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속에서 바이러스를 다룬 연구 논문은 전례없는 속도로 쏟아졌다. 

특히 유료 회원제로 운영되던 국제학술지는 코로나19 논문을 무료 공개했고, 몇 개월간 엄격한 동료평가를 거쳐 발표됐던 연구 논문들도 몇달에서 며칠 내로 게재됐다.

그동안 연구 논문은 '학문적 우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공유 속도 측면에서는 손해를 봤지만, 코로나19 팬데믹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이런 연구논문 팬데믹은 '인포데믹(infodemic)'으로 번질 우려도 있었지만 신속한 정보 공유는 실보다 득으로 평가돼 속도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현상을 검토한 프랑스 네커병원 연구팀의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빠르게 게재된 연구 논문의 품질은 현저히 떨어졌다. 

2019년 1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발표된 코로나19 논문을 검토한 결과, 절반 이상인 56%가 데이터 없는 '전문가 의견'에 해당했다. 특히 데이터를 포함한 논문은 일주일 평균 69개였지만, 원본 데이터가 없는 전문가 의견은 일주일 평균 262개에 달했다.

이에 연구진은 의료정보를 임상현장에 적용할 때 신중함을 요구했다. 이처럼 코로나19 범유행 중 연구 논문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그럼에도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할 때 이점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국제학술지들이 논문 게재 속도를 높여 핵심 정보를 전 세계로 신속하게 전달했고, 이는 감염병 확산을 제어하는 방역수칙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런 정보 공유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 토대를 마련했고, 그 과정의 속도를 높이기도 했다. 

이런 변화에 따라 해외에서는 논문 발간 추세가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 활용되지 않은 bioRxiv, medRxiv 등 사전공개서버에 게재된 논문 수가 증가했고 '예일대학교 오픈데이터 액세스 프로젝트(Yale University Open Data Access)', clinicalstudydatarequest.com 등과 같은 임상연구 데이터 공유 플랫폼도 설립됐다.  

앞으로 △연구팀 이익 존중 △환자 데이터 보호 △약물 개발 가속화 등을 돕는 데이터 공유 플랫폼 구축은 의료·과학계에 유의미한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다양한 분야에서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학계도 전환점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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