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 16~17일 온라인 개최
심방세동 환자 '뇌졸중' 예방하는 LAAO, 효과 있지만 제한도
중앙대병원 신승용 교수 "피르호 삼조 모두 잡는 통합관리법 필요"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임상근거가 쌓이지만 적응증 한계가 있는 '좌심방이 폐색술(LAAO)'의 발전을 위한 적합한 환자 식별법 필요성이 강조됐다. 

중앙대병원 신승용 교수(순환기내과)는 16~17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1년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LAAO의 장기 안전성·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중앙대병원 신승용 교수는 16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1년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좌심방이 폐색술(LAAO)의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학술대회 세션 갈무리.
중앙대병원 신승용 교수는 16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1년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좌심방이 폐색술(LAAO)의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학술대회 세션 갈무리.

심장이 불규칙으로 뛰는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이 있는 환자는 심장에 혈전(혈액 응고) 발생 위험이 높은데, 혈전은 차례로 뇌졸중 위험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킨다. 

아울러 뇌졸중 예방은 심방세동 치료의 중요한 요소이며, 이에 혈전 발생의 3대 요소를 명시하는 '피르호의 삼조(Virchow's Triad)'가 강조된다. 피르호 삼조는 ▲혈류정체(venous/blood stasis) ▲혈관손상(endothelial/vascular injury) ▲과응고성(hypercoagulability) 등 세 가지를 뜻한다. 

심방세동 치료는 크게 '항응고 요법(VKA 항응고제 또는 NOAC)' 또는 수술·시술로 나뉜다. 

항응고 요법은 와파린과 같은 '비타민K 길항제(VKA) 항응고제' 또는 '비-비타민K 길항제 경구용 항응고제(NOAC)'를 포함한다. 차세대 NOAC은 와파린보다 뇌졸중 예방에 안전·효과적으로 나타나 사용률이 급증하고 있다. NOAC은 아픽사반(제품명 엘리퀴스), 리바록사반(자렐토), 다비가트란(프라닥사), 에독사반(릭시아나) 등과 같은 약물을 포함한다. 

하지만 VKA 및 NOAC 항응고 요법은 모두 피르호 삼조의 '과응고성'만 겨냥하는 제한점이 있다. 

신승용 교수는 "좌심방이 혈류 이상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에 단일 NOAC 요법은 뇌졸중 발생을 충분히 예방하지 못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 OAC에 불응한 혈전의 원인(thrombotic source)을 직접제거(physical exclusion)해야 한다"고 밝혔다. 

혈전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수술 또는 경피적 좌심방이 폐색, 즉 좌심방이 폐색술(LAAO)이 있다. LAAO는 좌심방이로 혈액이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빈 곳을 메꾸는 시술법이다. 보스턴사이언티픽 'WATCHMAN' 기기와 애보트 'Amulet Occluder' 기기가 사용된다.

혈전이 생기는 좌심방이를 메워 혈액이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좌심방이 폐색술(LAAO),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시행된다. 사진 출처: 세브란스병원.
혈전이 생기는 좌심방이를 메워 혈액이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좌심방이 폐색술(LAAO),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시행된다. 사진 출처: 세브란스병원.

LAAO는 2000년대 유럽에서 시작돼 2010년 우리나라에 도입됐고, 몇몇 연구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 항응고제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아울러 유럽심장학회(ESC) 2020년 심방세동 가이드라인은 LAAO를 뇌내출혈 또는 조정 불가능한 출혈 위험으로 인해 장기 OAC 치료가 금기된 심방세동 환자에 중간 강도로 권고했다(Class IIb, LOE B). 

하지만 신 교수는 "LAAO는 국소 혈류정체를 폐색하는 치료로 설계됐지만, 출혈 관련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권고됐다"며 "이런 환자군 일부는 비정상적 혈류정체가 있을 수 있지만,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CHA2DS2-VASc가 2~3점은 특정 환자의 혈전 위험(thrombotic burden)을 보여줄 수 있지만, 점수는 LAAO를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의 혈전 위험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LAAO는 초기 연구에서 뇌졸중 예방에 제한적 효과를 보였다. 

2013년 전향적 무작위 PROTECT-AF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종합 1차 목표점(뇌졸중, 전신색전증, 심혈관계 사망)에 관해 LAAO는 와파린에 비열등성(non-inferiority)을 입증했다. 하지만 종합 1차 목표점을 세부 분석해 '허혈성 뇌졸중'만 검토했을 때, LAAO는 와파린에 비열등하지 않았다(100인-년당 LAAO 1.9% vs 와파린 1.4%, RR 1.30, 95% CI 0.66~3.60).

신 교수에 따르면 PROTECT-AF의 추적 기간을 5년으로 연장해도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데 LAAO는 와파린에 비해 우월성 또는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는데 실패했다(LAAO 1.6% vs 와파린 0.95%, P=0.08). 

아울러 종합 목표점에 관한 혜택은 감소된 주요 출혈 위험(비시술적 요소)에 의해 나타난 가능성을 신 교수가 설명했다. 

LAAO 초기 연구를 종합 분석한 메타분석에서도 LAAO는 와파린보다 허혈성 뇌졸중 예방에 유의미한 차이를 입증하지 못해 이전 결과들을 재확인했다. 특히 허혈성 뇌졸중 예방 등은 감소된 주요 출혈 위험(비시술적 요인)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부정적 결과가 초기에 발표됐지만, 2017년 LAAO 관련 실제임상(real-world) EWOLUTION 연구는 긍정적인 결과를 밝혔다.

중앙대병원 신승용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 출처: 학술대회 세션 갈무리.
중앙대병원 신승용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 출처: 학술대회 세션 갈무리.

국제학술지 'Heart Rhythm'에 발표된 전향적 EWOLUTION 레지스트리 연구는 ESC 가이드라인 기준으로 WATCHMAN 삽입이 적합한 심방세동 환자 1025명을 포함했다(평균 CHA2DS2-VASc 점수 4.5점, 평균 나이 73세). 

연구 결과, 연간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은 1.1%(15/1325인-년)였다. 이를 항응고 치료를 받지 않고 유사한 임상적 특징을 보인 환자군의 연간 뇌졸중 발생률이 7.2%인 점을 고려하면, 84%의 뇌졸중 위험 감소를 나타냈다. 

이어 실제 임상 데이터를 반영하고 2016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심방세동 환자 3만 8158명을 포함한 '미국국립심혈관데이터레지스트리(NCDR)' 연구도 긍정적 결과를 보였다. NCDR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평균 나이는 76세, CHA2DS2-VASc 4.6점, HAS-BLED 3점였다.

NCDR 연구의 참여자들이 이전 LAAO 연구의 참여자들보다 연령이 높고 동반질환도 많았지만, 주요 입원내 이상반응 발생률은 이전 연구들보다 유의미하게 낮았다. 결과에 따르면 시술 후 뇌졸중 발생률은 0.17%, 주요 출혈은 1.25%였다. 

하지만 NCDR 연구 참여자 중 2.25%는 시술 당일 좌심방이·좌심방 혈전이 발견됐고, 이 중 성공적 시술 0.75%, 시술 중단 2.25%, 전체 시술 취소 48.8%에 발생했다. 신 교수는 이에 환자 선택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대병원 신승용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 출처: 학술대회 세션 갈무리.
중앙대병원 신승용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 출처: 학술대회 세션 갈무리.

신 교수는 "초기 중추적 연구는 유의미한 허혈성 뇌졸중 감소율을 입증하지 못했고 1차 종합 목표점 관련 긍정적 결과는 주로 비시술적인 주요 출혈 감소에 따라 나타났다"며 "그러나 NCDR 연구 등 레지스트리 데이터는 LAAO군에서 예측된 뇌졸중 발생률(CHA2DS2-VASc 기반)보다 감소된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혜택이 제한적인 LAAO는 현재 OAC이 금기되고 출혈 위험 있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권고된다"며 "문제는 현재의 뇌졸중 예방 전략이 과도하게 과응고성에만 집중하고 환자 선택(patient selection) 과정에 문제가 있으며 혈류정체, 혈관손상 등 피르호 삼조의 다른 요소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혈류정체와 관련된 혈전 위험을 반영한 바이오마커 또는 혈역학지표(hemodynamic parameters)를 발굴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그는 "좌심방이 형태(morphology)도 중요하다. 형태와 뇌졸중 위험은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지만, 이는 지금까지 완전히 조사되지 않았다"며 "좌심방이 형태의 하이드롤릭 평가(hydraulic assessment)도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병원 신승용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 출처: 학술대회 세션 갈무리.
중앙대병원 신승용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 출처: 학술대회 세션 갈무리.

앞서 신 교수는 독일 차리트대병원(Charite University Hospital) 박재원 교수와 함께 지난 2월 21일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에 좌심방이 형태의 하이드롤릭 평가법에 관한 논쟁을 다뤘다.

결국 좌심방이의 형태학적 변수(ostial hydraulic diameter and/or depth 등)가 혈류정체를 유도하는 요인으로 채택할 수 있다고 제시됐다. 

신 교수는 "LAAO의 뇌졸중 예방 효과는 현재 가이드라인 기반 적응증, 기기 디자인·소재, 시술적 요소(미니멀 접근법·TEE·ICE), 하이드롤릭 평가(H-depth, remnant pouch 등)에 따라 제한적이거나 일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 해결로만 LAAO의 뇌졸중 예방 효과를 명확하게 설립하기 힘들며 리듬조절을 포함해 피르호 삼조를 모두 치료하는 통합적 관리법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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