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혈액병원 김희제·조병식 교수팀, '저강도 전처치요법' 이식 성적 전향적 비교
혈연사이 절반일치 이식과 비혈연사이 일치 이식 간 장기 생존율 대등

▲(좌부터)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김희제, 조병식 교수.
▲(좌부터)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김희제, 조병식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이 독자 개발한 '저강도 전처치요법'을 이용한 혈연사이 조직적합항원 절반일치 동종조혈모세포이식 성적이 비혈연사이 조직적합항원 일치 이식 성적과 비교해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김희제(교신저자), 조병식(제1저자) 교수 연구팀이 서울성모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받은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혈연사이 절반일치군과 비혈연사이 일치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게다가 혈연사이 절반일치군의 이식 거부반응(일차생착부전)이 0%로 나타나 미국·유럽과 차별화된 '저강도 전처치요법'의 우수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 대상 환자를 혈연사이 절반일치군(55명)과 비혈연사이 일치군(55명)에 배정하고 2013~2018년 5년간 장기 생존율을 전향적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 5년간 장기 생존율은 혈연사이 절반일치군 65%, 비혈연사이 일치군 54%로 두 군간 차이는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혈연사이 절반일치 이식이 비혈연사이 일치 이식에 비해 동등한 수준의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혈액암 중 림프종 다음으로 흔한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세포유전학적으로 예후가 양호한 일부를 제외한 약 70%는 항암치료 후 재발 위험성을 최소화하고 완치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받는다.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은 공여자의 정상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조혈 시스템을 공여자의 것으로 바꿔 공여자의 면역세포가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잔존하는 백혈병세포를 항백혈병 면역반응을 통해 제거하도록 하는 대표적 면역세포치료법이다. 

이식은 항암제 및 전신방사선 치료 등 전처치요법을 이용해 환자의 몸 안에 남아있는 백혈병세포를 최대한 제거하고 골수기능을 억제해 조혈모세포가 생착할 수 있는 면역학적 환경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연구에서 이용한 저강도 전처치요법은 이식 후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PT-Cy)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유럽과 달리, 항흉선항체(ATG)를 사용해 대표적 합병증인 이식편대숙주병 예방 효과를 공고히하고 이식 전처치 강도를 낮춰 고령 환자도 견딜 수 있는 프로토콜이다.

특히 800cGy 전신방사선 치료를 이용해 생착부전 없는 안정된 이식 생착률 확보 및 미세잔류백혈병 제거 효과 향상을 도모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전향적 연구로 진행돼 기존 비슷한 목적의 연구 대부분이 후향적 연구였던 점에서 차별화되며, 서울성모병원의 독창적 이식 프로토콜의 우월성을 인정받았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조병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중 이식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거나 재발 고위험군이어서 재발 예방 또는 재발 시 추가 공여자 유래 면역세포치료의 대상이 되는 환자들의 경우 비혈연 일치 공여자 유무에 상관없이 혈연사이 절반일치 이식을 진행할 수 있다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제 교수는 "재발/불응성 환자 또는 재발 고위험군 환자에서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다양한 공여자 유래 면역세포치료 시 안정된 혈연사이 절반일치 이식 프로토콜이 기본 플랫폼으로 활용돼 치료 성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American Journal of Hematology 최근호에 실렸다(Am J Hematol 2021;96(1):98~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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