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줄기세포 연구 활발
바이오기업 주가 연초 보다 100~300% 이상 올라

 최근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미국의 경우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평균 30% 상승했으며, 국내 줄기세포 관련 바이오기업 역시 100%, 많게는 300% 이상 올랐다. 이는 미국이 최근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재정지원 방안을 발표한데 이어 국내에서도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3년만에 다시 허용됐기 때문이다.

 차바이오앤의 경우 모기업인 차병원그룹이 지난달 29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로부터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 승인을 받은 사실을 토대로 올해 1월 2일 4360원이던 주가가 13일 현재 1만3900원으로 급등했다.

 또한 알앤엘바이오는 지난해 줄기세포사업을 통한 흑자전환 성공뒤 잇따라 임상 승인을 획득, 올해 1월 2일 1005원이던 주가가 13일 현재 9100원을 기록했다.

 줄기세포는 2005년 20억달러에서 2015년 109억달러로 연평균 18.5%의 고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심장, 신장, 간질환, 신경계조직 손상, 당뇨병 등 경제적 부담률이 크고 난치성인 질환들이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다만, 검증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선별적인 관심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동양종금증권 오승규 애널리스트는 "배아줄기세포 치료제의 상용화는 2015년 이후에 가능 예정인 등 당장 눈앞의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단기적인 임상결과를 얻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해외 난치성질환자 모시기 총력
보관은행 사업도 가능성 충분…줄기세포 의료관광도 기대










알앤엘바이오는 최근 세인트메리병원과 줄기세포 치료 해외환자 유치에 협력하기로 했다.


 성체줄기세포를 통한 의료관광 사업이 신호탄을 쏘았다.

 알앤엘바이오는 최근 미국 세인트메리병원과 협약을 맺고, 줄기세포 의료관광에 나서기로 했다.

세인트메리병원 의료진이 줄기세포 치료를 원하는 환자를 보내주는 형태로 가톨릭재단인 만큼 다른 병원과의 연계도 추진해 주기로 했다.

회사 자체적으로는 LA에 별도의 지사를 설립해 독자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한편, 일본, 유럽 등에까지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측은 협약에 앞서 악성 류마티스 환자였던 미국 화가 존 콜리슨(John Colison)의 줄기세포로 치료 성공 사례를 제시했다. 또한 서울아산병원 최종우 교수팀과 공동으로 롬버그씨병 환자의 지방에서 분리·배양한 성체줄기세포 치료 결과, 환자 5명 모두에서 이식된 지방의 생착률이 높아져 눈에 띄게 호전된 효과를 설명했다.

 알앤엘-아스트로스템의 제1상 임상시험 승인도 발표했다.

 소량의 지방을 채취해 줄기세포만 분리·배양, 정맥을 통해 주사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시술 받을 수 있으며, 환자 자신의 지방줄기세포로 척수손상에 대해 상업임상 승인을 받은 것은 세계 최초라는 설명이다.

 라정찬 대표는 "이같은 연구과제를 토대로 이미 임상시험을 진행중에 있는 퇴행성 관절염, 버거씨병, 척추 손상은 물론 개별 치료 사례들을 토대로 뇌경색, 신부전, 치매, 류마티스 관절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줄기세포 치료 가능 환자를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줄기세포 치료를 규제하고 있긴 하지만 환자들 사이에서는 관심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하나의 의료관광 기대 효과는 줄기세포보관은행 사업으로 이미 4395명의 줄기세포를 보관하고 있는 만큼 환자가 아닌 일반인도 폭넓게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성률 이사는 "GMP 연구시설을 통해 15년 동안 보관이 가능하도록 한 것으로, 배양기술과 보관기술은 우리 독자적인 것"이라며 "줄기세포치료 및 보관으로 1만달러를 책정하고 있으며, 환자들이 머무르는 부대 비용을 포함해 2만달러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치료와 보관을 합쳐 올 한해 5000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그러나 국내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규제는 의료관광을 추진하기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임상 3상이 완료될 때까지는 긴 시간과 많은 환자풀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국내에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회사측은 중국 상해·북경·연길에 병원을 설립하고, 일본과도 협력병원 연계를 통해 국내에서 채취, 의뢰를 보낼 계획이다. 중국, 일본의 경우에는 줄기세포 치료를 신기술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조 이사는 "GMP 시설을 통해 프로세스를 검증받고, 치료 목적과 안전성만 확인된다면 3상 기준을 면제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당장 주춤하면 치료를 원하는 환자에게 불편함을 초래하고, 기술을 타국에 빼앗길 수 있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얼마전 국제줄기세포 메디클러스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한 차병원그룹도 줄기세포 의료관광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차병원측은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연간 210만 여명의 환자 유치가 가능하다"며 "상대적으로 낮은 의료 비용과 우수한 줄기세포 치료기술을 통해 해외 난치성 질환 환자들도 한국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의료 시장 잠재력 "무궁무진"
기술력 이미 확보…마케팅이 관건

 줄기세포는 한국 의료관광의 "Second chance"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가 합법화된 이후 병원들이 1차적으로는 건강검진과 미용성형에 한정된 영역에서 의료관광에 나서고 있지만, 앞으로 이 분위기가 지속되려면 "한국만의 것"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미디어마케팅 그룹이자 줄기세포 의료관광 에이전시 역할을 하게 된 EMMI 우디 앤더슨(Woody Anderson) 회장은 "미국 세인트메리병원에서 온 의료진들이 한국의 줄기세포 치료기술에 감탄을 하고 돌아갔으며, 미국에서 열린 의료자문회의에서도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며 "알려지지 않았을 뿐 줄기세포 의료관광 시장의 잠재력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줄기세포 치료가 규제돼 있어 연구가 더딘 미국보다 앞선 한국 독자적인 배양기술이나 연구 시설은 미국 환자 유치에 더욱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EMMI는 10만명 이상의 환자풀을 갖고 있는 미국 내 의료진과 국내 줄기세포 업체와 협력을 체결하게 하고, 온라인 홍보, TV쇼 등을 통해 한국 줄기세포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줄기세포치료 프로그램, 보관 프로그램을 여행과 함께 만들어 몇가지 패키지도 출시한다. EMMII 한국지사 제니윤 대표는 "한국은 우수한 줄기세포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 국가가 될 수 있다"며 "다만 누가 빨리 지속적으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줄기세포 치료를 받고 류마티스 관절염이 상당히 호전된 존 콜리슨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지속적 홍보가 안돼 지금은 모두 잊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EMMI의 네트워킹을 통해 30개 정도 구축하고, 미국 권역에 100개, 해외 200군데까지 협력병원을 체결할 것"이라며 "다만, 한국이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이들이 많아 제3세계 국가로 취급하는 아쉬움 해결을 위해 국가 차원의 이미지 쇄신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아줄기세포 vs 성체줄기세포

 줄기세포는 크게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로 분류할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수정 14일 이전의 배아 상태에서 추출해 모든 조직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다.

 치료 범위와 효능에 대한 잠재력이 매우 높고, 장기이식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난자를 이용 하기 때문에 윤리적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최근 승인된 차바이오앤 등에서 연구하고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환자 본인의 지방, 태반, 제대혈, 골수 등에서 세포를 추출해 특정 조직으로 분화하는 것이다.

 재료를 얻기 쉽고 하나의 줄기세포로 다양한 질환치료가 가능하며, 윤리적 문제가 없고 면역거부반응도 적다.

 하지만 효과가 제한적인 게 단점이다. 알앤엘바이오의 지방, 태반, 제대혈 및 메디포스트의 제대혈, FCB파미셀의 골수 유래 줄기세포 등이 임상시험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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