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홍수종 교수 연구팀, 멀티오믹스 연구방법으로 규명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가습기살균제 폐손상 기전이 성인과 소아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동안 가습기살균제와 관련된 기전 연구들은 동물실험 위주였으나, 이번 결과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폐조직을 멀티오믹스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결과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 멀티오믹스 : 질병 연구를 위한 여러 분자생물학적 정보 통합
서울아산병원 가습기살균제보건센터(센터장 홍수종)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생체시료를 멀티오믹스 방법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가습기살균제(Polyhexamethylene guanidine, PHMG)가 폐섬유화를 유발하는 기전과 관련된 유전자와 단백질을 확인했고, 이 기전이 소아와 성인에서 다르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습기살균제 폐섬유화 기전은 성인의 경우 매연, 흡연 등과 같은 환경성 독성물질에 이미 많이 노출된 상태에서 PHMG 노출이 더해져 한계점을 넘으면서 TGF-beta 신호전달로 진행됐다.
반면 소아는 Integrin과 같은 다른 경로를 거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경로들이 최종적으로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 ECM)의 리모델링을 거쳐 폐섬유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 세포외기질 : 세포와 조직사이의 공간을 채워줌으로써 세포를 보호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구조체
연구팀은 가습기살균제 피해 폐손상과 가장 유사한 특발성 폐섬유증의 기전과 비교분석도 하였다. PHMG 성분 가습기살균제에 의한 폐손상의 경우 ECM/Integrin 경로로 진행되는 반면에, 특발성 폐섬유증은 WNT/Cadherin 경로로 진행되어 두 질환의 발병 기전이 다름을 확인했으며, 이를 검증하기 위해 실시한 동물실험에서도 재현되었다.
성인은 TGFβ/SMAD 경로, 소아의 경우 Integrin 경로로 각각 진행된 후 하위의 세포외기질 관련 인자들의 발현에 영향을 주어 최종적으로 세포외기질 리모델링을 거쳐 섬유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예측된다.
홍수종 가습기살균제보건센터장은 “이 연구 결과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환자들의 폐조직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멀티오믹스 통합분석에서 제시된 중요한 결과"라며 "폐손상 및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다른 피해 증상과의 연계성 규명 및 향후 피해자들의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데도 중요한 근거로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Clinical and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