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위험도 관계없이 환자 나이 기준으로 치료옵션 제시
65세 이상 TAVI 권고
중증 환자 판막 시술 시 다학제 심장판막팀 평가 거쳐야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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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지난해 미국심장학회(ACC)·미국심장협회(AHA)의 심장판막질환 치료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면서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AVI)이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그동안 수술적 대동맥판막 치환술(SAVR)은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치료법으로 활용돼 왔지만, 최소침습적 시술인 TAVI가 등장하면서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어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 대안이 돼 왔다.

최근에는 TAVI가 수술 위험도가 낮은 환자를 대상으로 SAVR 대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면서 수술 저위험군으로도 시술 대상이 확대되는 추세다. 때문에 미국식품의약국(FDA)도 2019년 수술 저위험군을 대상으로 적응증 확대를 승인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ACC·AHA 심장판막질환 가이드라인은 중증 대동맥판막 치환술 환자에서 기존 수술 위험도(risk score)가 아닌 나이(age)를 기준으로 생체 조직판막 치환술 시술법을 선택할 것을 권고했다.

수술에 대한 위험도에 따라 SAVR의 대안으로 TAVI를 고려하던 기존 가이드라인과 달리 환자 나이를 기준으로 치료 옵션을 제시한 점이 가장 큰 변화다.

기존에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있어 주요한 척도가 됐던 수술 위험도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 고위험군인 환자를 분류하는 데만 사용된다.

2017년판 ACC·AHA 가이드라인은 수술 위험도를 기준으로 SAVR과 TAVI를 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수술 불가능군과 수술 고위험군은 TAVI가 Class I로 우선 권고됐지만, 수술 중위험군에서는 SAVR가 Class I, TAVI는 Class IIa로 TAVI가 비교적 낮게 권고됐었다.

반면, 이번에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생체 조직판막 치환술이 가능한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 중 65세 이상은 모두 TAVI를 권고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80세 초과 환자는 대퇴부 TAVI를 우선 권고했다(TAVI Class I vs SAVR Class IIa).

65~80세 환자에게는 대퇴부 TAVI와 SAVR을 대등하게 권고했고(TAVI, SAVR 모두 Class I), 65세 미만은 SAVR을 Class I로 권고했다.

TAVI와 SAVR을 대등하게 권고한 경우는 환자의 기대 여명과 밸브의 지속력이 중요한 고려 대상이지만, 환자 개별 상태와 선호도를 고려할 수 있게 시술법을 선택하는 의사의 결정 과정에 환자도 참여할 것이 권고됐다.

이와 함께 중증 심장판막 질환 환자의 판막 시술을 고려할 때 SAVR과 TAVI 시술팀을 포함해 영상의학과 전문의, 마취과 전문의, 중환자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 심장판막팀의 평가를 거치도록 했다. 이 팀에는 1차 임상 심장 전문의와 환자도 참여시킬 것이 강조됐다.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채인호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은 "TAVI는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축적된 임상 데이터와 시술 경험 확대가 65세 이상 환자에게 우선권고하는 이번 가이드라인의 명확한 근거가 됐다"고 강조했다.

채 이사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다학제팀의 논의가 필수적으로 이뤄지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옵션을 비교 분석해 환자 개개인에게 맞춤형 치료 결과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SAVR의 환자 부담률은 5%인데 비해 TAVI는 80%에 달한다"며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도 수술 위험도와 상관없이 65세 이상 환자에게 TAVI를 권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만큼 우리도 TAVI 시술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근거 기반의 실질적 협의를 이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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