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이용병원 소문나면 바빠진다

 털털모발이식센터 황성주 원장은 이봉주 선수와 한기범 선수, 유남규 선수 등 탈모증으로 고민하는 스포츠스타에게 머리를 심어준 것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4년 개원 이래 총 4000회 이상의 모발이식을 시행해 왔다.

 자우림 김윤아 씨의 남편이자 VJ출신으로 잘 알려진 김형규 원장이 운영하는 덴트리치과도 자체의 화려한 인맥에 더해 일반인들의 관심이 폭주하고 있다.

별도의 온라인 마케팅이 필요한 다른 치과와는 달리, 특별한 활동을 펼치지 않아도 홈페이지 방문자수가 상당하다.

 이밖에 배우 A씨의 전 남자친구로 알려져 있는 한 원장은 "예전에 알던 연예인 인맥들이 소개소개로 많이 오고 있다"며 "1명만 성의껏 진료해 연결고리가 형성되면 VIP고객을 만들 수 있으며, 별도의 연예인 VIP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병원에 스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두거나 스타가 많이 찾은 것으로 입소문이 나면, 고객에게 한결 신뢰를 주고 홍보효과도 좋단다.

 특히 외모에 많이 신경쓰는 스타의 특성상 성형, 피부미용, 치과 진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마이클럽이 최근 여성 회원 1017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성형을 결심하게 되는 이유"에서 연예인의 성형이 10%를 차지해 세번째 이유로 꼽혔다.

 한 피부과는 배우 C씨의 피부를 가장 닮고싶은 것으로 조사된 결과를 마케팅에 활용, C씨의 피부를 닮고 싶어하는 많은 고객들이 찾아오게 만들고 있다.

 사실 이미 잘나간다는 피부과·성형외과 등은 기획사와 연계해 활동하는 일이 많으며, 외모관리를 넘어 건강관리까지 나서면서 마케팅 효과를 노리기도 한다.

 강서솔병원-솔스포츠클리닉은 지난달 스포츠선수 매니지먼트인 IB스포츠와 협약을 체결했다.

 IB스포츠 소속 선수들은 솔병원에서 스포츠 의학 치료 프로그램, 전문 체력관리 프로그램, 스포츠 손상 재활 프로그램, 정기적인 스포츠 의학 검사 등 제반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또한 IB스포츠는 솔병원의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IB스포츠 구동회 부사장은 "선수들의 체력관리는 물론, 트레이닝의 과학화와 전문화가 필수 요소"라며 "앞으로 병원측과 스포츠의료 및 클리닉 사업 협조를 통해 스타마케팅과 스포츠의학이 공동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석, 엄정화, 문소리 등이 소속된 심엔터테인먼트는 올해 3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과 업무 제휴를 통해 우울증 등 소속 배우들의 건강 관련 문제들을 예방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지성, 소유진 등이 소속돼 있는 팬텀엔터테인먼트도 순천향대병원 우울증 센터와 손잡고 스타들의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에 대해 함께 대처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스타들이 치료를 받는 곳이라는 인식이 알려지면서 문의가 다소 늘어났다"며 병원 이미지에 긍정적이라고 해석했다.

 어느 누구보다 인맥이 많은 스타를 이용해 산업적으로 활용하는가 하면, 병원 이미지에 걸맞는 홍보대사를 임명하는 것도 최근 눈에 띄는 움직임이다.

 제주한라병원은 베이징 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끈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을 스포츠 의료관광 명예대사로 위촉했다.

 스포츠 선수들을 위한 맞춤형 재활프로그램과 건강검진 등으로 유명 선수들을 제주에 유치해 훈련을 겸한 치료를 받게 하는 스타 마케팅을 추진, 스포츠 의료관광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다.

 올해 일일 명예원장 제도를 개설한 분당서울대병원은 중견 탤런트 이정길 씨와 전인화 씨가 각각 명예원장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오전부터 비서실장으로부터 중요 업무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직접 원장이 되어 분주한 하루 일정을 보냈다.

유명인 한명만 잘 관리해도 입소문
"스타의사"로 뜨면 마케팅 효과 "톡톡"


 병원측은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이 얼마나 애쓰는지 알게 되며, 병원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며 "환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물론, 좋은 이미지를 갖춘 그들이 우리 병원을 좋은 병원으로 알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피력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일일 명예 원장 제도를 계속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환자들을 위한 스타의 봉사 선행이 부수적으로 병원 홍보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방송인 조영구가 이끄는 "사랑의 피자 연예인 봉사단"은 지난 5월 한강성심병원에서 환자들과 가족들과 함께 러브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봉사단 가수들의 공연과 마술, 비보이 댄스, 개그쇼가 펼쳐졌으며, 공연 후에는 특수 차량에서 만든 따끈따끈한 피자가 환자와 가족들에게 제공됐다.

병원 관계자는 "친숙한 스타가 직접 방문하면 팬들이 함께 몰려드는 것은 물론 소아 환자들이 특히 좋아한다"며 "드라마를 찍거나 방송을 촬영하면 병원 로고를 노출하지 않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홍보효과가 꽤 높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한 단계 나아가 "스타 의사 만들기"로 활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TV 출연이 잦던 교수들이 유명세를 타고 직접 개원하는 것처럼, 스타를 이용한 홍보가 아닌 의사를 스타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스타 닥터" 대행사가 생겨나기도 했다.

 스타닥터 관계자는 "유명인을 통해 병원을 홍보하는 것이 아닌, 병원을 운영하는 핵심 주체인 의사를 스타로 만들어 병원을 홍보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중앙대의료원 하권익 원장도 "병원 내부적으로 직접 스타를 키울 수 있다"며 "의사 스스로 직접 열의를 가지고 환자를 대하고 노력한다면 스타는 충분히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스타"는 대중의 사랑을 먹는 이들이다. 따라서 스타의 행동 하나하나를 따라하거나 닮고 싶어하는 대중이 많으며, 이를 마케팅에도 활용하면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객 얼굴 전체의 조화를 생각하지 않은 채 스타의 얼굴 그대로의 성형이 가능하다고 하거나, 스타가 하면 무조건 옳다고 부추기는 것은 금물이다.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무리한 협찬을 요구하는 기획사나 스타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스타 1명에 의한 자연스러운 연결, 건강관리와 이미지를 위한 병원과의 시너지, 나아가 적극적으로 의사를 스타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스타마케팅을 통한 VIP 마케팅이 가능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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