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vidence-based application of St. John's wort from pharmacological and clinical studies'를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강희택 교수(충북의대), 이용제 교수(연세의대), 정동혁 교수(연세의대), 박병진 교수(연세의대)의 강의가 진행된 후, 이용제 교수 좌장으로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본지는 이날의 강연 및 토의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세인트존스워트(Saint John’s wort) 구성 성분 및 약리학적 기전

강희택 충북의대 교수(가정의학과)
강희택 충북의대 교수(가정의학과)

"세인트존스워트는 monoamine과 GABA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항우울 및 항불안 효과를 나타내는 내약성이 뛰어난 약제이다"

세인트존스워트의 학명은 hypericum perforatum으로 구멍이 있다는 뜻을 지닌다. 뿌리가 빠르게 뻗어나가는 다년생 식물로 잎에는 선조직의 반투명점이 흩어져 있다. 이 식물은 성요한 축일인 6월 하지에 수확되기 때문에 '세인트존스워트'라고 명명했다. 세인트존스워트의 주요 성분은 hypericin, hyperforin, amentoflavone/flavonoid이다. 

Hypericin은 dopamine β-hydroxylase를 억제하여 체내 도파민 농도를 상승시킨다. 역치 이상 복용 시 광과민성을 일으키는 성분이다. 항균,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고 비특이적 인산화효소 억제제로도 작용한다. Hyperforin은 모노아민(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과 GABA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항우울, 항불안 효과를 보인다. CYP450 효소 유도제로 작용하여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일으키고 전임상 연구에서 항염증작용(pro-inflammatory)효과, 항균효과, 항암효과 및 항혈관신생 효과(antiangiogenic properties)가 있다고 보고했다. Amentoflavone은 CYP3A4와 CYP2C9의 강력한 억제제로 작용하여 약물들과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또한 항말라리아, 항암효과, κ-opioid 수용체와 GABA 수용체에 대한 길항 작용을 가진다.

약리학적 기전
주요 성분들이 나타내는 대표적인 효과는 항우울 및 항불안, 통증 완화 효과이다. 이 외 전임상 연구를 근거로 항염증, 항바이러스, 항균, 상처치유, 항암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세인트존스워트의 항우울 효과는 위약에 비해 우수하고, TCAs와 SSRIs와 동등한 효과를 가지며(Cochrane Database Syst Rev. 2008), 이러한 효과는 모노아민 산화효소 A, B 억제에 따른 모노아민의 증가, IL-6 활성 조절,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 등의 기전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Hypericin과 hyperforin은 서로 다른 기전으로 통증 완화 효과를 나타낸다. Hypericin은 opioid-dependent pathway를 활성화하여 통증 역치를 높이고 신경손상을 유발하는 활성산소(ROS) 생성을 억제한다. Hypericin은 protein kinase C를 차단하여 염증성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여 통증을 조절한다. 

비만 환자에서는 NF-κB, JNK 등의 농도가 높아지고 AMPK의 농도가 낮아지는데 세인트존스워트는 이를 차단시켜 항염증 효과를 나타낸다. 세인트존스워트는 비만으로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으며 지질대사 이상이나 비알콜성 지방간,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안전성 
세인트존스워트는 삼환계항우울제 또는 SSRI와 비슷한 항우울효과를 보이는 반면, 이들 약제에 비해 부작용 발생률이 낮은 안전한 약제이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serotonin syndrome으로, 모노아민 재흡수 억제에 따른 체내 모노아민 축적으로 발생된다. 안절부절못하거나 빈맥, 불규칙한 혈압, 체온상승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더불어 neuroleptic malignant syndrome도 온도 상승, 근육 강직, 자율신경 실조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세인트존스워트를 하루 900 mg이상을 섭취하는 환자의 1% 미만에서 광과민성이 관찰된다. 

약물상호작용 측면에서는 항우울제, dextromethorphan, fexofenadine의 효과를 증가시키거나 simvastatin의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 


St. John’s wort 임상적 적용의 실제

이용제 연세의대 교수(가정의학과)
이용제 연세의대 교수(가정의학과)

세인트존스워트는 물레나물과 계열의 생약제제로 16~17세기부터 사용된 약물이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진행된 임상연구를 통해 효과와 내약성을 평가했고, 유럽에서는 우울증 치료제로 폭넓게 처방되고 있고 미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 중이다. 세인트존스워트는 주로 우울증 증상을 개선하고 생리전 증후군, 과민성 대장 증후군 또는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의 우울한 감정, 상처 치료, 항생제 및 항암 요법의 보조제로 사용된다. 

우울증 임상연구 메타 분석 
세인트존스워트는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로 체내 세로토닌 수치를 증가시켜 항우울 효과를 나타낸다. 5,000여 명의 우울증 환자들을 포함한 29개의 대규모 임상 시험 메타 분석한 결과에서 세인트존스워트 단독요법이 위약군에 비해 우수한 항우울 효과를 나타냈고 다른 약제들에 비해 열등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부작용 발생은 다른 약제 대비 약 60% 정도 낮았다. 종합하면 세인트존스워트의 항우울효과는 위약보다 우수하고 기존 항우울제들과는 동등한 효과를 가진 반면 부작용 발현율은 현저히 낮아 안전성이 확인됐다(Cochrane Database Syst Rev. 2008). 자살충동을 느끼는 심각한 우울증 단계에서는 SSRI를 사용하지만, 이전 단계인 감정이 슬프고 식욕이 떨어지고 잠을 설치고 감정조절이 어려운 우울증에는 세인트존스워트를 사용할 것을 제안해본다. 

3,800명의 우울증 환자를 포함한 27개의 임상 시험을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도 세인트존스워트의 치료 관해율은 SSRI와 동등했지만 부작용 발생은 약 40% 정도 감소되어 세인트존스워트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재입증했다(J Affect Disord. 2017).

불안증 임상연구 메타 분석
151명의 불안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는 6주간 세인트존스워트 복용 시 불안증 개선 효과가 확인되었으며 이러한 개선 효과는 우울증 증상과는 무관했다(Psychopharmacology. 2002). 

세인트존스워트는 우울증과 불안증 치료뿐만 아니라 세로토닌과 연관된 기분 장애, 불면증, 중추성 통증, 위장장애, 이명치료 등의 다양한 질환의 치료영역에서도 효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갱년기 여성에서 St. John’s wort 임상적 적용의 실제

정동혁 연세의대 교수(가정의학과)
정동혁 연세의대 교수(가정의학과)

세인트존스워트는 생약제제로 벤조디아제핀계 또는 항우울제 투여에 거부감을 갖는 환자에게 적합하다. 45~60세 폐경기 여성 8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무작위 대조군 임상 연구에서 세인트존스워트는 안면홍조의 횟수와 강도, 쿠퍼만 지표 점수를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종료 시점에서 우울 증상 소실은 세인트존스워트군에서 80%로 위약군 5.7% 대비 효과적이었다. 세인트존스워트는 폐경기 여성의 주된 증상인 안면홍조, 갱년기 증상 및 우울증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인 약제임이 입증됐다(Complement Ther Med. 2019). 

독일에서는 45~60세 폐경기 여성을 대상으로 폐경기 증상 완화를 위해 사용되는 대체치료 및 보조요법의 보급률, 폐경기 증상 완화에 대한 치료요법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주로 이용한 대체치료 및 보조요법은 생활습관의 변화 (28.7%), 세인트존스워트(18.3%), homoeopathy (14.9%) 순이었다. 세인트존스워트는 폐경기 증상 완화를 위해 많은 폐경기 여성들에게 사용되고 있고 경증의 환자에게 더욱 효과적이었다(Complement Ther Med. 2014).

갱년기 증상에 대한 세인트존스워트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관해 잘 고안된 9개 임상 시험을 메타 분석한 결과, 세인트존스워트 추출물과 이를 포함한 생약 제제들은 위약군 대비 갱년기 증상 완화에 유의한 효과를 보였으며 부작용 발현율도 비교적 양호했다. 특히 열감의 심각도 및 발생빈도, 지속기간이 세인트존스워트 투여군에서 뚜렷이 호전됐다. 반면 갱년기 우울증에는 유의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Climacteric. 2014). 요컨대 세인트존스워트는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주어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우울증보다는 갱년기 여성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열감 증상 완화에 더욱 효과적이며 폐경기 증상이 심각한 여성보다는 경미한 여성에게 우선적으로 추천될 수 있다. 


St. John’s wort 잠재적 효용성과 유의사항

박병진 연세의대 교수(가정의학과)
박병진 연세의대 교수(가정의학과)

Nervine은 신경계의 회복을 돕고 적절한 기능을 유지하도록 돕는 천연 식물성 요법으로 세인트존스워트가 적합한 후보이다. 의학적 관점에서 세인트존스워트의 위험/이득 비율은 벨 모양 양상(bell-shaped trend)으로 나타낼 수 있다. 

어느 용량까지는 용량 비례적으로 효과가 증가하지만 그 이상부터는 효과가 오히려 떨어지게 되어 적정 용량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현재까지 출시된 보충제 중에서 세인트존스워트는 위험/이득 비율이 가장 높은 보충제 중 하나로 그 효용성이 높다. 

세인트존스워트는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농도를 상승시키고 염증에 관여하는 COX-2, IL-6, iNOS, STAT-1, PGE2를 억제시키는 작용 기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중추신경계의 과감각화로 인해 통증이 발생되는 기전에 nervine이 역할을 할 것으로 추측된다. 

전임상 동물 시험에서 세인트존스워트는 통각 억제보다는 통증 과민을 억제하는 경향을 나타냈고, 저용량에서도 통증완화 효과를 보여 안전한 통증 완화제로 사용될 수 있는 근거를 확인했다. 세인트존스워트는 마약성진통제와 병용시 효과를 보완하여 마약성 진통제 용량을 감량할 수 있는 보조제로도 사용 가능하다(J Ethnopharmacol. 2017). 

신체형 장애(somatoform disorders)를 동반한 환자 184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군 시험에서 6주간 세인트존스워트 300 mg을 1일 2회 투여 시 약 44%의 환자에서 유의한 증상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Psychosom Med. 2017). 또 다른 연구에서도 151명 환자를 대상으로 600 mg을 1일 1회 6주간 투여 시 위약군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세인트존스워트의 잠재적 효용성으로 상처 치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6일간 세인트존스워트 투여로 제왕절개 수술 후 상처 치유에 유의한 효과를 보여 항염증 효과의 가능성도 제시됐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대사성 질환 환자들은 흔히 경증의 우울증을 동반하는데 세인트존스워트는 mood supporter로써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향후 지금까지의 임상 연구를 토대로 확장된 다양한 연구가 기대된다.


  Discussion  
정동혁: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있는 갱년기 여성에서는 불면증을 동반합니다. 불면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세인트존스워트에 추가로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약제를 투여합니다. 하지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과의 상호작용으로 두 약제 병용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강희택: 전임상 연구들을 통해, 세인트존스워트의 다양한 약리 기전이 확인됐습니다. 항균작용, 항바이러스, 항염증, 상처 치유 효과 등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형으로 개발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이용제: 세인트존스워트는 기존 항우울제에 비해 부작용 발생률이 낮아 안전성 측면에서 유용성이 큽니다. 특히 정신과 약물에 대한 반감이 있는 환자들에게 1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생리를 앞둔 여성, 시험을 앞둔 스트레스가 많은 청소년, 젊은 여성에서 흔히 나타나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사용 시 유익한 임상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병진: 세인트존스워트의 잠재적 효용성 중 하나는 노인 우울증 치료에 대한 효과라고 봅니다.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노인 맞춤형 우울증 진단 도구부터 기저 질환까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며, 약물상호작용을 고려해서 저용량으로 투여하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