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신경학 미래 한국서 밝힌다

"간질·유전학" 최신 지견 나눠

 소아신경학에서 대표격으로 꼽히는 간질에 대한 세계적인 지견을 다루는 제10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소아신경학 학술대회(Asian & Oceanian Congress of Child Neurology, AOCCN)가 대구 EXCO에서 오는 10~13일 열린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갑작스러운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지는 모습을 빈번하게 볼 수 있지만 간질을 직접 목격하기는 쉽지않고 의사들 역시 외래에서 이를 직접 목격하는 경우는 드물어 이에 대한 높은 유병률이나 심각성에 대해서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간질은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할 경우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고 국내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 역학조사도 없을 정도로 인지도와 기초연구 수준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소아신경학 전문의들은 국내 임상 수준이 높아 일찍부터 소아신경질환에 관심을 가지고 시스템을 구축한 일본에 뒤지지 않는 의료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 AOCCN은 비교적 기초분야가 약한 국가들에게 기초연구와 시스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이에 맞춰 진단, 치료 등 최신 임상 지견에 대한 연구들이 발표되는 학술제전이 될 전망이다.

수술·식이요법 등 치료법 제시

 AOCCN에 참가한 국가는 29개국, 참가자수는 640여명으로 아시아, 오세아니아 국가들의 소아신경학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관심 속에 AOCCN 조직위원회는 이번 학술대회의 큰 주제를 "간질과 유전학"이라고 밝혔다.

 간질의 경우 소아신경학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부분이고 유전학은 간질의 치료와 진단에 있어서 최근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분야다. 특히 선천성 질환, 신경계 기형 등에서 유전학은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꼽히고 있다.

 이에 AOCCN은 △소아신경장애에 있어서의 유전적 연관성 △유전성 간질, △미토콘드리아성 장애 △신경대사질환 등의 세션들을 배치했다. 이를 포함해 AOCCN에서 발표될 연구는 415개로 진단, 치료, 기초연구에 대한 최신지견들도 발표된다.

 진단에서는 대사질환 발견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최신 방법을 통해 치료 이전 조절을 통해서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가 발표될 예정이고, 치료에서는 약물, 수술과 함께 식이요법에 대한 최신지견들도 발표돼 치료에 있어서 다양한 선택지들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이번 AOCCN에 참가하는 해외연자들 역시 신생아 간질의 대가인 미국 클랜시(Robert R Clancy) 박사, PET 스캔에 미국 슈가니(Harry T Chugani) 박사, 운동실조 및 발달장애에서 이름 높은 일본 세가와(Masaya Segawa) 교수 등 소아신경학에서 명성이 높은 석학들이 강의할 예정이다.

 또한 국제항간질협회장(ILAEE)인 미국의 모쉐(Solomon L Moshe) 교수가 참가해 최신 토픽 심포지엄(Hot Topic Symposium) 세션에서 발표를 가진다.


"의료수준 비해 관심도 아직 낮아"

황 용 승 조직위원장

 황용승 AOCCN 조직위원장(대한소아신경학회장, 서울의대 소아청소년과)은 AOCCN을 통해 아시아·오세아니아 국가들의 소아신경학 전문가들이 진단·임상의 최신지견 뿐만 아니라 기초연구에 대해서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간질 수술 등 임상 수준은 세계적이고 특히 식이요법의 경우 다른 국가들보다 먼저 시작하고 경험도 풍부해 아시아 소아신경학에서 태두로 꼽히는 일본보다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초반부터 현재 AOCCN 명예회장인 후쿠야마(Y Fukuyama) 교수를 필두로 소아신경질환에 집중해 현재 아시아에서 선두국가로 꼽히고 있다.

 일본소아신경학회 회원만 3000여명으로 대한소아신경학회 회원이 150여명인 것에 비해 높은 관심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국가적으로 국립신경센터를 통해 일본 전역의 소아신경질환자에 대한 관리는 물론 역학조사도 체계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다.

 황 위원장은 무엇보다 소아신경질환에 대한 국내 의료계의 관심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잠재적으로 20~30만명의 소아신경질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물론 정책적으로도 관심이 높지 않아 아직 정확한 역학조사도 없고 기초연구도 열악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소아신경학회는 AOCCN 등 국제학술대회에서 학술적인 성과를 발표해 입지를 다짐과 동시에 기초와 임상의 연계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데이터 수집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학회에서는 두통관련 역학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일본의 경우 소아신경질환에 대한 의료시스템과 역학연구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6세 이하 소아치료비는 국가에서 보조하는 등 복지정책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사회 및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제11회 AOCCN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2012년에 국제소아신경학회(International Congress of Child Neurology)와 함께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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