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치료제 선택폭 확대 가능성

 기존 만성 C형간염(CHC) 치료의 문제점은 치료제가 다양하지 않고, 치료반응이 낮으며, 부작용 발생률이 높다는 것. 그렇기에 간 전문가들의 관심사는 투여기간과 용량은 줄이되, 치료 반응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약물요법이다. EASL에서는 이 같은 소망을 반영한 신약 관련 연구들이 대거 보고됐다.


새로운 인터페론·항바이러스제 임상 결과

인터페론제제 "선수교체" 기대
휴먼지놈사이언스·노바티스 "알비인터페론" 3상 성공

 ■ ACHIEVE 1, 2/3 연구

 C형간염 치료의 골격을 이루는 인터페론제제의 종목이 올 가을 추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3상연구에 성공한 알비인터페론 α-2b(알부페론, 휴먼지놈사이언스·노바티스)은 현재 국내외에서 허가를 진행중이다.

 알비인터페론은 환자 순응도를 높일 약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거 인터페론은 주 3회 투약했으나, 페그인터페론 등장 이후 주 1회 주사로 사용패턴이 바뀌었다.

 결국 페그인터페론은 C형간염 치료의 표준요법으로 자리잡았다. 알비인터페론은 페그인터페론의 주 1회 투약 패턴을 격주 투약으로 바꾸었기에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인터페론 치료 경험이 없는 CHC 환자 대상 두 건의 3상연구에서 알비인터페론·라미부딘 48주 병용요법은 지속적 바이러스반응(SVR) 도달에 있어 페그인터페론 병용요법에 필적하는 효과를 보였다. ACHIEVE 1, 2/3 연구는 각각 유전자 1형, 2/3형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 역시 두 군이 유사했다.

 다만 탈모증, 기침, 체중감소 등 경미한 부작용과 이로 인한 치료 중단율 모두 알비인터페론군이 높았다.


▲알비인터페론은?
 알부민과 인터페론 알파의 유전적 융합기술을 통해 개발됐다. 알부민은 혈중 주요 단백질로 19일간 체내 순환계에 머문다. 알부민과 인터페론 융합 기술은 반감기를 연장시킴으로서 혈중 유지기간을 2주까지 늘렸다. 현재 노바티스는 4주에 한 번 복용하는 용량으로 2상연구를 진행중이다.

 ▲페그인터페론은?
인터페론에 폴리에틸렌글리콜(PEG) 중합체를 공유결합시켰다. 인터페론의 크기를 증가시켜 신장 청소율을 감소시켜 약제 반감기를 증가시켰다. 페가시스(로슈)는 40kD, 페그인트론(쉐링푸라우)은 20kD의 PEG를 결합시켜 주 1회 투약으로 안정된 혈중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항바이러스제, 표준요법 한계 보완

 ■ SPRINT-1, PROVE 1, 2, 3 연구


 C형간염바이러스(HCV) 중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유전자 1형 감염 환자에서 48주간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병용요법은 50% 수준의 SVR을 보인다. 그렇기에 다양한 치료적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EASL에서는 유전자 1형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요법의 낮은 치료반응을 보완하고, 치료실패군에 대안을 제시할 목적으로 진행한 항바이러스제 2상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표준요법과 항바이러스제 복합투여시 표준치료보다 월등한 SVR 도달 경향은 모든 연구에서 뚜렷했다. 그러나 치료기간 단축, 리바비린과 대체, 리바비린 용량 조절시에는 표준요법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였다.

 SPRINT, PROVE 연구의 주인공은 보세프레비어(쉐링푸라우)와 텔라프레비어(버텍스 파마수티칼스), 이들은 바이러스 증식에 관여하는 필수 효소인 NS2와 NS3-4A 프로테아제의 억제제이다. 초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SPRINT 연구에서 보세프레비어 병용군은 표준요법군의 두 배에 이르는 SVR을 보여줬다.

그러나 리바비린을 감량할 경우 SVR은 오히려 감소했다. 부작용 발생률은 대조군(표준요법군)과 유사했으며, 부작용으로 인한 투약중단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보세프레비어군에서 추가적인 헤모글로빈 감소가 관찰되어 빈혈 부작용에서는 차이가 확인됐다.

 연구를 발표한 미국 인디아나대학의 폴 고 박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저용량" 페그인터페론·리바비린과 보세프레비어 병용요법은 권고되지 않는다"며, "이들 환자의 36%만이 SVR에 도달하고 이는 정상 용량 사용군의 50%보다 적은 수치"라고 언급했다.

초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PROVE 1, 2 연구에서 리바비린을 병용한 모든 텔라프레비어 투약군은 표준요법군에 비해 유의하게 SVR이 높게 확인됐다. 이같은 결과는 과거 무반응자와 재발자를 대상으로 한 PROVE 3 연구에서도 관찰됐다.

 그러나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은 텔라프레비어 사용군이 높게 나타났다. 관찰된 부작용은 가려움, 발적, 빈혈 등이었다. PROVE 연구에서도 리바비린 대체약물로 텔라프레비어를 사용할 경우 반응률은 대조군보다 낮게 관찰됐다.


간성뇌증 예방을 위한 항생제요법

리팍시민 간성뇌증 재발 막아

 간성뇌증 예방에 있어 리팍시민의 역할에 대한 3상연구가 보고됐다. 지난 6개월 간 2회 이상 간성뇌증을 경험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루 2회 리팍시민 550mg 또는 위약을 투약한 후 간성뇌증 발생까지의 시간을 평가했다. 평가시점인 168일에 시험군의 22%가 발생을 경험한 반면, 위약군중 발생률은 46%였다. 결국 시험군의 간성뇌증 발생률이 58% 낮았다.

 리팍시민으로 인한 부작용은 말초부종(15%), 어지럼증(12.9%), 피로감(12.1%), 복수(11.4%) 외 복통, 빈혈 등이었다. 간성뇌증은 진행된 간질환 환자에서 나타나기에 6개월이라는 연구기간은 대상군에게는 큰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급·만성 간부전의 주요 신경정신과적 합병증인 간성뇌증은 주의력 결핍, 수면패턴 변화, 근육 조절 이상, 혼수 등을 동반하여 관리가 요구된다.

병인론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암모니아로 인한 뇌내 신경전달물질의 균형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언급된다.

그러므로 치료는 장내 생성된 신경독소물질, 특히 암모니아의 생성과 흡수를 감소시키는 것을 직접적인 목표로 한다. 간성뇌증의 원인 규명 및 제거, 단백질 섭취 제한, 관장, 비흡수성 이당류인 락툴로즈와 락티톨이 간성뇌증의 일차약물요법으로 오랫동안 이용되어 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광범위항생제인 리팍시민에 대한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리팍시민의 대두 배경은 이 약물이 암모니아를 생성하는 세균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장내 세균총을 유익한 쪽으로 재조절하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항생제 장기투여로 인한 내성 균주 발생도 비교적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팍시민은 혈액내 흡수가 극히 미미하여 장관내에서만 작용하는 항생제로 여행자 설사 및 소장내 세균과증식(SIBO)에 의한 과민성 장증후군에도 주요 치료제로 사용된다.
▶도움말: CHA의과학대학교 임규성 교수(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가톨릭의대 김진동 임상강사(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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