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증가·감염병 확산…경고가 현실로

지구온난화와 그린의료

신 동 천
연세의대 교수
예방의학교실
환경공해연구소장

지구온난화와 세계적인 노력

 "지구의 기온이 오른다, 빙하와 만년설이 녹는다, 해수면이 높아져 섬이 잠긴다"는 소식, 그리고 한반도에 여름이 빨리 찾아오고, 예전보다 열대야로 밤을 지새는 날이 더 많아진 직접적인 경험에서도 지구온난화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과학자들의 경고들은 과도한 것이 아닐까 하던 의심에서 이제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모두 깨닫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의 비중은 2000년 86.6%로, 주로 화석연료의 사용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의 배출을 감소시키기 위해 세계적인 노력이 요구되었다. 1992년에는 리우회의에서 세계기후변화협약(UNFCCC)을 채택하였고 우리나라는 1992년 6월 서명하여 47번째 가입국이 되었다.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된 후 이를 실천하기 위해 2005년 2월 16일 공식적으로 교토의정서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의무감축 국가인 38개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990년과 비교해 평균 5.2% 감축해야 한다.

 현재 한국은 에너지사용량 세계 11위, 온실가스 발생량 세계 9위로 어떠한 형태로든 기후변화 문제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현정부는 저 탄소 녹색성장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있으며, 정부와 각 기업에서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세계적인 방안 중에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 있다. 탄소중립 또는 탄소상쇄(carbon offset) 프로그램은 일상생활(국내·외 여행, 그리고 에너지 사용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을 계산하여 산정하고, 그에 해당하는 탄소의 양을 제거하는 방법을 실행하거나 상쇄 비용을 부담하는 방법이다.

 이전에 진행되었던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운동이 제품생산이나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발생시켰는지 표시하고 발생을 적게 하는 방향으로 생활개선을 추구했다면, 탄소중립은 최소한의 탄소 발생량에 대한 부담까지도 고려하겠다는 개념으로 탄소발자국에서 좀 더 진일보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건강영향 및 대책

 전세계적인 노력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하려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인류의 건강이 크게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는 혹서와 홍수 등 자연재해에 의한 사망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오존 등 2차 대기오염물질의 양을 증가시켜 노년층과 영유아, 심혈관계와 호흡기 질환자의 사망률이 증가하며, 전염병의 중간숙주가 되는 모기와 쥐벼룩 등의 활동영역을 확대시켜 말라리아, 뇌염, 뎅기열, 황열 등 열대와 아열대지역의 감염병들이 위도가 높은 지역으로 확산된다.

 또한 수온 증가와 부영양화는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그러므로 보건의료 관계자들에게 지구온난화는 막연한 사회적 이슈가 아닌 곧 다가올 보건문제로써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보건의료계의 대처 방안을 질병문제에 대한 대처외에도 방지에 대한 책임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영향을 받는 건강문제를 해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발 앞서 나가서 병원에서 탄소배출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해야 한다는 것이다.

 WHO의 공중보건부 환경국장인 Maria Neira는 보건의료계 종사자들의 실제적인 행동으로 사람들의 건강을 증진시켜서 보건, 경제, 사회적 공동이익을 만들어 나가야 하므로 보건의료계 종사자들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WHO는 병원에서 지구온난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7가지 분야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표>.

 지난 5월에 부산에서 열린 "WHO 어린이 건강 환경회의"에서는 회의에 참석한 보건의료계의 관계자들에게 회의장까지 이동한 교통수단에서 발생되거나 회의에 소요된 물품들의 생산에서 발생한 탄소에 대한 탄소부담금을 부과하여 탄소중립을 몸소 실천하도록 하였다. 앞으로도 보건의료계 종사자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실천하여 지구온난화 방지에 앞장서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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