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PSTF, 2013년 이후 8년 만에 권고안 개정
흡연 이력 30갑년 →20갑년으로 대폭 낮춰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미국질병예방서비스테스크포스(USPSTF)가 폐암 선별검사 기준을 변경해 파장이 예상된다. 

선별검사 나이를 기존 55세에서 50세로, 흡연 이력은 30갑년에서 20갑년으로 검사 기준을 대폭 확대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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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20갑년 흡연 이력이 있고 최근까지 흡연한 사람 또는 15년 전에 담배를 끊은 사람은 저선량 흉부CT 선별검사를 50세부터 80세까지 1년마다 하라고 권고했다.

이번 권고안은 JAMA 3월 9일 온라인에 게재됐다. 
 

기존 223개 문헌 리뷰

USPSTF는 폐암 선별검사 기준 변경을 위해 2019년 5월까지 메디라인, 코크란 라이브러리, 임상연구를 리뷰했다.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LDCT) 선별검사, 정확성, 위험 예측 모델, 조기 폐암 치료 등에 대한 연구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의 주요 목표점은 폐암 발생과 사망률, 모든 종류의 사망률 등이었다. 

연구에서는 223개 문헌을 리뷰했고, 이중 LDCT를 이용해 선별검사를 한 무작위대조군연구(RCT)는 7개였다. 이중 NLST(n=5만 3454)연구와 NELSON(n=1만 5792)연구가 가장 규모가 큰 RCT 연구였다. 

현재 고위험 상태이거나 55~75세 이전까지 흡연을 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NLST 연구분석 결과, LDCT를 연 3회 시행한 사람이 X-ray를 촬영한 사람보다 폐암 사망률이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IRR 0.85(95% CI, 0.75-0.96), 폐암 사망 1례를 예방하기 위한 선별검사의 수, 즉 NNS(number needed to screen)는 6.5년 추적관찰 기간 동안 323이었다. 

NELSON 연구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고위험 상태이거나 55~75세 이전까지 흡연을 한 사람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하지 않은 사람과 간격을 늘려가면서 LDCT를 4회 촬영한 쪽에서 폐암 사망률이 감소했다(IRR, 0.75(95% CI, 0.61-0.90 NNS, 10년 추적관찰 후 130) 

선별검사의 피해는 방사선 유발 암, 불필요한 검사로 이어지는 위양성 결과, 침습적 절차, 과잉진단 등이었다. 
 

"굉장한 뉴스"

USPSTF 임상의사결정분야 부장인 John Wong는 "이번 권고안은 굉장한 뉴스"라며 "기준 변경으로 거의 두 배가 넘는 사람이 폐암 선별검사 대상자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실제 USPSTF의 기준 변경은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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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권고문 당시 640만명이 대상자였지만, 이번 변화로 인해 1450만명이 넘는 사람이 선별검사 대상자에 포함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확대된 기준으로 인해 흑인과 여성의 폐암 선별검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백인 남성보다 흑인과 여성이 담배를 덜 피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흑인은 백인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더 높았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의 폐암 선별검사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이 6~18%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었다. 따라서 이번에 달라진 권고안으로 더 많은 사람이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권고안에 대해 미국 앰디앤서슨 암센터 Jianjun Zhang 박사는 지지 의견을 밝혔다. 

Zhang 박사는 이번 권고안으로 폐암 선별검사 자격이 확대돼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폐암 사망률이 낮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Zhang 박사는 "환자의 보험 여부, 접근성 이외에도 일차치료도 중요한 요소"라며 "일차치료 시간은 매우 제한돼 있다. 진료시간 15분 정도라면 선별검사는 생략될 수 있고, 간단한 지시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방암 선별검사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강한 목소리로 홍보를 하고 있다. 따라서 환자들이 맘모그라프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폐암에서도 이 같은 것이 필요하다"며 "이번 권고안에서 선별검사 기준이 확대됐지만, 흡연을 제외한 폐암 유발 요인은 제외돼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좀 더 개별화된 선별검사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임상에서 적용할 수 있을까?

달라진 선별검사 기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미국 노스케롤라이나대학 Louise M. Henderson 박사와 Patricia Rivera 등은 선별기준이 확대됐지만 실제 임상에서 실행할지는 미지수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Henderson 박사팀은 메디케이드의 커버력을 지목했다. 2020년 9월 현재 폐암 선별검사는 38개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 9개 곳에서는 제공되지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 

Henderson 박사팀은 "선별검사 연령을 50세로 낮추는 이번 권고안에 따라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메디케이드 서비스를 받고 있지만 선별검사를 보장하지 않은 주에 살고 있는 개인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별검사를 확대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보험 커버력의 문제, 양질의 선별검사 프로그램 접근 가능성 등은 해결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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