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암연구학회(AACR)는 4월 18~22일 미국 덴버 콜로라도 컨벤션센터에서 "과학, 시너지, 성공"을 주제로 100회 연례학술대회를 가졌다. 암의 복잡한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전문분야의 경계를 넘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암의 진단, 치료, 관련 장비에 대한 최신 지견들과 향후 가능성을 보여주는 6500여개의 연구들이 발표·전시됐고 1만7000명 이상이 참가해 이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혈중종양세포 확실히 잡는다
마이크로필터 장치 92.9% 감별률 나타내

 혈중종양세포(circulating tumor cells, CTC)의 측정은 암 치료에 있어서 큰 이슈 중 하나다.

 CTC 측정과 분석을 통해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고 선택한 치료법의 효과 유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들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CTC 측정제품은 "CellSearch" 하나 뿐. 시카고대학병원의 윌리엄스(Anthony Williams) 교수팀은 여기에 새로운 방법을 하나 추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CTC 측정이 임상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지만 CTC를 분류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1㎖에 1~2개의 CTC가 있고 이는 수십억의 적혈구에 섞여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CellSearch"는 CTC 표면의 마커들에 반응하는 항체를 이용해서 분류하는 방법으로 유방암, 결장암, 전립선암의 치료효과를 관찰하는데 사용되지만 전립선암 세포에서는 약 70%에서만 마커들이 발견되고 흑색종 같은 비상피성 종양에는 마커가 없는 등 모든 종류의 암들이 마커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에 연구팀은 암세포가 보통 세포보다 더 크다는 점에 착안해 크기로 분류하는 마이크로필터(microfilter) 장치를 제시했다.

 7명의 암 환자 혈액에서 전이성암의 CTC 분류에서 "CellSearch"가 45.6%의 환자에서만 반응한 데 비해 마이크로필터에서는 92.9%의 환자를 분류해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윌리엄스 교수는 "기존 장치가 7.5㎖의 혈액분류에 걸리는 시간이 4~5시간인데 비해 새로운 기술은 90초면 된다"며 분류 속도에 있어서도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동연구자인 뉴욕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암센터(Memorial Sloan-Kettering Cancer Centre)의 쉐르(Howard Scher) 박사는 "아직 초기로 상용화에는 3~5년 정도 걸릴 것"이라며 "필터 속에서 밀려나는 혈액의 비율 표준화를 비롯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흡연자 폐암위험도 소변으로 안다
NNAL 고수치군, 저수치군보다 2배 높아

 흡연이 폐암 위험도를 높인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흡연자들 중에서 폐암 고위험군을 가려내는 방법은 없었다.

 이에 미네소타대학(University of Minnesota)의 유안(Jian-Min Yuan) 교수팀은 폐암의 위험도가 높은 흡연자들을 구분할 수 있는 소변검사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유안 교수는 "동물실험에서 4-(methylnitrosamino)-1-(3-pyridyl)-1-butanol(NNAL)이 폐암 유발요소로 입증된 바 있다"며 흡연자들 소변의 NNAL 수치가 폐암의 위험도를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상하이 코호트연구와 싱가포르 코호트연구에서 245명의 폐암으로 사망한 흡연자와 폐암에 걸리지 않은 245명의 흡연자들의 혈액 및 소변 샘플들을 분석, NNAL과 니코틴 대사산물인 코티닌(cotinine) 수치를 비교했다.

 연구팀은 NNAL 수치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눈 후 폐암의 위험도를 비교했다. 저수치군을 기준으로 중간, 고수치군을 비교했을 때 중간수치군의 폐암 위험도는 43%, 고수치군에서는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코니닌의 수치까지 높을 경우에는 최저수치군에 비해 8.5배 이상 증가했다.

 유안 교수는 이 연구가 상용화되기까지는 수년의 기간이 소요되겠지만 폐암 고위험군을 조기에 검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예방과 치료에 소용되는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고 치료의 성공률도 높일 수 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환자나 흡연자들에게는 금연에 대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미국질병예방관리본부(CDC)는 약 90%의 남성, 80%의 여성 폐암 사망자의 원인이 흡연이며, 비흡연자에 비해 10~20배 가까이 폐암에 걸리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방사능 원인 백혈병 예방

EHBP 접종 쥐 25·CAPBP는 35% 줄여

 방사능 치료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장기간의 부작용은 백혈병이다.

 이에 미국 매릴랜드 군방사선생물학연구소(Armed Forces Radiobiology Research Institute) 밀러(Alexandre Miller) 박사는 골다공증 예방약물인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가 고용량의 방사능 노출로 인한 백혈병의 발병을 지연시키거나 예방에 효과를 보였다는 동물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물인 EHBP(ethane-1-hydroxy-1, 1-bisphosphonate)나 CAPBP(carballylic amido bis phosphonic acid)를 25㎛ 용량으로 6도스(dose)를 접종한 쥐와 접종하지 않은 쥐를 1년 동안 관찰, 방사능 노출(3.5Gy)로 인한 백혈병 예방 효과를 비교했다.

 EHBP는 골다공증 예방약물인 에티드로네이트(etidronate, Didronel)와 CAPBP는 이반드로네이트(ibandronate, Boniva)와 유사한 화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비접종 쥐의 경우 90~120일 사이에서 100% 백혈병이 발병한 데 비해 EHBP군은 75%, CAPBP군은 65%서 발병했다.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았을 경우에도 10%에게서 나타났다.

 밀러 박사는 연구결과에 대해 "의미있는 감소"라고 표현하며 약물로 인한 독성이나 부작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아직 인체에 적용하기까지는 많은 인체 대상 연구가 필요하지만 과거 비스포스포네이트가 뼈로 암이 퍼지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는 인체연구가 있었던 만큼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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