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2022년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젊은 당뇨병 환자 증가세로 판단…비만 등 위험요인 관계없이 선별검사 나이 낮춰
동반질환·위험요인 따라 메트포르민 1차로 선택하지 않을 수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당뇨병학회(ADA)가 광범위한 당뇨병 선별검사의 필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젊은 성인에서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다고 판단해 당뇨병전단계 및 당뇨병 선별검사 권고 나이를 기존 40세에서 35세로 낮춘 것이다.  비만 등 위험요인과 관계 없이 모든 성인에게 해당한다는 점에서 선별검사를 받아야 하는 성인이 기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권고안을 담은 ADA의 '2022년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은 Diabetes Care 1월호에 실렸다(Diabetes Care 2022 Jan 1;45(Supplement_1):S4~S7).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와 함께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환자 관리 시 개별화된 치료를 강조하면서 고려해야 할 동반질환을 다뤘다. 또 당뇨병 관리기기 발전에 따라 기기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DA의 최고의학책임자 Robert A. Gabbay 박사는 "당뇨병 관리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면서 "문헌을 주의 깊게 검토해 변화가 있는 선별검사, 치료 개별화, 동반질환 고려사항, 기술의 중요한 역할 등 임상의가 알아야 할 네 가지 영역을 확인, 이를 가이드라인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ADA는 필요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있으며, 새로운 근거를 종합해 매년 전체 권고안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모든 35세 성인 당뇨병 선별검사 권고

이번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비만 등 위험요인과 관계없이 모든 성인에게 당뇨병전단계 및 당뇨병 선별검사를 35세에 시작하도록 권고한 대목이다.

지난해 8월 미국질병예방서비스테스크포스(USPSTF)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성인의 당뇨병 선별검사 나이를 40세에서 35세로 낮추도록 주문한 바 있다.

이와 비교해 ADA는 특정 위험요인의 예외를 두지 않고 모든 성인의 선별검사 나이를 낮췄다는 게 특징이다. 

ADA는 선별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면 최소 3년 간격으로 검사를 반복하도록 제시했다. 단, 증상이 발생하거나 체중 증가 등 위험요인에 변화가 있다면 검사를 더 자주 진행하도록 명시했다. 

현재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 선별검사 나이를 40세 이상인 성인이나 위험인자가 있는 30세 이상 성인에게 매년 시행을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임신 기간이 15주 미만인 초기 임신부에 대한 당뇨병 선별검사 권고안도 확대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위험요인이 있는 임신부부터 임신 계획 당시 당뇨병이 진단되지 않은 모든 여성까지 당뇨병 선별검사를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젊은 성인에서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임신하는 여성이 상당수 있어 조기검진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임신성 당뇨병 선별검사는 24~28주에 진행하도록 제시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ADA·유럽당뇨병학회(EASD)가 발표한 '성인 1형 당뇨병 관리' 전문가 합의 권고안을 기반으로 1형 당뇨병 성인에 대한 당뇨병 선별검사 권고안을 개정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1형 당뇨병이 의심되는 성인에게 자가항체 검사를 시행하거나 ADA·EASD 전문가 합의 권고안에서 제시한 1형 당뇨병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성인에게는 유전자검사를 진행하도록 주문했다. 

동반질환 따라 GLP-1 제제·SGLT-2 억제제 우선 투약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2형 당뇨병의 1차 치료제는 동반질환, 환자 중심 의료, 관리 필요성에 따라 달라지며, 일반적으로 메트포르민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이뤄지도록 주문했다. 

혈당에 따라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심부전, 만성 콩팥병을 동반했거나 위험요인이 있는 2형 당뇨병 환자에게 메트포르민을 병용 또는 병용하지 않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 SGLT-2 억제제 등 혈당강하제 치료가 적절한 초기치료임을 명시했다. 

즉 메트포르민이 당뇨병 치료의 첫 번째 지위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동반질환 또는 위험요인에 따라 메트포르민을 투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초기 혈당과 개별화된 혈당조절 목표, 동반질환, 체중, 저혈당, 비용 등을 고려해 선택해야 할 항당뇨병제를 도표로 제시, 의료진이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적합한 항당뇨병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2형 당뇨병 예방·치료를 위한 비만 및 체중관리를 위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지난해 6월 승인한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2.4mg)를 권고안에 추가했다.

NAFLD 관리 중요성 강조…CKD 진행 위험 높다면 '피네레논' 치료

당뇨병 환자의 동반질환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2형 당뇨병 또는 당뇨병전단계 성인이며 간효소(ALT) 수치가 증가했거나 초음파에서 지방간이 확인됐다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과 간섬유증 여부를 평가하도록 권고했다.

심혈관질환 및 위험관리 권고안은 미국심장학회(ACC)로부터 4년 연속 승인을 받으며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도 제시됐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혈압은 진료실 방문 시 측정하며 140/90mmHg 이상인 환자는 고혈압 진단을 위해 별도의 측정 날짜를 포함해 여러 번 혈압을 확인하도록 주문했다. 단, 혈압이 180/110mmHg 이상인 심혈관질환 환자라면 1회 방문으로 고혈압이 진단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기존 섹션을 세분화하는 변화도 줬다.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미세혈관 합병증 및 족부관리' 섹션에 만성 콩팥병, 망막병증, 신경병증, 족부관리 내용을 포함했다.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를 '만성 콩팥병 및 위험관리'와 '망막병증, 신경병증 그리고 족부관리' 두 가지로 나눴다.

'만성 콩팥병 및 위험관리' 측면에서 SGLT-2 억제제는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25mL/min/1.73㎡ 이상, 알부민뇨 300mg/g 이상인 당뇨병성 신증 동반 2형 당뇨병 환자에게 만성 콩팥병 진행과 심혈관계 사건 발생을 줄이기 위한 치료제로 투약하도록 권고했다.

이어 심혈관계 사건 또는 만성 콩팥병 진행 위험이 증가했거나 SGLT-2 억제제 치료가 어려운 환자라면 선택적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저해제인 피네레논(제품명 케렌디아)을 투약하도록 했다.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피네레논은 만성 콩팥병 환자의 심혈관계 사건과 콩팥병 진행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고칼륨혈증 위험이 있으므로 칼륨 수치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또 피네레논은 SGLT-2 억제제와 병용할 수 있다. 

당뇨병 기기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입원환자도 가능

적정혈당유지시간(TIR)은 혈당 평가의 하위 섹션에 통합했다. 지난해 가이드라인에서는 TIR 임계값(threshold)에 대한 권고안을 별도로 마련했으나, 올해에는 이를 없애고 해당 내용을 표에 담았다. 

이어 당뇨병 관리기기 관련 권고안도 주목할만 하다. 당뇨병 관리기기에 대한 많은 근거가 쌓이면서 기기 사용의 권고안을 강화한 것이다. 특히 연속혈당측정기(CGM)의 중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실시간 또는 간헐적 스캔 CGM은 당뇨병 관리를 위해 기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다회 인슐린 주사 또는 인슐린 피하주사하는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또 기기마다 특징이 동일하지 않으므로 환자의 상황, 욕구, 필요성에 따라 적합한 CGM을 선택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환자가 기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 감독 가능한 경우 외래 또는 입원 중 당뇨병 기기 사용을 계속 허용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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