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8일 국제협력과 연대 주제 포럼 개최
김민석 복지위원장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건강불평등 발생"
정부 2025년까지 ODA 2배 확대 방침..."국제사회 연대 중요"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속 발생한 국가별 백신 수급 불균형, 건강 불평등을 계기로 국제적 보건의료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는 보건의료관련 ODA(공적개발원조) 확대 의지를 표했으며, 전문가들은 데이터와 위생 등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를 바탕으로 국제적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은 8일 오후 '포스트 코로나시대 보건의료 ODA의 국제협력과 연대 강화'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민석 위원장(국회국제보건의료포럼 이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전세계에서 건강불평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복지위원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지도는 국가별 백신 접종율
김민석 복지위원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지도는 국가별 백신 접종율

김 위원장은 "코로나19는 경제사회적 약자에게 특히 가혹하다. 마스크와 산소호흡기, 백신 모두 불공평하다"라며 "전세계의 백신 접종률 그래프를 보면 국가 소득수준과 비슷하고, 생산되는 백신의 80%는 고소득 국가에서 소비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협력 공조가 부족했기 때문에 바이러스 앞에서 무너진 것이다. 1990년대부터 국제보건운동가들이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한 행동을 공공재로 보고 노력했다"며 "그 결과 1990년부터 2019년까지 세 질병에 대한 보건지표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보건의료체계를 국제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선진국에서도 보건의료체계가 마비됐다. 급증한 코로나19 감염자에 모든 보건의료자원이 집중돼 기존 감염성 질환인 말라리아, 에이즈에 대한 치료는 제대로 제공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으로 결핵이 5~8년 이전의 유행 상황으로 퇴보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감염성 질환, 열대질환을 포함해 저소득국의 기술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국내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위한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건의료개발과 경제성장은 밀접...우리나라 강점 살려야"

정부도 국제사회연대 필요성 공감 "성과관리 중점"

발제에 나선 한국개발정책학회 정혁 회장은 보건의료개발과 경제성장이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기술개발의 대표 사례로는 과거 페니실린을 발견해 2차세계대전 부상자 중 3분의 1의 생명을 구하고, DDT의 적극 사용으로 말라리아 환자 수가 대폭 감소했다고 제시했다.

한국개발정책학회 정혁 회장

또한 1870~1940년도에 미국의 유아사망률이 극적으로 떨어진 이유는 병원시설 확충으로 인해 출산 장소가 가정에서 병원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보건과 소득의 양자간 인과관계가 동시에 존재하는데, 이를 명확하게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보건의료개발협력 방향은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해나가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는 기생충 박멸을 성공적으로 한 경험이 있어 위생 인프라에 강점이 있다"며 "데이터와 원격의료 기반도 비교우위가 있다고 본다.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체계를 발전시키고 있어 관련 경험도 축적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커뮤니티에 참여해 국제사회와 연결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일방적인 디지털개발협력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의 방역 능력인 모니터링을 아프리카에 전달해도 기반이 없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보건의료 ODA 규모를 약 2배 확대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국제협력담당관 우경미 과장은 "정부도 ODA 확대를 위해 정책적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간 정책 디자인과 집행에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성과관리가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사업의 수요는 증가할 수 있지만 여전히 대면 네트워크의 가치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국제협력담당관 정유진 과장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하는 사회로 진입할 것 같다. 결국 행위자와 국가의 역량을 어떻게 강화시켜나갈지 중요하다"며 "개발도상국은 자원 역량이 없거나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간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에서도 우리나라의 방역 경험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질병청은 보건취약국가를 어떻게 지원하고 개발협력사업을 진행할지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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