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영역 발전하려면 성장기전 밝혀야

줄기세포생물학(Stem cell-biology). 유행처럼 스쳐 지나갈 과학일 뿐인가?

아니면, 21세기를 이끌어 갈 과학의 선구자가 될 것인가? 줄기세포는 과학, 의학, 윤리, 사회적인 측면에서 끊임 없는 논쟁을 양산하고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도 커졌지만 공인된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은 연구결과의 발표와 언론의 여과 없는 보도로 줄기세포연구의 미래에 대해 회의론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줄기세포 생물학은 아직도 신천지와 같은 존재이며 앞으로 풀어야 할 수 많은 질문들이 남아 있다.

과학적인 견해에서 줄기세포연구는 어떠한 성과를 거두었는가?

이와 함께 하는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미국혈액학회 제44차 정기학술대회의 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심포지엄에서 발표 및 토론된 내용들을 근거로 이 질문들을 짚어본다.

"줄기세포: 허구와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 심포지엄에서 美미네소타대학 줄기세포연구소의 Verfaille 박사는 "줄기세포 생물학이 과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명확한 개념정의를 통해 이 분야의 과거와 현재를 평가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줄기세포 생물학이라는 용어는 세포계통(cell lineages)과 발달단계(develpomental stages)를 명확히 정의하기 위한 개념으로 출발했다는 것이 Verfaille 박사의 설명이다. 그가 정의하는 줄기세포 생물학은 3가지 필수 구성요소를 갖추고 있다.

첫째, 줄기세포란 자기복제 능력이 있어야 한다. 둘째, 단일줄기세포는 다기능세포 형태로 분화될 수 있다. 셋째는 줄기세포가 기능적으로 체내에서 조직을 재건한다.

줄기세포연구는 현재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 ESC)와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 ASC) 두가지 물줄기로 크게 나뉘고 있다. 최근까지는 ESC가 신체조직이나 장기로 분화되는 근원이라는 점에서 의과학계의 관심대상 1호로 지목받아 왔다.

Verfaile 박사는 "초기 배아단계에서 세포들이 상호교류한다는 것이 밝혀진 후로 ESC의 발생, 분화, 성장조절기전의 규명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세션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ESC연구의 발전이 의학계에 공헌할 수 있는 바로 ▲선천적 결손증의 조기진단 ▲기능유전체학의 진보 ▲조직재생 및 치료 관련 유전자의 발견 ▲약물개발, 독물학 등에 대한 체외모델 개발 ▲치료용 배아복제를 통한 장기이식 ▲유전자요법을 통한 체외 유전적 결함 치료 등을 꼽았다.

하지만, 복제장기의 이식은 아직 초기단계로 많은 결함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이식과 면역저항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와 관련 호주 모나쉬생식·발달연구소의 Pera 박사는 ESC연구가 새로운 치료영역으로 성장하기 위해 ▲세포와 조직이식에 적합한 대규모 세포패널 개발 ▲줄기세포치료의 안전성 및 기술력 강화 ▲보다 양질의 배아줄기세포라인(2세대 배아줄기세포) 개발 ▲상업적 규제없이 공공에 사용될 수 있는 배아줄기세포라인의 필요성 등을 역설했다.

ASC는 성인에게서 추출, 상대적으로 짧은 텔로미어(telomere)를 갖는 이유 등으로 ESC 만큼의 잠재력을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혈액세포로 분화하는 등 다기능세포(multipotent)의 기능이 있는 반면 모든 세포로 분화하지는 못해 만능세포(pluripotent)의 역할은 수행치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ESC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만능세포의 기능이 의외로 많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조혈모세포(Hematopoietic stem cell, HSC)의 상피세포로의 분화와 간질환 치료효과 등에 관한 최근의 보고는 이 세포의 잠재력이 과소평가돼 온 것이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설득력을 주고 있다.

하지만, 줄기세포의 이같은 잠재력은 체내 가소성(in vivo plasticity)과 관련 회의적인 눈길을 받고 있기도 하다.

여러 모델의 줄기세포를 대상으로 가소성을 나타내는지 그렇지 못한지를 비교한 결과,근육시험에서 1대2, 심근시험은 4대5, 신경세포에서는 3대1로 각양각색을 나타내 명확히 결론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ASC의 체내 가소성에 관해서도 명확한 연구결과가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ASC와 ESC의 가소성 여부를 통해 잠재력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어떤 세포가 줄기세포로서 요구되는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가소성 여부만 입증된다면 ESC에 비해 ASC의 유용성이 월등히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자가치료(autologus therapy)를 시행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며 현재까지 실시된 체내이식에서 기형종이 야기되지 않는 등 안전은 물론 윤리적인 면에 있어서도 갈등의 소지가 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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