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높을수록 정기 검진·적극 치료로 오래 생존
국가암관리사업 시행으로 5년 생존율 꾸준히 증가


■ 발생·생존율 특징 보이는 주요 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1997년 전체 인구 10만명당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12.7명이었지만 10년이 지난 2007년 그 수는 137.5명으로 증가했다. 한국인의 사망에 관여하는 질환으로서 암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08년 12월 발표된 공단 자료의 암 발생률(신규 암 진료환자)을 기준으로 한 한국인의 10대 암은 위암, 대장암, 갑상샘암, 폐암, 간암, 유방암, 전립샘암, 췌장암, 자궁경부암, 입술구강암이다.

 입술구강암은 입술, 혀, 구강, 침샘, 편도, 인두 등에 발생한 암을 통칭하는 것으로 쓸개 및 기타 담도암과 10위권 진입에 있어 순위를 다투고 있다. 남녀별로 보면 남성은 위암, 폐암, 대장암, 간암, 전립선암, 여성은 갑상샘암, 유방암, 위암, 대장암, 폐암 순으로 다발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암 관련 정보 구축을 시작한 1999~2001년 자료와 2005년 복지부 발표 자료를 비교해 보면 대부분의 암에 대해 발생률은 증가양상을 보인다. 또 한가지 특징은 암의 생존율에도 경제논리가 적용되고 있다. 그렇기에 대부분 암 환자의 생존율은 빈부에 따른 격차가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BJC 2008;99:s19).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진단할 가능성이 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국가암관리사업을 통해 의료급여 수급권자와 건강보험 하위 50% 및 도서벽지 거주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위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 자궁경부암 등 5대 암에 대해 무료로 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다.

 조기검진을 통한 초기 환자 발굴은 생존율 개선에 영향을 미쳐 지난 10여 년간 5년 생존율 역시 연차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여 왔다.

 주요 암의 발생 및 생존율 경향에 있어 특징을 보이는 암들을 살펴본다.


젊은 여성 생존율 개선 두드러져
경미한 암까지 집계…통계 과장 논란


 ◇유방암= 유방암의 1년 생존율은 97%, 5년 생존율 87.3%로 갑상샘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생존율을 기록한다. 지난 10년 사이 유방암의 사망률 개선에 기여한 인자로는 조기검진사업과 항암보조요법, 호르몬제제, 표적항암제 개발 및 유방암에 대한 인식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유방암에 대한 항암보조요법 연구는 1980년대 초 보고되기 시작해 최근 10년 동안 다양한 항암화학제제가 효과를 입증받았다. 단일요법보다는 복합화학요법이 더 효과적이며, 생존율 개선 효과는 특히 젊은 여성에서 두드러진다.

항암호르몬요법은 오래된 치료법이나 대표적인 제제인 타목시펜 이후 아나스트로졸, 레트로졸, 엑세메스틴 등의 비교적 최근 개발된 약물들이 점차 타목시펜을 대치하고 있다.

 표적치료는 최근 5년 이내 급격히 발전했다. 아직까지는 1998년 FDA로부터 재발성 유방암에 허용된 트라스트주맙 뿐으로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보험수가로 고시되고 있다.

HER2 수용체가 존재하는 환자에서만 효과가 있어 유방암 환자의 20~30%가 이 약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트라스트주맙은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중 고위험군의 초기 재발위험을 50%까지 낮추고, 위약군 대비 사망률을 30%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치료법만큼 중요한 것은 예후 확인인데 암세포의 전이가 가장 먼저 이루어지는 림프절인 감시림프절(sentinel node) 생검을 통해 겨드랑이 림프절 절개술을 생략할 수 있게 됐다.

유전자 발현 양상 평가는 재발위험이 낮은 환자를 확인함으로써 불필요한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게 만들었다.

 유방암의 발생률 증가에 대해서는 일부 논란이 있다.

 유방암 조기진단이 확산되면서 생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미한 비침윤성 유방암인 유관상피내암종(DCIS)까지 통계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과대해석 됐다는 것.
 영국 역시 조기검진 사업을 실시하기 전 DCIS 진단율이 낮았으나 사업 이후 조기진단된 암의 20%를 차지하며 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은 10% 수준이지만 향후 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서울의대 노동영 교수(서울대병원 외과)는 "DCIS도 치료하지 않을 경우 100% 악성 암으로 진행한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예방백신 등장 획기적 진전
고위험형 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

 ◇자궁경부암= 자궁경부암에서 획기적인 이슈는 고위험형 인유두종바이러스 16, 18형에 대한 백신이 등장한 것이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등 20여 개 이상 국가에서 특정 연령대 소녀에 대한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2007년 국가백신프로그램을 도입한 영국의 경우 12~13세 소녀를 대상으로 루틴백신을 실시하고, 한시적으로 3년간 18세까지 캐치업백신을 실시한다. 미국은 전국적으로 11~12세를 대상으로 루틴백신을 실시하고 캐치업백신은 주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발생률 지속 증가 불구 사망률 줄어
조기진단·근치적 치료 크게 도움


 ◇전립샘암= 지난 10년간 전립샘암의 생존율 개선은 일종의 성공사례로 부를 수 있다.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은 20% 이상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립샘암의 1년 생존율은 91%, 5년 생존율은 76.9%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경향에 대해 경희의대 장성구 교수(경희의료원 비뇨기과)는 "전립샘 특이 항원(PSA) 검사와 경직장 전립샘 생검을 통한 임상적 진단 이전의 조기진단과 근치적 전립샘적출술 등 적극적인 치료가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한다.
 전립샘암의 5년 생존율은 국가별로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 같은 유럽내에서도 폴란드는 39%인 반면, 오스트리아는 85%이다.

 장 교수는 얼마나 빠른 시기에 PSA 검사를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갖추어져 있느냐에 따른 차이일 것으로 언급하며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위험군 스크리닝 증가로 검출률 높아져
TME·보조항암요법 등 신 치료법 개발

 대장암= 20세기 말부터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대장암, 그 원인은 무엇일까? 유전력, 선종성 용종(adenomatous polyp), 염증성 장질환(IBS) 등 고위험군의 대장내시경을 통한 스크리닝이 질병 검출률을 높인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육류 섭취 증가, 저섬유 식이, 비만, 운동 감소, 알코올 섭취와 같은 생활 습관 역시 중요한 원인으로 언급된다. 수명이 증가한 것도 기여인자중 하나이다. 그러나 대장암의 경우 변비, 소화불량 등 증상이 심각하지 않아 고위험군을 제외하고는 조기발견이 어렵기에 정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5년 생존율은 지난 10년 사이 54.8%에서 64.8%로 증가했다. 임상환경의 변화를 살펴보면 직장과 주변조직을 한꺼번에 절제하는 수술법(TME), 보조항암요법 등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했다. 종양성장인자에 붙는 수용체에 대한 항체인 세툭시맙과, 혈관형성을 일으키는 신생혈관성장인자(VEGF) 수용체를 차단해 암세포로 가는 영양분을 억제하는 베바시주맙 등 항암제가 개발됐다.
 그러나 이들 약물은 정상적인 생리작용마저 억제해 소장점막에 구멍을 내거나 혈압상승, 의식소실 등의 부작용도 동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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