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일베이’, PFIC 소양증 치료에 허가..비수술적 치료옵션 제시
‘라일라제’, 백혈병 치료에 승인.. E coli 아스파라기나제 과민성 환자 대안
당뇨병성 만성콩팥병 치료제 ‘케렌디아’, cGVHD 치료제 '레주락’도 등장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양민후 기자] 지난 7월 한 달 간 미국에선 다양한 신약들이 탄생했다.

'바일베이'(성분명:오데빅시바트)’는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증(PFIC) 환자의 소양증 치료에 허가됐다. 이에 따라 PFIC 환자에게 비수술적 치료옵션이 생겼다.

'라일라제(아스파라기나제 에르위니아 크리산테미 재조합)’는 백혈병 치료제로 승인됐다. 해당 약물은 E.coli 유래 아스파라기나제 과민성 환자에게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할 전망이다.

당뇨병성 만성콩팥병치료제 ‘케렌디아(피네레논)’, 만성 이식편대숙주병(cGVHD) 치료제 '레주락(벨루모수딜)', 전신 홍반루푸스 치료제 '샤프넬로(아니프롤루맙)' 등도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관문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일베이, PFIC 환자 소양증 경감...비수술적 치료옵션 제시

알비레오 파마의 바일베이.
알비레오 파마의 바일베이.

알비레오 파마가 개발한 바일베이는 생후 3개월 이상 PFIC 환자의 소양증 치료제로 허가됐다.

PFIC는 유아에서 나타나는 희귀 간질환이다. 담즙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로 발현하며 1∙2∙3형으로 나뉜다.

주요 증상은 황달, 성장장애, 간부전 그리고 소양증이다. 그동안 PFIC에 대해선 담도전환술 또는 간이식 등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바일베이는 회장 담즙산 수송시스템(IBAT)을 억제해 회장 말단의 담즙 재흡수를 줄인다. 이런 작용기전은 소양증 해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허가는 임상3상 PEDFIC 1-2 연구결과에 근거했다. PEDFIC 1 연구는 생후 6개월~17세 1∙2형 PFIC 환자 6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환자들은 소양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바일베이 투약군(40∙120mcg/kg) 또는 위약군에 24주 간 배정한 뒤 경과를 지켜봤다. 주요 목표점은 관찰자가 평가한 긁기 점수(0~5점)로 측정됐다.

그 결과 점수가 0 또는 1점 비율은 바일베이 40mcg/kg 투약군 35.4%, 120mcg/kg 투약군 30.1%, 위약군 13.2%였다. 혈청 담즙산 농도는 바일베이 투약군이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PEDFIC 2 연구는 PEDFIC 1 연구를 완료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바일베이 120mcg/kg을 투약했다.

연구결과 48주 시점 소양증 개선과 혈청 담즙산 농도 감소 등 현상이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PEDFIC 1-2 연구를 주도한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Richard Thompson 교수는 “바일베이가 약물 옵션으로 등장하면서 PFIC 치료 방식에 변화가 일어날 것”며 “이런 변화가 환자들의 경과 향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라일라제, E coli 아스파라기나제 과민성 환자의 또 다른 대안

재즈의 라일라제.
재즈의 라일라제.

재즈 파마슈티컬즈(이하 재즈)의 라일라제는 급성 백혈병(ALL) 또는 림프모구성 림프종(LBL) 치료에 승인됐다.

대상은 E.coli 유래 아스파라기나제에 과민성 반응을 보인 유아∙성인 환자다. 라일라제는 해당 환자들에게 항암화학요법의 일환으로 사용될 수 있다.

ALL과 LBL의 표준치료에는 E.coli 유래 아스파라기나제 성분의 온카스파르∙아스팔라스 등 항암화학요법이 활용된다. 단 환자의 약 20%는 해당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환자들에 대해 재즈의 에르위나제(아스파라기나제 에르위니아 크리산테미)라는 대안이 있으나 제조소 문제로 2016년부터 공급이 원활치 않은 상황이다.

에르위나제와 라일라제는 모두 에르위니아 크리산테미 유래 아스파라기나제 성분 약이다. 라일라제는 유전자 재조합형 아스파라기나제 성분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재즈 측은 라일라제의 1년치 공급분을 이미 확보했으며 향후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

라일라제의 허가는 임상2/3상 단일군 연구결과에 기반했다. 이 연구는 E.coli 유래 아스파라기나제에 과민 반응을 보인 ALL 또는 LBL 환자 1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10세였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라일라제 기반 항암화학요법을 투여한 뒤 경과를 지켜봤다. 1차 목표점은 72시간 혈청 아스파라기나제 활성도(NSAA) 0.1 U/mL 이상인 비율이었다.

그 결과 1차 목표점 달성률은 93.6%로 집계됐다. 라일라제 투여에 따른 주요 이상반응은 오심, 근육통, 피로, 감염, 두통, 발열, 열성호중구감소증 등이었다.

FDA 우수종양학센터 Gregory Reaman 박사는 “의약품 공급 문제는 환자들을 매우 불안하게 하는 요소”라며 “라일라제는 꾸준한 공급망을 바탕으로 특정 백혈병 환자 치료에 핵심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ALL 치료에 라일라제를 반영했다.

케렌디아∙레주락∙샤프넬로 등장

당뇨병성 만성콩팥병, cGVHD, 전신 홍반루푸스 등 질환에 대한 신약도 등장했다.

바이엘의 케렌디아는 2형 당뇨병성 만성콩팥병 치료에 허가됐다. 해당 약물은 비스테로이드성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로 염증∙섬유화를 줄여 신장 손상을 예방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효능은 임상3상 FIDELIO-DKD 연구에서 평가됐다. 해당 연구에는 만성콩팥병을 보유한 성인 2형 당뇨병 환자들이 참여했다. 케렌디아는 위약 대비 신부전∙추정사구체여과율(eGFR) 40% 감소∙신장관련사망 등 복합 목표점 발생률을 18% 감소시켰다.

캐드몬 홀딩스의 레주락은 cGVHD 치료제로 승인됐다.

cGVHD은 동종 수혈∙골수이식 후 나타나는 거부반응으로 피부, 입, 눈, 간, 폐, 식도 등에 염증 또는 섬유화를 유발한다.

레주락은 염증∙섬유화와 관련된 ROCK2 경로에 작용한다. 효능은 임상2상 ROCKstar 연구결과에서 확인됐다. 이 연구에서 레주락은 약물 불응성 cGVHD 환자들을 대상으로 객관적반응률(ORR) 75%, 반응지속기간(DOR) 1.9개월 등 성적을 거뒀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샤프넬로는 전신 홍반루푸스 치료에 허가됐다.

전신 홍반루푸스는 자가면역질환이며 피부 발진, 관절염, 피로, 두통, 결막염 등 다양한 증상을 초래한다. 발병 과정에는 1형 인터페론(IFNs)이 관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샤프넬로는 1형 IFNs 수용체 하위군에 작용도록 고안됐다. 허가는 MUSE, TULIP-1, TULIP-2 등 연구결과에 근거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모두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등 표준치료를 병행하고 있었다.

TULIP-1 연구에서 샤프넬로는 위약 대비 1차 목표점인 질환 활성도를 낮추지 못했다. 단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량 감소 등에는 기여했다.

TULIP-2 연구에서 샤프넬로는 위약에 견줘 질환 활성도를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나아가 코스티코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줄이고 피부 증상을 개선하는 데 일조했다.

이 밖에도 7월 미국에선 사노피의 ‘펙시니다졸’이 수면병(아프리카 트리파노소마증) 치료제로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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