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럽 의료기기연합회 업무협력

유럽 의료기기 기술, 우리나라 상륙


유럽의 혁신적인 의료기기 기술이 우리나라 시장에 문을 두드린다. 지난달 체결한 한-EU FTA 가서명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KMDIA)는 지난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의료기기연합회(EucoMed)와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EucoMed는 EU회원국 전체 4500여 의료기기업체들이 가입돼 있는 단체다.

윤대영 회장은 "유럽은 혁신적인 의료기기 기술을 보유했지만 한국의 헬스케어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향후 유럽중소기업의 한국진출에 협회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25일부터 이틀동안은 유럽연합 유럽집행위원회가 지원하는 "EU Gateway Programme"중 하나인 "헬스케어 의료기술 전시상담회"가 서울에서 개최, 다양한 유럽연합 기업의 선진 의료기술과 헬스케어 제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됐다. 유럽 의료기기 기업으로써는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이자,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기회가 됐다.

주최측은 "500여개 한국 기업이 참가신청을 할 정도로 유럽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개별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유럽 기업들로부터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발판 마련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현재는? 혁신 기술에 대한 자본 투자

유럽에서는 혁신 의료기기 기술에 대한 자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출범한 의료기기 기술의 육성 및 개발을 위한 기술 인큐베이팅 전문 단체 "의료기기 육성협의체(MDA; Medical Device Accelerator)"가 대표적인 사례다. 스위스 로잔느의 에꼴 폴리텍공과대학(EPFL) 과학단지내에 위치한 MDA는 유럽에서 혁신적인 의료기기 기술의 육성을 도모하고, 향후 기업체의 허가등록, 자금지원 등의 협력 업무를 도모하게 된다.

인큐베이팅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비교해볼 때, 유럽은 아직까지 의료기기분야에서 초기 생성단계에 있는 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조직이 없었다. 이에 따라 MDA 출범으로 유럽지역의 투자자들은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와 법적인 문제해결은 물론, 상업적인 기술 활용을 통해 의료기술을 현실세계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는 기대다.

MDA는 소피노바 파트너스(Sofinnova Partners)라는 벤처 캐피탈 자본과 의료기기 전문기업 메드트로닉에서 후원한다. 자본 투자 부족으로 인한 기술의 현실화 문제, 초기단계에서 기술의 모니터링 및 검증작업 등에 관한 상호간의 아이디어를 이끌어낸 다음, 외부로부터 추가적인 자금지원 또는 새로운 기업의 설립 등의 상승효과를 도모하게 된다.

초대 CEO 팀 레니한(Tim Lenihan)은 "수세기 동안 유럽은 혁신적인 의료기술 육성을 위해 투자하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CT스캐너와 혈관 풍선혈관성형술과 같은 의료기술들이 유럽에서 시작이 될 정도로 많은 투자자들의 뒷받침이 있었으며, MDA는 이러한 유럽지역의 의료기술 발전을 위해 더욱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인증 획득, 세계 시장 진출 발판

유럽에서의 품질 인증은 세계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앞서가는 기술로 인정받는 동시, 까다로운 평가를 통해 개발됐다는 것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메드트로닉은 뇌신경의학 전문의들의 연차총회 CNS 2009에서 수술용 MRI시스템 폴스타 N30(PoleStar N30 Surgical MRI system)이 유럽 CE마크를 획득한 것이 공개됐다고 밝혔다. 뇌종양 수술을 위한 최신 솔루션을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이번 획득을 통해 전세계 출시를 앞두게 됐으며 현재 미국에서도 FDA승인이 진행 중에 있다.

회사측은 환자 체내에서 일어나는 수술의 영상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되므로 뇌신경외과 전문의는 뇌 주요 부위의 손상 없이 최대한으로 종양을 절제할 수 있고, 재수술 발생 빈도를 낮출 수 있으며 환자의 입원치료 기간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항법영상 수술장비기술 부서 짐 클로어(Jim Cloar) 대표는 "차세대 MRI기기로써 활용도 뿐만 아니라, 인체공학적인 설계 강화 및 수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제품에 대한 신뢰감이 높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세원셀론텍도 최근 바이오콜라겐을 응용한 의료기기 신제품 4품목이 유럽CE인증을 획득하면서 세계 시장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유럽CE인증을 받은 바이오콜라겐을 응용한 의료기기 신제품은 연골조직재생용 콜라겐 필러 "카티필(CartiFill)", 치과 및 피부과 조직재생용 콜라겐 필러 "듀오필(DuoFill)", 골수유래 줄기세포치료 시술용 "엠알엠키트(MRM Kit)", 뼈 등 경조직을 포함한 조직재생용 콜라겐 필러 "서지필(SurgiFill)" 등 4품목이다. RMS Bionet에서 유럽시장에 자유로이 공급할 수 있는 재생의료기술 아이템은 총 11가지에 달하게 됐다.

회사측은 "유럽CE인증 가운데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료기기에 대한 CE/MDD(Medical Device Directive) 마크의 까다로운 적합성 평가를 통과했으며, 카티필과 듀오필, 서지필은 가장 엄격한 3등급 승인을 받았다"며 세계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기대했다.

세계 시장 진출의 필수...MEDICA

세계 수출 시장의 필수 관문으로 "MEDICA"에 참가하라는 말이 보편적일 정도로 유럽에서는 매년 거대한 의료기기전시회를 가진다.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의 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만큼,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독일에서 제41회 독일뒤셀도르프의료기기전시회(MEDICA 2009)가 개최된 가운데,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은 56개사 180여명이 한국관을 구성했으며, 독립 부스로 참가한 회사를 포함하면 역대 최대 규모인 133개의 국산의료기기 제조회사가 참가했다.

사지압박순환장치를 제조하는 대성마리프, 환자감시장치를 제조하는 메디아나, 의료용 프로브를 제조하는 비엠텍메디칼 등 100여개 품목, 300여종의 한국산 제품이 수출 활로 모색을 위해 전시됐다.

한국관을 방문한 바이어는 8567명으로 그중 관심을 갖고 상담한 바이어는 3039명에 달했다. 독일을 비롯해 유럽 지역의 상담이 가장 많았으며, 아시아, 중동 지역 바이어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상담실적은 1억4271만 6000달러였고, 계약실적은 2877만3000달러였다. 지난해에 비해 상담실적은 7%, 계약실적은 3% 가량 늘어나면서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서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조합측은 "이러한 좋은 성과는 우리 참가기업들이 다년간 MEDICA에 완벽하게 준비해 참가한 결과이며,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품질이 좋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도 전시회에 참가해 의료기기 제조기업의 수출확대에 계속 정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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