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 학술대회가 지난 5~9일 개최됐다.
 이번 대회는 집중 혈당조절의 혜택에 관한 분석, 아반디아의 심혈관 부작용에 관한
"RECORD" 연구, 당뇨병 동반 허혈성심장질환 환자에서 약물요법과 혈관재형성술의 임상개선
효과에 관한 "BARI 2D" 연구 등이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ADA 학술대회의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당뇨병 동반 안정형 심질환자에서도
약물 vs 혈관재형성술 "무승부"
생존율·심혈관사건 예방 효과 대등하게 나타나

 당뇨병을 동반한 안정형 허혈성심질환 환자에서도 최적 약물요법이 PCI(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나 CABG(관상동맥우회술) 등 혈관재형성술과 비교해 대등한 사망 및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혈성심질환 발생 시 임상진단에 관계 없이 혈관재형성술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것이 예후에 좋을 것이라는 주장이 심혈관질환 사망의 고위험군인 당뇨병 환자에서도 반대 증거에 직면한 것이다.

 CABG와 함께 스텐트로 대변되는 PCI 기술이 발전하면서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위험도에 관계 없이 침습적 또는 비침습적 시술을 통해 혈관을 개통하는 것이 생존율 개선에 혜택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믿음은 "COURAGE" 연구를 통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안정형 ACS 환자의 조기치료 전략으로 최적 약물요법과 PCI 시술을 병행한 그룹과 약물요법 단독그룹을 비교한 결과, 사망과 주요 심혈관사건에서 비교우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

연이어 발표된 "OAT" 연구 역시 심근경색 3~28일 후 PCI가 시술된 안정형 환자들을 4년간 추적한 결과, 약물요법 대비 사망·재발·심부전 발생이 감소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BARI 2D"로 명명된 이번 연구는 환자의 60~70%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당뇨병 동반 시에도 이같은 결과가 나올지 검증키 위함이었다.

 연구팀은 제2형당뇨병과 심장질환이 동반이환된 2368명의 환자를 혈관재형성술과 집중 약물치료 병행 또는 집중 약물치료 단독군으로 나눠 시험을 진행했다. 양그룹의 치료가 사망과 주요 심혈관사건을 얼마나 예방해주는지 비교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5년 시점에서 혈관재형성술군과 약물 단독군의 생존율은 88.3 대 87.8%(P=0.97)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주요 심혈관사건 예방 역시 77.2 대 75.9%(P=0.70)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편 연구팀은 인슐린을 직접 제공해 주는 약물요법(insulin-provision therapy)과 인슐린저항성 조절에 관여하는 약물요법(insulin-sensitization therapy)의 혜택도 비교했다.

 결과는 사망(87.9 대 88.2%, P=0.89)과 주요 심혈관사건(75.4 대 77.7%, P=0.13)에서 모두 대등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환자들의 최적 약물요법에 혈당강하 뿐 아니라 혈압·지질 등에 대한 조절이 함께 이뤄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두고 당뇨병 환자라 할지라도 고혈당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심혈관사건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인자들이 종합적으로 관리돼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2형당뇨병 발병 전 예측 가능"
혈당 3년 전부터 오르고 인슐린 민감도는 5년 전부터 급감

[Lancet, 2009;doi:10.1016/S0140-6736(09)60619-X]=제2형 당뇨병을 비롯한 질병 예방연구들의 초점은 초기 단계의 생리적 변화에 맞춰져 있다.

이에 영국 유니버시티대학(University College London) 아담 타박(Adam G Tabak) 교수는 증상 발현 전 생리적인 변화를 통해 제2형 당뇨병 위험군을 찾아낼 수 있다는 연구를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 관심을 모았다.

 타박 교수는 제2형 당뇨병의 발현 신호로 혈당수치와 인슐린 민감도를 꼽았다. 연구에서는 6538명의 영국인을 대상으로 9.7년 동안 관찰, 공복·식후 혈당, 인슐린 민감도의 변화를 측정했다.

연구기간 동안 505명이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됐다. 이들의 혈당은 진단 3년 전부터 상승을 보여 공복혈당은 5.79mmol/L에서 7.40 mmol/L로, 식후혈당(식후 2시간)은 7.60mmol/L에서 11.90mmol/L로 상승했다.

 인슐린 민감도는 진단 5년 전부터 급격히 감소했다.

 이와 함께 인슐린 분비에서도 변화를 보였다. 베타 세포(β-cell) 기능은 진단 3~4년 전에 85.0%에서 92.6%로 혈당증가와 함께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곧 62.4%로 급격하게 낮아졌다.

 연구팀은 당뇨병 진단 3~6년 전에 나타나는 혈당, 인슐린 민감도, 인슐린 생성 수치가 변화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수치들을 위험요소로 사전에 당뇨병 위험군을 검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심장재단의 주디 오설리반(Judy O"Sullivan) 박사는 "이 연구가 제2형당뇨병 고위험군에 대한 이전의 연구들보다 더 나은 데이터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은 임상적으로 명확하다"며 연구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옥스퍼드대학(University of Oxford) 데이비드 메튜스(David Matthews) 박사와 조나단 레비(Jonathan Levy) 박사는 평론에서 전도유망한 분야의 연구임에는 틀림없지만 위험군을 특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세형 기자


개발 중 약물 임상 결과 대거 소개

 이번 ADA 학술대회에서는 새로운 당뇨병치료제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들이 상당수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현재 개발과정에 있는 주요 신규 약물의 임상결과들을 살펴 본다.

▲알레글리타자르(aleglitazar)

 이중작용 PPAR항진제로 알려진 알레글리타자르는 2상임상에서 제2형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 효과를 확인했다. 알레글리타자르는 A1C 수치를 위약군보다 0.36~1.35%(P=0.048~P<0.0001)까지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작용 PPAR항진제는 알파 PPAR항진제의 지질혜택과 감마 PPAR항진제의 혈당조절 혜택을 모두 타깃으로 한다.

테크노스피어 인슐린(technosphere insulin)

 흡입형 인슐린의 새로운 제형인 테크노스피어 인슐린은 기존 제형(엑슈베라) 및 속효성 인슐린과 비교해 빠른 약효발현 시간에 혈당조절 역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기능 장애 및 저혈당 등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부작용 측면에서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새로운 GLP-1 계열 약물인 리라글루타이드는 엑세나타이드와의 1 대 1 비교연구에서 효과를 검증받았다.

 리라글루타이드는 A1C 7% 목표치 도달률(54%)이 엑세나타이드보다 높게 나타났다.

 리라글루타이드는 1일 1회 용량으로 1일 2회의 엑세나타이드와 대비되며 식사 시간에 관계 없이 하루 중 어느때라도 투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이상돈 기자


"당뇨병진단에 A1C 반영을"
당뇨병전문가위 권고. 진단법 변화 논쟁 예고


당뇨병 전문가위원회는 당뇨병 진단시
A1C 측정 값을 반영하자는 권고를 내놨다.
진단기준 수치는 A1C 6.5%이다.


 세계적 당뇨병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당뇨병 진단에 당화혈색소(A1C) 검사결과 적용을 권고하고 나섰다.

 미국당뇨병학회(ADA), 국제당뇨병연맹(IDF), 유럽당뇨병연구학회(EASD)에 의해 소집된 당뇨병 전문가위원회는 이번 ADA 학술대회에서 A1C 검사결과를 당뇨병 진단의 새로운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권고문을 발표했다.

이들 3개 학회가 이번 권고문의 내용을 공식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당뇨병 진단법 변화에 대한 본격 논쟁의 서막을 열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A1C는 현재까지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이 얼마나 잘 이뤄지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 체내 헤모글로빈과 결합한 당의 수치를 통해 지난 2~3개월 간의 혈당량 변화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위원회는 A1C 결과가 기존 혈당수치를 통한 당뇨병 진단보다 안정적이고 믿을만 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우선 간단한 혈액검사로 수개월의 혈당변화를 관찰하는 A1C 측정이 공복혈당 측정 및 식후 당부하 검사보다 편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A1C 결과가 당뇨병성 망막질환 등 합병증 발생 및 예후를 예측하는데도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위원회는 당뇨병 진단기준으로 A1C 6.5%를 지정했으며, 6~6.5% 사이는 당뇨병 발생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이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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