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2개 보건소서 아토피·천식 예방 사업
예산 고작 30억원…관심 더 가져야

 대한민국 국민의 14%에게는 달갑지 않은 황사와 꽃가루가 날리는 춘삼월이다.

질병의 발생과 악화에 환경적 요인이 관여하기에 환경성질환으로도 불리우는 아토피피부염, 천식, 알레르기비염 환자 수가 700만 명을 넘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7년 환경성질환 진료환자 분석결과"에 따르면 천식과 알레르기비염 환자는 2002년 인구 1만명당 421명, 611명에서 2007년 480명, 892명으로 17.7%, 46.0% 증가했다.

 아토피피부염도 2005년까지 인구 1만명당 243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한 이후 매년 유사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취약계층 다발 질환= 이들 질환은 취약계층에 다발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환경성질환에 취약한 연령대를 보면 아토피피부염은 연령이 낮을수록, 천식은 9세 이하·65세 이상, 알레르기비염은 30대로 소아청소년이 비교적 높은 질병 부담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월평균 소득이 15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에서 유병률은 더 높았다. 개인의 질병을 넘어 사회적 관심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껏 이 질환은 소외되어 왔다.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아니기에 정부지원에서 외면당했고, 학회측의 홍보와 교육도 환자 순응도를 높이고 질환을 예방하는데 한계를 보였다. 제약사측도 만성질환이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을 이유로 치료약 개발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 종합대책= 이에 정부가 팔걷고 나섰다. 2007년 보건복지가족부는 국민의 인식을 제고하고 예방관리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천식예보제, 지역사회 중심 아토피·천식 예방관리사업, 대응기술개발센터지정 등의 정부 종합 대책을 수립했다.

 지난해 시범사업에 이어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하는 올해 복지부가 주력하고자 하는 분야는 아토피·천식 예방관리사업. 5개 보건소를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는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42개 보건소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보건소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이 사업은 보건·보육교사의 환자 관리 및 응급시 대응법에 대한 교육, 학교와 보건소를 연결하는 응급대응체계 마련을 골자로 한다. 학교와 연계사업을 통해 경제적으로 취약한 환자에 대한 진료비 보조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에 대한 예산은 고작 30억원. 자칫하면 청사진으로 끝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게 한다.

 한편 향후 10년간 환경성질환의 유병률, 원인규명을 위한 역학조사 및 코호트연구를 계획하고 있으며, 천식과 알레르기비염의 악화인자에 대한 연구가 현재 진행중이다.

 ◇경제 선진국 걸맞는 역할을= 이 같은 종합대책 시행에 대해 관련 학회측은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선 시대에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에 국가가 뒤늦게나마 지원하고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서성준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한 환경성질환은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므로 정부 지원하에 약물 개발 연구를 집중할 수 있는 환경조성도 필요하다"며 국가 차원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제약사측도 대국민 홍보 등을 통해 시장규모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약물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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