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전 밝혀지면 골다공증 치료 기대

[www.atmedica.com.sg]=미국 밀톤허쉬의료원과 미시간대 공동 연구팀은 곰이 동면(冬眠) 과정에서 발생하는 골소실을 최소화 하고 활동기에는 이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최근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밀톤허쉬의료원의 헨리 도나휴 박사는 "Clinical Orthopedics and Related Research" 2003년판에 이같은 내용을 발표, 미국에 서식하는 야생 흑곰의 골소실 및 골생성 정도를 면밀히 조사한 결과 동면기간 동안 골조직 약화를 방지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도나휴 박사는 "인간의 경우 많이 사용하지 않는 신체 일부의 골밀도가 약해지면 이를 완전히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가 있다"며 "더 많은 연구를 통해 곰이 어떻게 5~7개월이라는 긴 동면기간의 골소실을 회복하는지 명확히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흑곰의 골소실회복 기전을 규명함으로써 노화와 관련된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약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총 17마리 야생 흑곰으로부터 동면이 진행되는 동절기와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여름철에 혈액샘플을 채취해 이뤄졌다. 이렇게 수집된 혈액은 원심분리기에서 혈청, 적혈구 등으로 나뉘어졌으며 방사선면역측정법(radioimmunoassay)을 통해 골대사 마커인 코티솔, ICTP(Type 1 Collagen C-terminal Telopeptide·골소실 마커), PICP(Procollagen Type I C-terminal peptide·골생성 마커) 등의 수치를 측정했다. 혈청 속에 ICTP 또는 PICP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골소실이나 골생성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자연생성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코티솔은 그 역할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골밀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결과 동면시기의 곰들에게서 ICTP와 혈청 코티솔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PICP 수치는 동면기와 활동기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여름철 활동기에 새끼를 낳는 암컷들은 다른 곰들과 비교해 골소실이 증가하고 골생성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차이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골생성 마커인 PICP는 어린 곰들에게서 4~5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곰도 다른 동물과 같이 활동이 크게 감소하는 시기에 골소실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흑곰들이 동면기에 활동기때와 비슷한 골생성 활동을 유지시켜 증가하는 골소실을 보충할 것이라는 기존 가설에 신빙성을 더해 주기도 한다. 곰은 동면기에 배설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골소실과 관련된 칼슘이 골생성에 다시 쓰일 수도 있다.

연구팀은 흑곰들이 다른 동물보다 골소실 회복속도가 빠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험대상 중 일부에서 동면을 마치고 활동이 시작되는 시기에 골생성 마커가 4~5배 정도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도나휴 박사는 이와 관련 "이번 연구를 통해 흑곰이 동면기 동안 골생성 활동을 유지해 골소실을 최소화 하고 활동기에는 골생성을 증가시켜 빠른 골소실 회복을 보인다는 것이 명백히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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