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NF·BDNF 신경치료 미래 열 듯
줄기세포·유전자치료 병합연구 "희망 메시지" 

◇유전자치료

 레보도파와 도파민 효현제로 인한 개선효과가 시간경과에 따라 감소하고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파킨슨병 치료의 한계는 새로운 대안에 대한 노력을 이끌었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치료는 치료의 새로운 미래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전자정보, 신경세포강장물질(NTF) 분비 세포, 효소 등을 파킨슨병 환자의 손상된 뇌세포 및 뇌 영역에 직접 이식 또는 "온순하고 안전한"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전달하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신경세포강장물질중 지금까지 주목을 받아 온 GDNF(Glial cell-line derived neurotrophic factor) 이식실험 결과 이식된 세포가 손상된 도파민성 신경종말 네트워크로 이주하여 신경을 재생시키고 도파민 소모를 감소시킴을 확인했다.

 이어진 임상시험에서는 실패했지만 아직 유전자치료에 대한 기대는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 GDNF의 뒤를 이을 신경세포강장물질을 찾아내고자 세포사멸의 이유에 대한 연구진행이 활발하다.

 CDNF(Conserved Dopamine Neurotrophic Factor)와 BDNF(Brain Drived Neurotrophic Factor)를 분비하는 세포가 미래의 신경치료 영역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들 성장인자를 이용한 유전자치료는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확인중이다. 그러나 세포독성 가능성, 세포성장률, 암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연구도 병용될 필요가 있다.

 파킨슨병 관련 유전정보 분석도 활발하다. 유전으로 인한 파킨슨병이 드물게 발생하고, 유전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빨라야 20대에 발생하는 것에 대해 유전자는 위험인자일 뿐이고 환경성 요인이 관여한다는 설도 있기는 하지만 이 분야 역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파킨슨병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알아내게 되면 이를 통해 위험군을 선별하여 스크리닝하고 질병을 조기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지금까지의 기술로는 조기 발견하더라도 치료는 불가능하다는 것.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맞물려 진보할 때만이 파킨슨병의 치료가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세포치료

 줄기세포를 뇌의 특정영역에서 성장시켜 손상된 회로를 재건할 가능성에 많은 연구자들이 관심을 기울여 왔다.
1980년대 이후 동물실험에 성공함에 따라 유산된 태아의 뇌조직에서 도파민생성세포를 추출해 파킨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오픈 라벨 연구 결과 일부 환자에서 장기적인 증상의 개선을 확인했다(Nat Med 2004;10:s42).

그러나 이중맹검시험(위약군에 대해 수술만 하고 세포치료 시술은 안 하는 sham surgery)을 포함한 3건의 임상시험 결과 혜택을 확인할 수 없었고, 2명의 환자는 운동장애 부작용이 나타났다(Curr Neurol Neurosci Rep 2009;9:292).

 여기까지가 파킨슨병에서 세포치료술의 현재다.


 이종식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일부 바이오 업체 및 생명과학 연구자들이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는 이미 실패가 검증된 포인트 없는 연구"라고 말한다. 이 교수가 이처럼 따끔하게 지적하는 이유는 일부 업체에서 줄기세포 제품을 환자에게 판매해 중국에서 시술하고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환상에 현혹되지 말고 근거가 확인된 사실을 환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파킨슨병처럼 흔들리기 쉬운 질환을 접하는 임상의들에게는 더욱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줄기세포치료와 유전자치료의 병합연구도 진행중이다. 성인의 신경줄기세포가 도파민성 신경을 포함해 새로운 신경을 생성해 낼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골수 기인성 중간엽줄기세포를 신경세포강장물질로 분화시켜 손상 조직으로 이주하는 능력을 확인해 낸 연구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아직까지 이 같은 연구는 동물실험으로 제한되어 있다.

약물반응 좋은 환자 DBS 효과도 좋아
약물효과 좋지만 부작용 나타난 경우에 시술

◇수술요법
 대뇌 반구의 깊은 곳에 있는 담 창구(globus pallidus)에 대한 정위적 절제술은 1950년대 말 이후 파킨슨병의 강직과 서동증을 개선하기 위해 이용됐다.

1970년대 이후 파킨슨병의 수술적 치료는 레보도파로 대체된다. 수술에 대한 초기의 관심이 약물요법 등장 이후 감소하기는 했지만 운동, 비운동성 부작용 때문에 장기간 약물요법이 불가능한 환자에서는 수술요법이 계속적으로 고려됐다. 영상기술의 발전과 대뇌핵의 생리학, 생화학적 지식 축적도 수술요법에 대한 기대를 유지시켰다.

 1994년 Siegfried는 globus pallidus internus(GPi)의 심부뇌자극술(DBS)을 수술요법의 대체치료로 소개한다(Neurosurgery 1994;35:1126). DBS가 과거의 절제술과 차별화되는 장점은 가역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개별 환자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에 의해 자극을 조절하기에 영구적인 부작용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AAN은 파킨슨병 임상가이드라인에 DBS를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나 DBS 역시 침습적인 과정이 필요한 수술요법에 속한다. 그렇기에 DBS로 인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의 선별기준이 요구된다. 이종식 교수는 아이러니하게도 레보도파에 반응이 좋은 환자는 수술 결과도 좋고, 약물에 반응이 없는 경우 수술결과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약물 반응은 좋은데 부작용이 생긴 환자가 DBS의 적절한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수술 합병증이 생길 우려가 높은 노령 환자는 차순위로 한다.


치료 편견에 대한 전문가 조언

부작용 걱정에 약물 용량 결정 "머뭇"
부작용땐 약물요법 전환하면 돼
두려워 말고 충분히 처방을


이종식 울산의대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파킨슨병 치료의 목표는 증상조절을 통한 정상생활로의 복귀이며, 치료를 하더라도 질병 진행은 계속된다. 질병이 진행될 경우 증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물용량 증량 등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약물을 복용하더라도 진행을 늦출수는 없으므로 치료결과에 대해 환자가 현혹되지 않도록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또 한가지 문제는 임상의들이 충분한 용량의 약을 처방하지 않는 것. 파킨슨병 치료제의 부작용이 50%에 달하기에 이를 우려한 결과로 "levodopaphobia"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이다. 그러나 부작용 발생시 치료법을 전환할 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충분한 용량을 처방할 것을 권장한다.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 개선이 안될 경우 환자가 자신의 질병에 대해 비관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DBS 시술이 증가하고 있으나 위험도와 비용 때문에 지금까지는 진행된 파킨슨병 환자만을 대상으로 실시해 왔다. 또한 아직까지 DBS 자체에 대한 논란도 남아 있기에 적절한 환자 선별이 필요하다.


중증일땐 개선 어려워 적절한 시기에 시술을
전체 환자 5~10%는 수술로 호전
"삶의 질" 위한 치료 고려해야


손병철 가톨릭의대 교수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파킨슨병의 5대 증상은 떨림, 강직, 서동 및 서동의 진행형인 보행장애와 균형장애이다. 앞의 3가지 증상은 DBS로 교정이 가능하나 보행장애와 균형장애는 기존의 시상하핵 자극술로는 효과가 없다. 중증 환자의 증상개선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답은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적절한 시기에 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경과에서 DBS 시술을 권하지 않는 이유는 언어장애, 반신마비, 드물게 사망 등 1~2%의 부작용과 합병증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환자가 노인이고, 수술을 해도 완치는 불가능하고 단지 증상완화를 목적으로 하기에 DBS 시술 환자 선별에 엄격하다.

 그러나 전체 파킨슨병 환자의 5~10% 정도는 수술로 호전이 가능한 환자라고 볼 수 있다. 파킨슨병은 진행성 질환이고 수명은 계속 연장되고 있으니 환자 삶의 질을 고려한 치료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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