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미 임상약리학회 공동 학술대회(공동조직위원장 신상구·사진)가 12월 1~3일 신라호텔에서 개최된다. 행사는 제18차 대한임상약리학회 학술대회 및 한국제약의학회 학술대회를 겸해 이루어지며 공통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3일간 3개의 plenary lecture, 7개의 심포지엄을 통해 현재 의학의 가장 중요한 주제인 맞춤치료를 대주제로 약물유전체학,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신약개발, 허가규제과학, 생물학제제의 개발과 허가, 임상시험, 인종간 약물반응의 차이와 이에 따른 허가관리 등에 대해 깊이있는 논의의 자리가 준비된다. 참여 대상은 임상약리학 연구자, 제약회사 연구소·허가담당자, 병원내 연구자, 임상의, 식약청 허가관리 담당자 등으로 대한임상약리학회, 국가임상시험사업단, 약물유전체연구사업단, 제약의학회, 지역임상시험센터 등 국내 임상연구 관련자들과 미국 FDA, 일본 PMDA, 식약청 등 국가기관 정책관련자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그밖에 영국, 대만,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관계자가 연자 또는 참석자로 한국으로 모여든다.
 
미국임상약리학회는 올해 제110회 연례학술대회를 개최한 유서깊은 학회로 임상약리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학회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미주 이외 지역에 대한 학문적인 협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가운데 대한임상약리학회와 최초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미국 임상약리학회의 파트너가 된 데에는 다국적 임상시험 참가율이 높아지고 우리나라의 임상약리학의 발전이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국은 아시아내 중요한 임상시험 파트너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아시아 인종에 대한 공동연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적 배경도 담겨 있다. 과거 5년동안 우리나라가 크게 발전을 보인 3상 임상연구를 넘어 신약 초기임상시험에 관한 임상약리학 연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기에 이번 행사의 개최는 새로운 정보 및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국내 학계와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후 관계의 지속 여부는 이번 대회의 성공여부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어떤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는지 살펴본다.

 심포지엄 1의 주제는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맞춤치료제의 개발이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째 릉 라이는 통계학 전공자로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하는 치료약물 개발시 임상시험 디자인 전략에 대해 발표한다. 서울의대 김태유 교수는 유전적으로 다양한 암 환자의 분자 타깃 치료에 대해 발표한다. 분자 타깃 치료란 최근 항암제로 각광받고 있는 약물군으로 HER2 수용체 발현 유방암 환자만을 타깃으로 하는 허셉틴이 대표적이다.

 심포지엄 2,3은 유전적 차이, 인종 차이, 소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이다. 소아는 성인의 축소판이 아니기에 별도의 임상시험을 통한 치료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세션도 있다. 그러나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상업적 어려움때문에 정작 실행하기는 어렵다. 자발적으로 임상시험 참여 동의를 할 수 없다는 윤리적인 제한점도 있다. 이 세션에서는 소아 연구 확대 방안, 소아 대상 연구의 필요성, 국제협력의 필요성, 소아 임상시험시 어려운 점 및 극복방안이 주제로 다루어질 예정이다.

 심포지엄 4는 규제에 대한 이슈로서 외국에서 행해진 임상시험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주제로 한다. 특히 인종간 차이가 큰 약물, 국가간 진료행태의 차이가 큰 질환은 외국에서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대한 각국 허가기관의 입장을 들을 수 있다. 이 같은 논의에 미국이 낀 것은 눈여겨 볼 만하다. 현재 미국과 유럽이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임상시험이 세계 각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심포지엄 5,6의 주제는 시뮬레이션 모델이다. 5번째 세션에서는 약물의 특성과 질병의 자연 경과를 모델링하고 시뮬레이션하여 약물개발에 응용하는 임상시험기술에 관한 것이다. 최근 신약 개발시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 임상시험 결과를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적용을 통해 임상시험 설계 단계에 적용하고 있다. 6번째 세션에서는 약물의 대사와 수송체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약물간 상호작용(DDI)을 약물개발시 미리 예측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모델에 대한 강의가 마련되어 있다.

 심포지엄 7은 생물학적제제를 주제로 한다. 항암제 시장에 있어 세대교체를 이루고 있는 표적치료제 등 주요 생물학적제제의 특허만료에 앞서 세계적으로 이 계열 약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미국 FDA에 서류를 제출하는 등 매우 주목받고 있는 분야이다. 화학제제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처럼 이들 약물에 대한 기존 생물학적제제와의 비교평가 기준 및 연구디자인에 대한 발표가 준비되어 있다.

 이같이 다채로운 학술프로그램을 공동으로 마련한 장인진 학술이사(서울의대 약리학 교수·사진)는 "이번 대회가 한국의 임상연구 및 임상약리학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이 대형 제약회사로부터 미국, 유럽 등 임상시험 강국과 대등한 아시아 제일의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고, 한국의 임상약리학과 제약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은 대회 조직위원뿐 아니라 국내 의학·약학 연구자 및 제약사의 공통된 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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