 95% 0.62-0.94), 3개의 RCT 대상 메타분석에서는 소화불량증 증상감소에 효과를 보였다(RR 0.74, 95% CI 0.61-0.94). 아시아에서 진행한 2개의 RCT에서는 난치성 기능성 소화불량증에서 위약 대비 혜택을 보였다.

TCA는 궤양 유사 기능성 소화불량증에서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운동이상 기능성 소화불량증보다 EPS에서 더 효과가 컸다. 정리하면 TCA는 난치성 기능성 소화불량증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지만, 가이드라인에서는 주의는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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