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설희 교수 | 건국의대 건국대학교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 | 건국의대 건국대학교병원 신경과

  제 14차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국제학술대회(14th Clinical Trials on Alzheimer's Disease, CTAD)가 2021년 11월 9-12일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됐다.
한설희 교수(건국의대 건국대학교병원 신경과)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Donepezil 경피흡수형 패취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다국가, 다기관, 이중맹검, 활성대조군 3상 임상시험 을 주제로 강연을 발표했다. 본지는 이날의 강연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Donepezil 경피흡수형 패취 개발 요구    
  이번 제 14차 CTAD 컨퍼런스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병리에 영향을 미쳐 신경을 보호하고, 병의 진행을 차단하거나 역전시킬 수 있는 질병변경효과를 가진 치료제(disease modifying agent) 개발에 대한 발표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이러한 논의는 매우 고무적이지만, 아직까지는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법을 개선하고 최적화하는 문제는 여전히 중요한 임상적 과제로 남아 있다.
  환자의 복약순응도는 의약품의 유효성이나 안전성만큼이나 치료 효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WHO의 통계에 따르면 선진국에서 환자의 복약순응도는 50% 정도에 그친다. 따라서 치매의 질병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높여 약효를 지속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제형의 의약품 개발 필요성이 절실한 실정이다.
  Donepezil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 및 전반적인 기능 개선에 효과적인 약물이지만, 경구 복용 시 구역, 구토 등 위장관계 부작용으로 인해 적합한 치료 용량으로 증량이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상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약물전달시스템이 연구되어 왔다. 경피흡수형 패취는 피부에 적용하여 오랜 기간 약효를 나타낼 수 있고, 안정적으로 약물 농도를 유지하여 이상반응을 줄일 수 있는 제형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런 요구에 따라 개발된 개량신약인 donepezil 경피흡수형 패취제(도네리온패취)에 대한 임상 연구 결과를 살펴보겠다. 도네리온패취는 초박형 필름으로, 지지 필름층과 약물함유 매트릭스층 , 점착 매트릭스층, 박리층을 포함하여 4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구용 donepezil 5 mg/일과 동등한 효과를 나타내는 87.5 mg/25cm2 패취와 10 mg/일과 동등한 효과를 나타내는 175 mg/50cm2 패취 두 가지 용량으로 1주 2회(3일 또는 4일 간격) 부착한다<그림 1>.

     도네리온 패취 개발 임상      
  단회투여 임상에서 donepezil 경피흡수형 패취 투여 약 72시간 후 최고혈중농도에 도달했고, 3일째에 패취를 제거한 후에도 5일 간 혈중약물농도가 유지되는 약동학적 특성을 보였다.
  또한 반복투여 임상에서 donepezil 경피흡수형 패취제는 약물을 일정하게 방출하여 혈중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였다. 일반적으로 경구용 약물이 투여 후 약물 농도가 빠르게 감소하는 것과 차별화된다.
  PK 모델링/시뮬레이션을 통해 투여된 약물의 시간 경과에 따른 농도변화 추이를 살펴본 결과, 경구제는 최고혈중농도와 최저혈중농도 구간의 변동성의 폭이 큰 반면, 경피흡수용 패취는 완만하고 안정적인 변동성 추이를 나타냈다<그림 2>.

   도네리온 패취의 효능과 안전성 임상연구    
  경증 및 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donepezil 경피흡수형 패취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다국가,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활성대조군, 3상 임상연구가 실시되었다. 2017년 10월부터 2020년 7월까지 한국, 대만, 호주, 말레이시아 등 4개국 46개 기관에서 약 400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임상에 참여했다.
  대상환자 선정기준은 과거 약물 투여력이 없거나 donepezil 경구제를 3개월 이상 안정적으로 복용하던 알츠하이머병 환자였다. 경구용 donepezil 5 mg 또는 10 mg을 복용 중인 군과 donepezil 복용 경험이 없는 군을 계층화하여 경피흡수용 패취인 IPI-301군 또는 경구용 donepezil 군으로 1:1 무작위 배정하여 24주간 투여했다. 계획서순응대상군(per-protocol set)과 모든 분석대상군(full analysis set)의 인구학적 특성과 기저 특성은 군 간 차이가 없었다.
  일차유효성 평가변수는 24주간 알츠하이머병 인지기능평가척도(ADAS-cog)의 변화였고, 이차유효성 평가변수는 1) 전반적 임상평가(CIBIC-plus) 변화, 2)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변화, 3) 일상생활능력평가척도(ADCSADL)변화, 4) 신경정신행동(NPI) 변화, 5) 임상 치매 척도(global CDR, CDR-SB) 변화, 6) 치료 편의성(10-pointVAS) 이었다. 자살 생각(suicidal ideation), 행동 변화 등 안전성 프로파일도 평가했다.
  유효성 평가 결과, donepezil 경피흡수용 패취는 24주간 ADAS-cog 변화에 있어 대조군과 시험군 간 95% CI 상한치 2.02 미만으로 PPS군과 FAS군 모두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그림 3>.

  또한 MMSE에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일상생활 수행능력(ADL)을 평가한 ADCS-ADL 변화에서는 경피흡수용 패취가 우월한 경향이 뚜렷했다. NPI, CDR, CDR sum of box에는 변화가 없었다.
  안전성 평과 결과에서 전체 397명의 환자 중 사망을 초래한 이상반응 두 건이 대조군에서 보고되었다. 한 건은 한국 기관에 등록한 아시아인으로, 사망 원인은 급성 심근경색이었고, 다른 한 건은 호주 기관에 등록한 백인으로 사망원인은 대량 뇌내 출혈이었다. 대조약과 사망사건 간 인과관계는 없었다.
    도네리온패취 개발 의의     
  종합하면, IPI-301 경피흡수형 패취는 경구제 대비 인지기능 개선 효과에 대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또한 ADAScog평가에서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향상시키는 경향이 뚜렷했고, 긍정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되었다.
  Donepezil 경피흡수용 패취는 사용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혈중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비침습적이고 효과적인 약물전달시스템이다. 특히 초회통과효과를 피할 수있어 생체이용률이 높고, 불필요한 부작용은 줄어들어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끝으로, 연구에서 사용한 donepezil 경피흡수용 패취, IPI-301은 2021년 11월 5일 자로 도네리온패취로 한국 식약처 허가를 승인받아 세계 최초로 상용화의 길을 열었고,치매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Q&A   
질문 : Donepezil은 분자량이 크고 지질친화도가 높기 때문에 경피흡수용 패취로 개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대단히 성공적인 임상 결과에 대해 축하합니다.
한가지, 부작용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경험상 rivastigmine 패취를 적용한 환자들에서는 국소적으로 피부자극 이상반응이 상당히 많이 나타났습니다. 이 패취의 경우 피부자극에 대한 반응은 어떠한지요?
한설희 교수 : 도네리온패취는 주 2회 투여 요법으로 개발되었으므로 rivastigmine 패취보다 다소 크지만, 심각한 피부자극의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높은 수준의 기술로 개발한 제형의 특수성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디칼업저버 메디컬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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