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아닌 정상적 신체 적응과정

이번주 업데이트는 자동차, 기차, 배나 비행기를 탈 때 정상인의 3분의 1 정도가 경험하는 멀미 증상에 대해 메디칼업저버 호주판에 실린 크리스 쿠퍼 박사(시드니 대학 일반의학 강사, 개원의)의 진단과 처방을 소개한다.

멀미는 자동차나 비행기 등 움직임이 있는 환경에 노출됐을 때 구토나 메스꺼움 등을 일으키는 증세다.

멀미는 질병이라기 보다는 어떤 변화된 환경에 대한 신체의 정상적인 적응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신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왜 멀미와 같은 불쾌한 증상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신체의 다른 환경에 대한 적응 예를 들면, 어두움에 대한 적응은 이러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한 이론에 따르면 멀미는 신체와 환경사이의 혼란을 알려주는 진화적인 이익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이러한 가설은 심계항진, 안면 창백, 발한 등 급성 불안과 구별할 수 없는 추가적인 신체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멀미가 지속되면 무감정, 무관심, 우울함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멀미는 현대와 같이 여행 기회가 많은 시대에 개인들에게 큰 불편함을 줄 수 있다.

또한 상당한 금전적 손실과 특히 병참학적 분야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신체 평형감각이 원인

멀미는 몸 안의 평형감각과 관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으로 보는 주위 환경의 움직임과 다른 평형감각 기관이 느끼는 움직임에 차이가 크면 멀미가 발생한다.

예를 들면, 움직이는 차에 있는 관찰자가 밖에 고정되어 있는 사물을 볼때 시각이 전정기관 신호와 차이가 클수록 자극은 더 강력해진다.

일반적으로 차의 뒷자석에 앉아 옆 창문을 통해 사물들을 보고 있는 승객들은 앞쪽의 수평선을 통해 사물을 보는 앞좌석에 앉은 이들보다 멀미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


진동등 비시각적 원인도

비시각적인 움직임 신호(non-visual motion signal)는 감각계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멀미는 밤낮이나 식사와는 별 관계가 없으며, 1분당 6회 내지 40회 정도의 진동에서 가장 심하게 생긴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멀미와 어지러움증은 중추 신경계가 다른 기관에서 정보를 혼동해서 받을 때도 생긴다.

예를 들면 폭풍우 속에 비행기가 흔들릴 때 눈은 이것을 감지 못해도 다른 기관으로부터 뇌는 "흔들리고 있다" 는 사실을 보고 받고 멀미를 느끼게 된다.

또는 차 안에서 책을 볼 때 내이와 피부는 움직임을 느끼지만, 눈은 책에 고정되어 있어 멀미를 일으키게 된다.

이외에 사고나 염증으로 한쪽 내이의 손상이 있을 때 손상 받은 측은 뇌에 신호를 보내지 못해 뇌의 회전 감각에 혼란을 주어 현기와 오심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엘리베이터 속에 있는 승객이 머리를 회전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러한 움직임은 전정기관 자극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고 그 자체로 어지러움이 유발될 수 있으며 시각에 의한 구토를 더욱 강하게 유발할 수 있다.


적응되면 증상 사라져

배를 이용한 여행과 같은 계속적인 움직임이 있는 환경에서 멀미는 2∼3일이 지나면 대개 사라진다.

이는 중추신경계의 적응과정을 나타낸다.

신체는 움직임이 있는 환경에 대해 고도의 특이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심한 멀미를 일으켰던 상황이더라도 자주, 반복해서 접하게 되면 우리 몸은 그 상황에 적응하게 되어 점차 멀미를 덜 느끼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교통수단에는 잘 적응이 되어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찰스 다윈은 평생을 바다에서 보낸 선원들이 조그만 배에서 노를 저을때 배멀미를 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우주 비행사가 귀환 우주선으로 돌아올때 멀미를 느끼는 것도 이와 비슷한 경우다.

움직임이 많은 환경에 있다가 정상적인 환경으로 돌아올때도 신체는 이에 적응하기 위한 과정을 거친다.

장기간 항해를 하던 선원들은 육지에서는 "mal de debarquement"라고 지칭되는 불균형을 느낀다고 한다.

움직임에 대한 적응은 움직임이 있는 환경에 재노출되지 않으면 점진적으로 사라진다.


여성에서 2배 더 빈발

멀미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2배나 더 흔하다.

대체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민감하며, 특히 생리기간에 멀미가 더 잘 일어난다.

연령별로는 2세 이상의 유소아가 멀미에 가장 민감한 나이인데 3~12세 사이에 최고점을 이루고 성인기부터 감소한다.

유년기에 멀미가 많은 것은 이미 기술한 대로 몸은 가속감을 느끼지만, 아이들의 눈은 앞좌석에 가려 속도 변화에 대한 정보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개인차이가 80% 이상 좌우

나이와 성 다음으로 개인차를 들 수 있는데, 상황에 따라 적어도 80% 이상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

멀미가 잘 나는 사람은 화학요법으로 인한 구토를 더 잘 일으키기 쉽고, 수술 후 메스꺼움, 편두통, 방사선 치료, 임신, 머리 손상으로 인한 메스꺼움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멀미는 많은 경우 가족력을 지닌 것으로 보고 된다.


비약물적 예방

멀미는 움직임이라는 자극이 없으면 예방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움직임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곤 한다.
 
1) 배를 타거나 차를 탈 때 흔들림이 적은 좌석에 앉는다. 배를 탈 때는 상대적으로 흔들림이 적은 중앙, 비행기는 주날개 위쪽 좌석, 버스나 자동차는 흔들림이 적은 앞좌석에 앉는 것이 좋다. 바깥경치를 그것도 가까이 있는 경치보다는 멀리 있는 경치를 바라보는 것이 멀미를 예방할 수 있다.
 
2) 여행 직전이나 여행중에 음식물을 가볍게 먹는다. 여행 직전이나 여행중에 음식물이나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를 너무 많이 마시는 것은 좋지 않으나, 일부러 굶을 경우 도리어 멀미가 심해질 수도 있으니 장시간 여행 중에는 가벼운 음식을 섭취한다.
 
3) 여행 중 책이나 신문을 보지 않도록 하고 수면을 취한다. 여행 중 신문이나 TV 혹은 책을 보면 멀미가 심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반면, 잠을 자면 멀미를 하지 않기 때문에 수면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방이 치료보다 중요

신경수용체(Neuroreceptor)
 
구토는 복잡한 과정으로 복합유발 경로를 지닌다.

이러한 과정에는 도파민 D2, 히스타민 H1과 무스카린제 신경수용체가 관여한다.

멀미와 전정기관 이상은 히스타민 H1과 무스카린수용체에 의해 매개되지만 도파민 수용체는 제외다.

이들은 metoclo-pramide와 prchorperazine을 제외한 항히스타민과 히오스신에 의해 차단된다.


치료제 선택

항히스타민과 히오스신은 여전히 멀미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Promethazine는 terfenidine에 비해 더 효과적이지만 말초적으로 promethazine이 졸음 유발이 더 크다
 
Promethazine은 12시간이라는 긴 반감기를 갖지만 경구용 히오스신은 4시간이라는 훨씬 짧은 반감기를 가지며 여행시 멀미 예방에 유용하다.

히오스신과 항히스타민은 졸음유도와 같은 부작용이 있고 과량복용시 기능이상(impaired functioning)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효과적이지만 졸음은 오지 않는 약물 개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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