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심혈관계 위험인자 한알로 조절…맞춤 치료는 어려워

2009 미국심장학회서 "TIPS" 연구로 주목

 "One-size-fits-most", "Magic Bullet" 등의 애칭을 달고 "기적의 신약"으로 불리던 다중약물복합제 폴리필(Polypill)에 대한 임상데이터가 처음으로 보고됐다.

 지난달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TIPS" 연구가 그 주인공. 단기간의 치료·관찰이 진행된 2상임상이었지만,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던 폴리필의 심혈관위험인자 조절효과와 안전성 및 내약성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졌다.

 폴리필은 동일한 질환의 예방·치료를 위해 여러 위험인자들을 타깃으로 하는 다양한 기전의 약물들을 하나의 정제에 섞은 복합알약 개념이다. 여러 약물을 별도로 복용하는 다제병용과는 구별된다.

 심혈관질환(CVD) 분야에서 복합제 개발 노력은 항고혈압제를 필두로 진행돼 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점차 단일약물로는 위험인자의 적절한 관리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약물의 수가 늘수록 순응도와 비용을 고려치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 중 2개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쓰고 있는 경우는 3분의 2에 해당한다.

 이렇다 보니 이뇨제+ARB/ACEI, ARB+CCB 등 두 계열을 하나로 혼합한 복합제들이 여럿 등장했다.

 복합의 개념은 하나의 위험인자 내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한 위험인자가 다른 인자에 영향을 미치고 위험인자 간 상호작용으로 동맥경화 악화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는 검증들을 근거로 여러 위험인자를 복합제 하나로 잡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스타틴과 항고혈압제를 하나로 혼합해 시판한 복합제가 그 예일 것이다. 이제 복합제는 항고혈압제+스타틴+아스피린 등 약물계열 수를 늘려가는 폴리필 개념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TIPS" 연구의 치료약물이었던 "폴리캡(Polycap)"이 이를 대변한다.

 하지만, 폴리필의 개발이 점차 현실화에 다가서면서 "이 알약 하나면 모든 CVD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맹목적인 믿음 역시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이제 폴리필의 개발성공을 앞두고 "기적의 신약"인가 "선택의 추가일 뿐"인가를 놓고 논의가 필요하다.

 폴리필을 기적의 신약이라고 부르는 것은 임상현장의 현실에 대한 무지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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