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현상 여전…대전협, 적정급여 촉구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정승진)가 전공의 급여현황을 조사한 결과 최고와 최저 병원 간 연봉이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으며, 지난해에 비해 더욱 격차가 벌어져 연봉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협은 조사에 응한 총 64개 회원 병원의 내과 레지던트 3년차를 대상으로 2008년도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통해 연봉을 집계한 결과, 연봉이 높은 울산대병원(5087만원), 삼성서울병원(4986만원), 서울아산병원(4753만원)에 비해 대전선병원은 2513만원으로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8년도에 내과계 전공의들의 평균 소득은 359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4%(9곳)은 3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총 64개 병원 중 5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곳은 전체 3%인 2개 병원이었으며, 4500만원이상 5000만원 미만 6%(4개), 4000만원 이상 4500만원 미만 14%(9개), 3500만원 이상 4000만원 미만 33%(21개), 3000만원 이상 3500만원 미만 30%(19개), 3000만원 미만 14%(9개)로 집계됐다.

연봉조사 기관인 페이오픈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반기업 대졸자들의 초임 연봉은 금융, 증권사의 경우 평균 약 3300만원이며 높을 경우 3900만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상여금과 인센티브를 포함하면 실제로 대졸 신입사원이 받는 급여는 평균 3300만원 이상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고려했을 때 3500만원 미만 하위권 병원 44%에서는 전공의들이 일반 근로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근무하고 훨씬 높은 강도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기업 대졸 신입사원과 동일하거나 심지어 더 낮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 대전협의 주장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상북도·대구시에 소재한 병원의 평균 연봉이 4170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전라도·광주시가 3954만원, 제주도가 3947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시 3720만원, 경상남도·부산시 3522만원, 경기도·인천시·강원도 3501만원, 충청도·대전시 3246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병원 유형별로는 대학병원의 평균 연봉은 3914만원으로 조사됐으며, 일반병원이 3527만원, 국립병원은 3127만원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과 국립병원의 연봉이 무려 787만원의 편차를 보임에 따라 국립병원 지원 기피 현상을 초래, 인력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정승진 회장은 "지난해 조사에서도 최고와 최저 병원의 연봉이 두 배 가량 차이를 보여 전공의 급여 현실화를 강력히 피력해왔음에도 올해는 격차가 더욱 벌어져 두 배가 넘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연봉의 양극화 현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되고 있어 이로 인한 전공의들의 사기 저하와 인력수급에 미칠 악영향들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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